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통인시장 기름 떡볶이 먹으러 갔을 적에 사장 할머님이 말씀하시길, 한국여행서 만드는 일본인들이 6개월에 한번씩 찾아온다고 그랬다.
-왜요?
-왜긴, 6개월 후에 없어지는 가게가 많으니 있나없나 보러오는거지.
요즘 나의 주활동지역은 상수역 부근인데, 이 부근은 공사가 그칠 새가 없다. 일년은 고사하고 몇개월 단위로 가게가 바뀐다. 배불리는 건 건물주와 인테리어 업자라는 게 이 동네 우스개인데, 우쨌든 이 근방도 여행자들이 자주 찾는 곳이니 여행서 만드는 이들의 고단함을 알겠다.
이런 게 어디 홍대뿐이겠냐만은 이런 서울에도 노포가 없지 않으니, (서울의 노포만 소개된 건 아니지만) 책을 펼쳐들고 과연 내가 가본 데가 있나 짚어보았다. 명동돈가스! 종로 있을 적의 한일관! 꼴랑 두 군데다. ㅎㅎㅎ 하동관은 그 앞을 지나다니기만 했을 뿐.
한국의 근현대사와 함께 나이 들어온 곳인만큼 가게가 겪어온 변화가 곧 역사를 보여줘서 재미있게 읽었다. 재료가 변하고 연료도 변하고. 그 가운데서 맛을 고집스럽게 유지하거나 혹은 유연하게 대처하거나. 각 노포마다 공통점이 있다면 자기 인건비 생각않고 저렴하고 푸짐한 음식으로 손님을 대했고 직원을 아꼈다. 이북 리더기로 보느라 사진이 다 흑백이었는데 종이책은 컬러로 실렸을지 좀 궁금. 그나마 흑백 사진이라 내 위장을 지킬 수 있었다 생각하고.
인천에 소개된 노포가 많은데 인천 여행을 떠나고 싶다. 예전에 배다리 헌책방과 차이나타운을 쭉 훑었던 때도 생각나면서, 다 찾아갈 수 있을 것 같은데 말이지.. 특히 복지리가 너무 먹고싶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