습관적으로 검색/포털 사이트, 그리고 구글에서 '알라딘' '인터넷서점' 그리고 경쟁사 이름을 검색한다. 뉴스 검색 결과를 기본으로, 블로그, 지식도 요즘 참 재밌다. 이걸 '자사 모니터링'이라고 불러야겠지만.... 그 결과를 보고하지도, 체계적으로 관리하지도 않으니, 그냥 '취미'라고 하는게 더 맞을지도 모르겠다. 그래 공식적인 내 업무가 아니니 '취미'가 거의 확실하다.
가끔은 알라딘에 서운하거나 모자란점을 지적하는 글을 만나기도 한다. 대개는 배송이 늦었다거나 상처가 있는 책을 배달받았다는 것이다. 사장님 말대로 이런 비판글을 보고 나면 얼굴이 후끈거리고, 몹시 부끄럽고, 걱정스럽다. (왜 그런 책이 전달되었는지, 아니 정말로 그런 책을 보낸적이 있는지 야밤에 잠자는 담당 직원을 깨워 물어보고 싶은 심정이 들 때가 있다)
그리고, 알라딘을 칭찬하는 글. 보통 불만과 비판의 글이 많다고 생각이 되는데, 내 눈으로 봐서 그런지 몰라도 긍정적인 글이 많다. 대개는 고객상담의 친절과 감동. 독자 리뷰의 풍부함과 질이 높다는 것. 편집자들의 서평이 좋다는 것, 책의 냄새가 나는 것 같다는 것. 그리고 요즘 와서 책값이 가장 싸다는 것.. 등이다. 그리고 가끔은 오히려 배송이 아주 빠르다는 것도.
하지만 어떤 땐.. '아.. 우리가 이런 적도 있구나!'하고 새삼 알게되는 사실도 있다. 전체 부서의 일들을 모조리 알수는 없으니 당연한 일인데, 인터넷과 검색이 있으니 이렇게 속속들이 알 수 있는 행운 또는 불행이 있겠다.
암튼.. 아래는 네이버 블로그에서 본 고객 감동과 관련된 글이다. 제목을 보고, 아마존으로 시작되는 서두를 보고, 아래로 읽어가면서 상당히 긴장했다. 그래서 알라딘이 아마존 못지 않게 감동을 준다는 걸까, 아니면 아마존은 이런 반면에 알라딘은 그렇지 못해 실망했다는 말일까...
고객감동은 고객지원팀의 일만은 절대로 아니다. 아주 기본적으로는 교육, 그리고 각자의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진짜 고객우대의 실천이 바탕에 있어야겠지만, 아마존의 사래에서 보듯이 끊임없는 고객감동의 아이템의 발견 또는 발명. 그리고 그것을 구체적으로, 스마트하게 실천하는 것이 이제는 더 중요하다. 고객감동 아이템을 발견/발명하는 것은 가식적으로, 이미지메이킹만을 위해서 하는 것이 절대로 아니다. 그건 고객들에게 금방 들통 나기도 하거니와 효율적이지도 않다.
고객이 실수로 주문을 한 책이 이미 배송이 되어버렸을 때, "단골고객이시니 환불은 해드리겠으니, 따로 반송하지 마시고, 보시던지 아니면 필요한 다른 누군가에게 주세요"라고 하는 건 risk가 매우 높지만 고객이 감동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고객을 신뢰'한다는 것'에 더해서 '책을 필요로 하는 누군가에게 알맞은 책이 전달되는 것'까지 배려를 해주는 말이니, 이건 단순히 '친절하다'는 것을 초월하여 고객을 믿고 배려하는 한단계 높은 기업임을 고객이 뼈속 깊이 느끼게 해주는 것이다.
국내 인터넷/홈쇼핑은 제품에 하자가 없거나 업체측의 실수가 아닌, 고객의 변심이나 주문실수로 인한 단순 반품은 반품 배송료를 고객이 부담하게 한다. 그렇지않으면 '반송 배송료' 때문에 손해가 엄청 크기때문이다. 그런데... 아마존은 어느 정도의 단골 고객 이상에게 이런 정책을 하는지 모르겠지만, 하고 있다는 건.. 정말.. 대단한 일이다. 아마존이라면 정말 별의별 사람들이 다 이용할터인데... 말이다.
(내 경험으로는 나쁜 쪽으로 머리를 쓰는 경우를 겪다보면 고객을 쉽게 믿지 못하는 나쁜 버릇이 생길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전화를 받으면 반말과 욕으로 시작하거나, 가당치도 않은 욕으로 시작하는 이메일은 잠깐 오장육부를 확 들어올렸다 놓을 뿐 기분만 풀어지면 잊혀지지만, 정말 생각지도 못하게 정책이나 제도를 악용하는 걸 발견하면 그걸 보완하느라 며칠을 고민하고 그러다보면 정책이나 이벤트를 짤 때마다 또다른 구멍은 없을까 머리를 쥐어짜고 그러다보면 '내가 왜 고객과 이런 머리 씨름을 해야하나'하는 안타까운 생각이 든다)
암튼... 고객을 친절하게 상담하는 것 이상으로 고객을 신뢰하고 한차원 높게 배려한다는 건 어렵지만, 해야 할이다. 고객을 신뢰하고 배려하는데 '비용'이 들지만, 그런 비용을 들이면서도 수익을 내고 성장을 해야하는 기업만이 살아남는 시대가 왔으니... '살기 위해서라도' 그렇게 해야한다. 그리고.. 사람이든 기업이든 그렇게 사는게 좋다. ^^
고객을 신뢰하고 더 큰 관계의 배려를 위해, 또 다른 일이 뭐가 있을까 고민하고 찾아봐야겠다. 내가 하는 일에도 분명 수십개의 일은 족히 있을 것이다. ^^
고객감동 - 아마존 그리고 알라딘.. | 자유롭게 쓰는곳 |
2004/04/22 17:5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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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blog.naver.com/aruc/19376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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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의 선물
(예병일의 경제노트, 2004.4.9)
인터넷을 통해 자주 책을 구매하는 국내의 한 가입자는 고객들이 편하게 쇼핑을 할 수 있도록 단 한번의 클릭으로 구매신청이 가능하게 만들어 놓은 키를 잘못 누르고 말았다.
곡절 끝에 그는 다음과 같은 전자우편을 받았다.
"귀하가 거래실적이 있는 아마존의 고객이라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새로운 주문기능을 한번도 써보지 않은 점도 확인했습니다.
주문은 취소될 것입니다. 하지만 책은 이미 발송됐으며, 아마존의 선물이라 생각하고 무상으로 받아주십시오. 만약 그 책이 필요없으면 유용하게 쓸 수 있는 사람에게 전해 주십시오."
한기호의 '희망의 출판' 중에서 (창해, 52p)
"동네의 단골 양복점처럼, 손님의 취향을 사전에 파악해 안성마춤의 정보를 제공한다."
인터넷 시대를 주도하고 있는 아마존의 생각입니다.
산업혁명 이후 한동안 경제를 지배했던 대량생산의 신화는 '저렴한 가격'에 제품을 제공한다는 장점을 가져다 주었지만, 고객 개개인의 기호나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것과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하지만 이제 인터넷의 등장으로 기업은 고객에게 '단골가게'의 주인의 자리로 돌아와야 하는 상황이 됐습니다.
국내외적으로 경쟁이 점점 더 치열해지면서, 어느 분야건 단지 대량으로 물건을 만들어 시장에 내놓기만 해서는 경쟁력을 갖추기 힘든 세상이 온 것입니다.
한 외국인이 서울에서 "구매할 생각은 없었는데, 실수로 주문버튼을 눌렀다"라는 메일을 보내오자, 아마존은 즉시 그 사람이 누구인지 고객 데이타베이스를 통해 알아보았습니다. 그리고 그가 아마존의 단골고객이라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나아가 그가 새로 만들어진 주문기능을 이번에 처음 사용한 것이라는 것도 데이타를 통해 알아냈습니다.
아마존은 단골고객이 새로운 기능에 익숙치 못해 행한 실수를 흔쾌히 수긍하고, 이미 배송한 책을 '선물'로 준다고 답신했습니다.
그 고객이 이 답신메일을 본 뒤에 어떤 느낌을 받았을지는, 안봐도 눈에 선합니다. 아마도 아마존의 '열열한 팬'이 되어서, 책을 전보다 더 많이 구매했을 것이고, 여기저기 만나는 사람들마다 그 때 느꼈던 '감동'에 대해 이야기하고 다녔을 겁니다.
고객에 대한 정보를 꾸준히 축적하고 체계적으로 관리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렇게 구축한 고객의 데이타베이스를 통해 고객 개개인에 적합한, 그 고객이 원하는 서비스를 해주어야 합니다.
시내 대형 백화점의 기성복 매장이 아닌, 나를 잘 아는 단골 맞춤양복점을 찾은 느낌.
그런 느낌을 주면서, 내가 실수를 했을 때는 나를 잘 아는 '단골가게의 주인 아주머니' 처럼, 아마존 같은 '마음의 선물'을 줄 수 있다면, 그 마케팅은 이미 성공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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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실험적인 사이트 내비게이션으로도 유명한 아마존이지만
이러한 아마존의 정책 또한 많은 온라인 사이트들이 보고 배워야한다.
우린 누구나 이것들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지만 행동하기는 결코 쉽지 않다.
올해초에 '알라딘'이라는 온라인 서점에서 책을 하나 구매했는데
책이 늦게 도착해서 토요일에 받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토요일엔 당연히 회사가 쉬니까 받을 수가 없고...
그래서 배송지 주소를 집으로 바꿔 받게 되었는데 내가 너무 늦은거 아니냐고 했더니
오토바이 퀵으로 보내주었던적이 있다.
책값이 9천원이었으니 모르긴 몰라도 퀵 값이 더 들었을거다.
헌데..이 책과 함께 알라딘에서 제작한 달력이 함께 들어있었는데...2004년인데도 불구하고
2003년 달력..그것도 누군가 쓰던것이 들어있는게 아닌가.
그래서 이메일로 그런 사실을 통보했더니 자신들의 실수라며 2004년 달력을 다시 보내준다했고
다음날인가 이틀후에 택배로 달력이 도착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의 배송비도 물론 당연히
알라딘에서 부담했었다.
알라딘으로서는 책 값보다 훨씬 비싼 비용을 지불하고 고객감동을 이끌어 낸 것이다.
그 이후 난 가끔 책을 사야할때면 알라딘을 둘러보며 구매하고자하며,
가끔 비슷한 얘기가 나올때면 이 얘기를 주위사람에게 들려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