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 있다. 앤은 정말 사랑스럽지. 원서 사 둔 게 있는데, 작가가 인용해둔 문구를 찾아다가 함께 필사해두고 싶다. 애니랑 1:1매칭되는 대사인지는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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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1984년 열린책들 세계문학 17
조지 오웰 지음, 박경서 옮김 / 열린책들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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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읽고도 읽은 척하는 ㅎㅎ 고전 중 하나인 1984를 드디어 읽었다. 나는 열린책들 오픈리더스 중 일인인데 이 리스트가 지금 엄청 늘어나있어서 죽을때까지 다 못 읽을 것 같다는 불안이 있다. ㅎㅎ 1984는 읽기 즐겁지 않은 책이었다. 당연하지. 달리 디스토피아 문학이려고. 윈스턴이 줄리아를 만나는 대목까지 좀 지루했고 줄리아 만난 이후 좀 속도가 붙다가 골드스타인 보고서도 좀 지루하고 그 이후는 페이지가 날아간다. 역사 논쟁인 지금도 앞으로도 첨예할 것이므로 1984의 묘사와 무관하지 않고, 뒷부분에 신어를 설명해주는 부분은 프레임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트럼프 당선 이후 1984랑 시녀이야기 등 디스토피아 소설이 그리 잘 팔렸다던데. 표지를 갈고 다시 나온 시녀이야기도 샀으나 과연 읽을 수 있을 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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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독서 범위는 꽤나 제한적이어서, 추리 소설을 좋아한다면서도 어릴 적부터 코난 도일과 애거서 크리스티, 엘러리 퀸을 크게 벗어나지 못했는데... 몇년 전에 읽은 피에르 르메트르의 <능숙한 솜씨> 때문에 정말정말 궁금했던 작품이 바로 마이 셰발과 페르 발뢰의 <로재나>였다. 나오자마자 사서 읽었고 매우 만족.

극적이라고 말할 순 없지만, 성실한 사건 처리가 인상적. 정말 경찰을 따라다니고 있는 기분. 어쩌면 주인공이 ‘범인은 바로 당신이야‘라고 말하지 않기 때문에 더 가슴 졸이며 보게 된다. 저 범인 놈이 자백하지 않으면 어째. 뎀비면 어째. 튀면 어째...

같은 공간을 공유하는 경찰 동료든 바다 건너 혹은 국경 넘어의 경찰 동료든, 경찰 사이라면 이정도는 ‘척보면 앱니다!‘ 라는 듯 행간에 숨어있는 콤비플레이, 이심전심도 멋졌다.

그래서, 다음 권은 언제 나온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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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소가 된 인간 - 나는 어떻게 인간의 삶으로부터 자유로워졌는가
토머스 트웨이츠 지음, 황성원 옮김 / 책세상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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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머릿속은 정말 복잡한 것 같다. 내 머릿속만 그런가? 좀처럼 한 가지 생각에 몰두하지 못하고 잡념들이 두둥실 떠다니는데, 그 중 태반이 쓸데없는 걱정이다. (쓸모있는 걱정일 때도 물론 있겠으나) 현실에 몰두하면 그리 걱정할 일도 아닐텐데 앞날에 대한 무수한 가정을 놓고 이런 걱정 저런 걱정을 사서 한다. 걱정은 과연 인간의 팔자인가보다. 이 책의 저자는 걱정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아 세상이 너무 무거워. 이걸 벗어나자. 그 돌파구로 생각한 것이 바로, 동물로 살아보기 이다.


처음부터 염소가 되려던 것은 아니었다. 처음엔 코끼리가 되려고 했다. <코끼리가 된 인간> 프로젝트로 지원금을 신청해 덜컥 지원금 대상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그런데 왠걸. 코끼리가 되기란 너무 어려운 미션으로 보인 거지. 일단 덩치가 너무 컸고 코도 움직여야 되는데, 그런 설비를 만들자니 어마어마한 규모가 된 것이다. 게다가 동물의 영혼을 이해해볼까 하고 만난 덴마크의 주술사도 말렸다. 환경이 친숙한 동물이라야 가까이 다가갈 수 있다고. 그래서 권해준 동물이 '염소'였다. 주술사는 물었다.어떻게 동물이 될 것이냐? 동물 복장만 만들고 말것이냐고. 그럴 순 없지. 염소가 되려면 지금껏 살아온 삶의 맥락을 완전히 바꾸어야 했다. 의자를 봐도 앉는다는 동작이 생각나지 않을 정도로!


그는 이 프로젝트를 완수하기 위해 많은 사람을 만난다.염소의 인지를 파악하기 위해 염소 행동전문가를, 시나리오 상상과 언어 사용을 막기 위해 신경과학자를, 염소의 몸 구조를 이해하기 위해 수의대학 교수와 의수족 제작자 등을 만나 도움을 받는다. (웰컴 트러스트도 그렇고 이 프로젝트에 도움을 준 사람들도 무척 인상적이다. 황당해하면서도 다 도와줘. 멋지다.) 그리고 마침내 스위스의 초원에서 염소의 일원으로 인정받는다.


글은 무척 쉽게, 마치 작가가 옆에서 떠드는 것처럼 쓰였다. (입말의 특징이 도드라진 나머지 '간지 난다'는 표현이 책에 등장했을 때는 조금 놀라기도 했다.) 토머스 트웨이츠가 원하는 것(걱정에서 벗어나는 것)을 정말 이루었는고하면, 그건 아니겠지만 (ㅎㅎ 어쨌든 그는 인간이니까, 2월 11일자 중앙일보 참조 ) 이 경험으로 인간과 동물의 차이에 대해 많은 부분을 이해할 수 있게 된 계기가 되었으리라 생각한다. 독자인 내 입장에선 그랬다. 걱정은 인간만 하는구나, 인간만이 마음속으로 시간 여행을 할 수 있구나, 염소는 앞다리 뼈가 근육에 연결되어 있구나! (이거 너무 신기)


그리고 걱정을 없애는 일은 말이다. 스위스의 농장주가 한 말이 너무 촌철살인인거라.


... 나는 처음부터 끝까지 설명하면서 이 일이 인간으로서의 근심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에서 출발했다고 이야기했다.

   "당신은 도시 출신이잖아요." 세프가 말했다. "그래서 당신이 미친 거예요. 여기 산 위에선 그런 미친 생각이 필요하지 않을걸요."


맙소사. 그러니까 도시 사람이 살기 퍽퍽혀(!)

뭐 아님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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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가 미안하다고 전해달랬어요
프레드릭 배크만 지음, 이은선 옮김 / 다산책방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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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베'를 좋아해서 후속작에 대한 기대가 있었다.

이번에도 프레드릭 배크만이 괴팍한 인물이 등장하는 사랑스러운 이야기를 들고 찾아왔다.

 

할머니가 손녀에게 들려주는 판타지(에서 슬쩍한) 이야기들이 액자 구성처럼 들어가는데,

많은 이야기들 가운데 179쪽에 등장하는 '싫다고 말할 줄 알았던 소녀' 이야기가 소설에서 매우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갈등 없이 사이좋게 지내려고 '싫다'라는 말이 금지되었던 나라에

'싫다고 말할 줄 알았던 소녀'가 나타나

'싫다'라는 말로 그 나라의 권력을 무너뜨렸다, 는 이야기인데.

 

그러니까, 갈등은 나쁜 것이 아닌 거다.

각양각색의 사람들이 모인 세계에서 갈등이란 너무나 당연히 발생할 수 밖에 없다.

그렇다면 갈등을 어떻게 다루느냐가 문제인데,

어른들의 세계에선 효율을 중요하다보니 (이런 표현이 소설에 나온다)

갈등 자체가 일어나지 않게 봉합하려는지 모르겠다.

 

갈등은 중요하다. 갈등을 통해 타인을 이해하게 된다.

할머니는 책도 많이 읽고 똘똘한 손녀가 글줄이나 읊는 헛똑똑이가 되지 않기를 바랐는지 모르겠다.

책만 읽을 것이 아니라, 사람도 읽으라고 편지 전달이라는 미션을 내렸나보다.

엘사는 미웠던 사람들을 이해하게 된다. 미웠던 사람들을 더는 미워할 수 없게 되어버린다.

 

갈등은 중요하다. 갈등을 어떻게 해결하는지는 더 중요하다.

그리고 그 열쇠는 제목에 있는지 모르겠다.

마지막 장을 덮고, '싫다고 말할 줄 알았던 소녀' 뿐 아니라

'미안하다고 말할 줄 알았던 할머니'가 있었다는 걸 기억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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