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마술사 2 링컨 라임 시리즈 9
제프리 디버 지음, 유소영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6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제프리 디버의 링컨 라임 시리즈라는 문구만 보고 덥썩 손에 쥐어 버린 책이다. 추리소설 중에서도 법과학 추리소설물을 좋아하는 난 애거사 크리스티 이후 퍼트리샤 콘웰의 스카페타 시리즈와 링컨 라임 시리즈에 열광하는 중이다. 불구의 몸으로 많은 기계들이 부착되어 있는 휠체어에 앉아 사건의 줄기들을 잡아가는 것을 보면 회색 뇌세포의 대표적인 탐정인 셜록 홈즈가 떠오른다. 그러나 그와 셜록 홈즈의 차이는 과학적 구체성이라는 부분에 있다고 생각되어진다.  홈즈는 다분히 주관적인 관점으로 사건을 재구성하다가 마지막에 가서야 주관적 관점에 대한 구체적인 증거들을 제시한다. 간혹 아주 소소한 부분들이 추리의 실마리가 되기도 한다. 반면 링컨 라임은 사건이 벌어진 장소에 있었던 미세증거물들을 과학적인 방법을 이용하여 확실하게 보여준다.

'사건은 이런 식으로 일어난 것이다.'라고 독자에게 알려주는 것이지만 이렇게 제공되는 자료에 독자는 깜빡 속기도 하는 재미가 있다. 그 특기를 확실하게 보여주는 작품이 바로 이 책인 '사라진 마술사'이다. 마술처럼 어느 것이 현실인지.. 알고 있는 사실이 정말 사실인 것인지 독자를 혼란스럽게 만들지만, 그것 역시 마술에 필요한 미스디렉션이라고 한다.

미스디렉션이 무엇일까라는 질문에 마술사 견습생인 카라가 말해주는 것은 "관객의 주의를 자기가 원하는 방향으로 돌리고 자기가 원하지 않는 방향에서 비껴 나가게 하는 것"이라는 것.

독자가 원하는 방향은 무엇일까? 바로 범인이 누구인지 알아내는 것이 아닐까? 그렇담 작가가 원하는 방향은? 독자를 흥미롭게 하는 것. 그 과정의 줄다리기가 이 작품 속에서 불꽃처럼 환하게 넘실거린다.

증거가 사건의 결말을 알려 주는 것이 아니라 증거가 사건의 시작이 되어 가는 살인 과정에 링컨 라임과 아멜리아 색스는 마술사 견습생인 카라와 함께 숨 쉴 틈 없이 뛰어 다닌다.

"경애하는 관객 여러분.."으로 시작되는 환상적인 마술기법을 이용한 마술사 말레릭의 살인행각. 그러나 우리가 알고 있었던 그 말레릭은 살인범이 아니었다.. 결국 사라져 버린 마술사.. 사라진 살인범.. 과연.. 범인은 누구인가? 추리의 묘미는 반전.. 바로 그 맛을 달콤하게 맛본 순간이 마술이 끝나가는 순간이다. 그러나.. 과연 마술은 이렇게 끝이 나는 것일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실버문 Silver Moon 1
사이딘 지음 / 마루&마야 / 2006년 5월
평점 :
품절


오랜간만에 굉장히 즐겁게 환타지물을 읽었다.

식상한 듯.. 식상한 듯.. 하지만 전혀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온 이 책은 한 장 한 장 책장을 넘길 때마다 아쉬움의 한숨을 내쉬어야만 한다.

인물들의 성격도 뚜렷하게 드러나고, 사건들도 흥미롭고..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황녀이지만, 권력에 관심없는 황녀, 여자이지만 여자보다 인간이길 우선하는 여자..

뾰족함으로 가득한 사람들이 황녀를 만나 변해가는 과정들도 재미를 더해준다.

이 책의 내용이 7권보다 좀 더 길었음 좋겠다...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뮈제트 아카데미 1 - 살인자, 아카데미에 가다
박창준 지음 / 뿔미디어 / 2005년 8월
평점 :
품절


처음 시작은 평이했다.

흥미도 있고 재미도 있고... 무언가 기대가 되는 힘의 구조들이었는데..

갈수록 주인공들이 극적으로 변해 간다고 해야 할까..

너무 '악'으로 뭉친 집단으로 변해 가는 것 같아 입안이 까끌거리는 기분이다.

배신하고 배신하고 또 배신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생각..

좋아하는 사람을 위해서는 잘못임을 알아도 무조건 따른다는 생각..

1, 2권까지는 재미있게 읽었지만 그 이후부터는 폭력과 배신과 어둠으로 가득한 내용들에 마음이 아플 따름이다.

조금 더... 독자를 생각한 글이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하는 아쉬움이 생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네가 있어 행복했어
지니 로비 지음, 홍한별 옮김 / 양철북 / 2006년 12월
평점 :
품절


진정하자고.. 침착하자고..
몇 번이고 중얼거리고 있는 나를 본다.
책읽기를 시작하면
그 흐름에 나의 의식 역시 따라가는 것을 느끼게 된다.
주인공이 느끼는 감정, 작가가 느끼는 감정, 그리고 상대방의 시선까지...
글자들을 읽고 있노라면 그 속에서 일어나는 많은 소리들을 따라 가고 있음을 내가 조용히 느끼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어렸을 적 아버지의 폭력으로 청력을 잃어버린 조이와
청력을 잃은 부모님을 두었던, 침팬지 수카리와 고양이 하이드를 가족처럼 키우는 찰리 할아버지..
그리고 조이가 가진 청력장애라는 현실을 외면하기 위해, 조이의 수화공부를 엄격하게 반대하는 어머니..
덥수룩한 수염으로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 알 수는 없지만 조용히 조이의 편이 되어주는 새아버지.. 그리고 남동생 루크.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는 책은 문장 자체가 조근조근하며 잔잔한 물결을 일으킨다.
긴장을 시키지도 않고, 물 흐르듯이 조용하게 속삭이지만 그 파장은 눈물이라는 것으로 한 장 한 장을 채워 나가게 한다.
 
책을 읽으면서 어디쯤에서 화가 났을까?
아마도...
조이의 장애를 인정하기 싫은 어머니가 막상 조이에게 벌을 줄 때엔 그 장애를 이용한다는 점일 것이다.
부딪힐 일이 별로 없는 착하고 성숙한 조이이지만, 자신의 상태를 잘 알기에 배우고자 하는 수화공부 부분에서는 어머니와 늘 부딪힌다.
그럴 때 어머니는 조이에게 침묵의 벌을 내린다.
사람의 말하는 입모양을 보고 무슨 말인지를 겨우 알아내는 조이에게 등을 돌려 무슨 말인지 못 알아 듣게 하며, 그나마 유일하게 친한 친구인 록스의 부모님이 청력장애라는 사실을 알자마자 친구와 헤어지라고 강요를 하는 어머니.
조이의 입장에서 그것이 얼마나 큰 상처가 될지 정녕 몰랐을까?
아버지에게 폭력으로 상처받고...
자식의 현실을 인정하는 것이 본인의 수치가 될 거라 짐작하여 조이의 세상을 가둬 버리는 어머니의 모습을 보며 조이는 어떤 마음이 들었을까..
 
너무너무 좋아하고 자신의 모습 자체로 인정해 주던 찰리 할아버지는 지진이 일어난 어느 날 조이에게 침팬지 수카리를 부탁하며 심장병으로 세상을 떠난다.
결국 수카리는 찰리 할아버지의 조카인 린이 데리고 가지만 수카리가 처하게 되는 현실이 달갑지만은 않다.
 
어느 날 어머니는 집에서 열리는 파티에서 조이의 현실을 알게 된다.
다른 사람들이 음악에 맞추어 박수치고 춤을 추는 동안 조이는 억지로 웃으면서 엇갈리는 박수를 치는 모습이 어머니의 눈을 뜨게 만든 것이다.
조이는 자신이 원하고 찰리 할아버지가 원했던 대로 농아학교로 간다.
 
학교에서 적응해 가던 중 조이는 어머니와 린의 전화를 받고 집에 가지만 기다리는 건 수카리에 대한 절망적인 이야기다.
아기를 낳은 린이 수카리를 키울 수 없어 동물병원에 보냈는데, 사람과 자란 수카리는 다른 침팬지를 '검은 벌레'라 부르며 함께 하지를 못했던 것이다.
결국 여기저기를 전전하다 가게 된 곳이 클라크 재단-영장류 생물의학 연구 실험실...
 
우여곡절 끝에 할아버지의 변호사를 만난 조이는 할아버지가 수카리의 보호자로 조이를 선택했으며 앞으로도 보호자는 조이여야 한다는 유언장을 남겨 놓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조이는 수카리를 찾기 위해 다른 변호사와 실험실로 간다.
그 곳에서 발견한 많은 동물들의 참혹한 현실..
사람이 지나가면 죽음이 온다는 사실을 알았는지.. 아님 많이 아프게 된다는 것을 알았는지...
덜덜 떨며 구석으로 숨기 바쁜 아기 원숭이들...
입술을 깨물며 수카리의 우리를 찾은 조이는 자리에서 주저 앉고 만다.
허벅지에 문신으로 번호를 새겨 넣은 수카리는 야윌 대로 야위어 사람의 손을 피하기만 한다..
그리고 수화를 한다..
 
"아파 싫어. 안아줘 안아줘."
 
조이가 왔다는 것을 알게 된 수카리가 조이에게 달려들며 하는 수화는
 
"살려줘.. 제발.."
 
난 눈물을 참을 수가 없다.
이 아픔을 견딜 수가 없다.
얼마나 아파했을까..
얼마나 무서웠을까..
얼마나 사람의 따뜻한 품이 그리웠을까..
 
인류를 위한다는 목적으로 생체실험으로 이용되고 있는 동물들...
마취제 중독을 벗어나게 하기 위해 각종의 생체실험과 피 뽑는 것을 마취제 없이 행하고, 그러기 위해 꼼짝할 수 없도록 동물우리의 바닥까지 모조리 쇠창살을 박아 둔 실험실..
동물은 그들에게 그저 노예였을 뿐이다.
조이와 변호사팀은 수카리를 풀어 주라는 법원의 서류를 제출하고 도망치듯 실험실을 탈출한다.
 
실험실에서의 자신, 그리고 번호가 새겨진 허벅지 때문인지 수카리를 씻겨 달라 칭얼거리고, 어느 모텔에서 목욕을 시키지만...
지워지지 않은 자신의 문신을 보고 제발 다시 목욕을 시켜 달라고 사정을 한다.
내 눈물은 멈추질 않는다...
지금도...
내 눈물은 수카리를 향해 미안하다고 말하고 있다.
 
수카리는 찰리 할아버지가 남긴 돈으로 괜찮은 시설로 가지만..
생체실험에서 얻은 간암으로 4년 후 죽게 된다.
 
내 귓가엔 수카리의 수화가 소리로 남겨져 있다.
아프다.
조이 맞아? 조이 왔어? 조이 어디 갔어?
날 두고 가지마.
살려줘 제발.
 
지금도 이 소리들이 가슴을 친다.
미안하고 미안하고 미안해서 눈물만 흘릴 뿐이다.
부디 좋은 곳에서 좋은 마음만 가득 안고...
아픈 건 잊어 버리길...
수카리.. 미안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침반, 항해와 탐험의 역사
앨런 거니 지음, 강미경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05년 9월
평점 :
절판


역사상 중국인에 의해 발명된 최고의 발명품으로 나침반, 종이, 화약 이렇게 3가지를 손꼽는다. 그러나 이 책에서 나침반은 누구에 의해 발명되었는지 아무도 알 수가 없다고 말하고 있다. 단지 11세기 후반에 중국의 심괄이 저술한 [몽계필담]에서 "지관이 바늘 끝을 천연자석에 대고 문지르면 남쪽을 가리킨다"고 언급한 부분이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이 당시에는 우리가 알고 있는 나침반의 역할이 아니라 마술사나 지관들에게 중요한 밥벌이 수단으로 이용되고 있었다고 한다.

이 책은 기본적인 해양지식을 알고 읽는다면 더더욱 재미나게 읽을 수도 있지만, 모르고 읽는다 하여도 그 재미가 반감되거나 하는 부분은 없다. 단지 사전을 들락날락해야 하는 아주 작은 수고가 필요할 뿐. 

나침반이 무엇인가? 라는 질문을 받으면 "방향을 알려주는 도구"라는 것 밖에 생각이 나질 않는다. 바다에서 항해할 때 절대 무시할 수 없는 도구라는 것은 나침반이라는 단어를 생각하면 저절로 떠오르는 것이다. '길잡이'의 역할을 하는 나침반은 오랜 세월, 약 천 년의 시간동안 바다를 항해하는 많은 뱃사람들에게 큰 도움이 되어 주었던 도구이다. 아마 그 사람들에게는 도구라기 보다는 목숨의 담보 같은 것이 아니었을까 싶을 정도이다. 16세기에는 나침반이나 나침반의 자석을 훼손할 경우 누구든 단도로 돛대에 손이 찔려 박히는 형벌을 받기도 했다. 자유를 얻기 위해서는 칼날에 손바닥이 두 동강 나는 고통을 감내하면서 위반자 스스로 돛대에 찍힌 손을 빼내야 했던 것이다. 그 정도로 뱃사람들에게 있어 나침반이라는 것은 말할 수 없이 소중한 도구였던 것이다.

이 책은 나침반이 없었을 때, 혹은 완벽하지 않은 나침반의 작은 오류로 일어났던 참담한 사고들을 기록해 놓기도 하고, 작은 나침반 하나 덕분에 수백명의 목숨을 구한 아슬아슬한 기록도 남겨져 있다.
전문지식을 가지고 있지 않아 복잡하게 느껴지는 책이기는 해도 책 전체에 깔려 있는 이 작은 도구의 중요성은 충분히 알 수 있을 정도이다.  
1901년 전까지는 주로 자기 나침반을 이용했지만, 1901년 독일 공학자 헤르만 안슈츠-캠페 박사에 의해 회전 나침반이 처음 등장하였다. 회전 나침반의 큰 장점은 다른 무엇보다도 늘 진북 방향을 가리킨다는 것이다. 그 전의 자기 나침반의 경우 자북을 가리키기 때문에 철이나 자석에 민감한 나침반이 가질 수 밖에 없는 미묘한 흔들림에 사고가 일어나기도 했었다.
그러나  늘 진북을 가리키면서 쇠붙이의 영향력으로부터 자유로운, 즉 편차가 야기하는 나침반의 오류와 항해 실수를 한번에 잡아 버린 회전 나침반이 등장하고 나서는 일어날 수 있는 많은 사고로부터 조금은 멀어지게 된 것이 사실이다.
 
나침반이라는 작은 도구 하나에 수많은 사람들의 목숨이 걸려 있다는 것은 놀라우면서도 재미있는 사실이다.
얼핏 무시하고 넘어가기 쉬운 물건이지만 이것이 놀라운 발명품 3에 들어갈 자격은 충분하다는 것을 이 책을 읽으며 알게 되었다.
자칫 어렵고 진부할 수 있는 해양서적이지만 '앎'이 던져주는 멋진 정보에 오늘도 책읽기의 고마움을 느끼게 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