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온하트
온다 리쿠 지음, 김경인 옮김 / 북스토리 / 2007년 7월
평점 :
품절


초기작을 뛰어 넘는 작가가 별로 없다라는 사실 아닌 사실들이 온다 리쿠에게만은 적용이 안되길 빌고 있었다. 온다 리쿠의 책에서 받았던 그 강렬한 카리스마가 너무도 신선하게 다가왔기에 작가에 대한 느낌이 남다르게 다가왔었는데...
어느 시점에서부터인가 즐거움이 60% 정도 밖에 되질 않아 자꾸만 아쉬움이 남는다.

이 책은 <호텔 정원에서 생긴 일> 만큼이나 재미가 떨어지는 책이어서 얼굴 한번 본 적 없는 온다 리쿠이지만 어쩐지 섭섭함이 생긴다고 해야 하나...

에드워드와 엘리자베스.
시공을 넘어 과거의 기억까지 안고 있는 사랑.
평생에 찰나라고 할 정도의 만남이지만 그 순간을 위해 내내 기다리는 삶이 연속적이다.
인연은 정해져 있다라는 말을 하고 싶은 걸까.
그들의 사랑은 단절과 연결이 계속된다.

온다 리쿠의 이야기틀은 변함없는 듯 하다.
하드웨어는 그대로이나 소프트웨어는 변화무쌍. 그래서인지 자꾸만 어디선가 읽은 듯 하다..라는 기분이 들어 찝찝함이 생긴다.

아쉽다 아쉽다 아쉽다.
이 책 역시 내가 좋아하는 온다 리쿠의 글이지만 조금은 더 독자를 즐겁게 해주는 글이었음..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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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당연필 2007-08-16 16: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랑 같은 느낌을....
온다리쿠란 이름만으로 기대했던 책이라 그런지 아쉬움도 많았지요. ㅠㅠ;;

사악한 천사 2007-08-16 17: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니까요~~~ ㅠㅠ
자그마한 실망 덩어리 하나가 툭 하고 떨어졌었어요.. ㅠㅠ

몽당연필 2007-08-22 10: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드워드와 엘리자베스의 시간을 뛰어넘는 만남이 좀 억지스러운 면이...^^;;
 
8월, 당신의 추천 도서는?
꽃미남 화성인의 굴욕 - 오늘을 행복하게 하는 36가지 상상
케스투티스 카스파라비키우스 지음, 원지명 옮김 / 예담 / 2007년 4월
평점 :
절판


사물을 바라보는 시선이라는 것은 그저 바꾸기만 한다고 해서 되는 것이 아닌 것 같다.
똑같은 사물을 바라보는 것일 텐데도 어쩜 이리 다정할까.

TV를 보고 앉아 있으면서 리모콘을 이리저리 돌리고 있을 때 TV가 나를 바라 보고 있을 거라는 생각! 재미있지 않은가. 나야 리모콘으로 재미난 방송을 찾아 다니지만 TV는 변함없이 멍한 내 얼굴만 보고 있을 터이니 얼마나 재미없고 심심할까.
그런 독특한 이야기 곁에 짧고도 강하게 와닿는 글귀가 놓여져 있다.

'가깝고 편한 사이라고 리모콘을 눌러대듯 대하고 있지는 않나요?
친구는 내 뜻대로 조정하는 기계가 아니랍니다.'

'꽃미남 화성인의 굴욕'이라는 이야기에서는 제대로 한 대 맞은 듯한 기분이 들었다.
어느 날 화성에서 굉장한 꽃미남으로 추앙받는 화성인 두 명이 지구 구경을 왔다.
그런데 이들을 환영하는 이나 놀래서 소리치는 이 하나 없는 것이다. 사실 사람들은 큰 충격을 받았지만 이상한 존재를 봤다고 소리를 지르면 손가락질 당할까봐 모른 척 하고 지나갔던 것.
화성인들은 곧바로 지구를 떠나 버리고 만다.
이 이야기 옆에 적혀져 있는 글귀는

'신기한 것을 보고도 놀라지 않는 바보가 있으니 바로 '어른'이라는 종족입니다!'

이 문장 하나가 내 심장을 덜컥이게 한다.
어른이 되어 가면서 '상식'이라는 것에 똘똘 얽매여 있는 것은 아닐까.
그 상식에서 벗어나는 '문제'들은 아예 보이지도 않는 것으로 무시하고 사는 것은 아닐까. 그렇게 내 주위에 나도 모르는 새 검은색으로 지워 버린 것들이 얼마나 될까.. 하고 생각하니 겁이 난다.
어릴 적 내 주위에 가득했던 즐거움과 신기함들을 어른이 되어 가면서 내 손으로 지워가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다시 생각해 보게 된다.

아주 짧은 이야기들로 이루어져 있지만 동화같은 이야기들이 함박미소와 함께 끄덕임으로 다가온다.
작은 이야기에서 나오는 즐거움이 생각보다 단단해 하나하나 곱씹어 보는 재미를 준다.
책을 읽으면서 '누군가에게 선물하고 싶은걸~ ^^'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귀엽고도 똘망똘망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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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당연필 2007-08-14 11: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누군가가 누구일까나?
그나저나 꽃미남 화성인, 정말로 꽃미남이던가요? ㅋㅋㅋ

사악한 천사 2007-08-14 11: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ㅎ 꽃미남요? 화성에서는 최고의 꽃미남이라던걸요~ ㅋㅋㅋ
글구 누군가는 그야말로 불특정 인물이지요 ^^
 
보여줄 수 있는 사랑은 아주 작습니다
칼릴 지브란.메리 해스켈 지음, 정은하 옮김 / 진선북스(진선출판사) / 2003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사랑일까..
우정일까..

칼릴의 후원자인 메리와 칼릴이 그동안 교류하며 주고 받았던 편지들을 엮어 만든 책이다.
모두 읽고 난 지금도 흔들흔들한다.
과연 사랑일까 우정일까.

보여줄 수 있는 사랑은 아주 작다고 말하는 칼릴 지브란의 글은 단순한 편지가 아니더라.
지식에 대한 뜨거운 열정과 외로움에 대한 깊은 통찰, 그리고 사랑에 대한 순수한 부끄러움을 보여주는 그는 철학자이자 신비주의자라는 말이 어울리기만 하다.
그의 사상을 따라가다 보면 메리에 대한 우정을 발견하게 되고 우정에 흐뭇해 하다 보면 간절한 사랑을 보게 되고..

<예언자>로도 강타 당했지만..
이 책으로도 놀라움을 맛보게 된다.

보여줄 수 있는
사랑은 아주 작습니다.
그 뒤에 숨어있는
보이지 않는
위대함에
견주어 보면.

1922년 4월 28일 칼릴 지브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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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당연필 2007-08-14 11: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학 때가 떠오르는걸요. 그때 이 책이 출간됐었는데...^^

사악한 천사 2007-08-15 0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전엔 그냥 스쳐 지나갔었는데 시간이 지나서 이렇게 읽으니 감회가 새롭습니다~ ^^
 
튤슈를 사랑한다는 것은 - 사랑의 여섯 가지 이름
아지즈 네신 지음, 이난아 옮김 / 푸른숲 / 2007년 3월
평점 :
품절


많은 사람들이 칭찬을 아끼지 않는 책을 만났다.
그래서 더욱 기대를 하고 있었던 것일까.
첫 장을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시작했으나... 아쉽다.

이 책을 두고 사랑을 시작하는 이들이 읽으면 좋다고들 하지만 내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사랑을 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읽었음 싶다.

하나의 사랑을 하고 내가 하는 것만이 사랑이라고 생각하는 이들이 읽어 본다면 '사랑'이라는 것이 모습만 다를 뿐 본질은 같다는 것을 알 수 있지 않을까...

아름답고 몽환적인 모습으로 포장되어 있으나 결국 사랑은 개인적이고 이기적인 것이라는 생각을 보여주고 있다.

'사랑'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는 여섯 편의 이야기를 읽으며 답답해지는 마음이 든다.
해피엔딩이어도 좋을 이야기인데 어쩐지 억지스럽게 부정적인 결말을 낸 듯해 안타깝고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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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당연필 2007-08-14 11: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름답지만 그만큼 아쉬움도 큰 책이었지요. ^^;;

사악한 천사 2007-08-15 00: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그래서 조금 속상했어요. ㅠㅠ
 
먼 길 가는 나그네는 발자국을 남기지 않는다 솔시선(솔의 시인) 12
이흔복 지음 / 솔출판사 / 2007년 3월
평점 :
절판


이문구님의 작품에 대한 토론을 위해 서울길에 올라 아쉬움을 뒤로 하고 돌아오는 길에 이 시집을 선물받았었다. 왜일까.. 생각하고 훑어본 곳에 작은 표시가 있다. 이문구님을 추모하며 지은 시가 있었던 것이다. 고마운 마음과 따뜻한 마음으로 돌아왔으나 쉽게 열어보지를 못했다.

난.. 
시에 거부감이 없으면서도 매번 시를 대할 때마다 당황스러워한다.
시인의 감수성에 놀래고 시인의 격렬함에 놀래고 시인의 억누른 감정에 또 한번 놀라게 된다.
그리고 그 모든 것들이 나에게 부딪히는 그 느낌이  시를 대할 때마다 가혹하게 다가와 매번 당황하고 부산스러워진다.

이흔복님의 시를 읽노라면 어쩐지 이를 악물고 적은 것 같아 나마저 온 몸에 힘이 들어간다.
서예작품을 보았을 때 글자에서 힘이 느껴지거나 부드러움이 느껴지는 작품들이 있듯이, 이흔복님의 시에는 악다문 힘이 느껴진다.

이 시집 안에서 내가 제일 마음에 들었던 시는

길 아닌 길에 들다

별이 빛나는 밤, 하늘 가득 비명의 메아리 소용돌이친다. 별빛조차 파편처럼 튄다. 입을 벌리고 괴로워하는 내 운명은 내가 생각해도 참으로 가혹하다. 어디로부터 들려 오는지 알 수 없으나 어디로든 도망치듯 멀어지는 내가 놀라 더욱 생생하게 증폭되는 비명의 메아리, 다 내게로 온다.

내 가슴 속에 블랙홀 하나 들어 앉아 있는 것을 찾아낸 느낌이다.
그 소리들이 나의 블랙홀로 까무러쳐 가는 듯한 기분, 내내 고개 들어 하늘을 보느라 생긴 어지럼증이 술렁술렁 다가오는 듯해 절로 눈을 감게 한다.
어쩐지 힘들게 오른 서울행만큼 고생스럽게 다가오는 시들이었지만 진득한 그 무게가 나를 칭찬하는 듯해 뿌듯한 자랑스러움이 생겨난다.
좋은 책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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