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경비원
이응수 지음 / 마음의숲 / 200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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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파트에 살아 본 적이 없어서 잘 모르겠다.

어떤 이야기일까 궁금해서 들여다 본 이 책의 내용이 나를 참 많이도 씁쓸하게 만든다.

아파트만의 이야기가 아니겠거니 하는 생각은 당연히 들면서, 아파트 경비원 아저씨나 순찰하시는 분들, 혹은 환경미화부님들처럼 일하시는 분들을 눈에 보이지 않는 사람인 듯 대해 온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어찌 보면 세상에 당연한 일이란 없는 것이 아닐까...?

돈을 주기 때문에 당연히 이 정도의 일은 해도 된다며 젊은 청년이 버린 담배 꽁초를 연로하신 경비 아저씨께 줍게 한다던가, 개가 실례해 놓은 것을 화를 버럭버럭 내어 가며 치우시게 한다던가.. 그런 일들을 당연하다는 듯이 시키는 것이 정말 당연한 것일까?

이 책은 저자가 실제로 아파트 경비원으로 근무를 한 약 2년여의 시간 동안 있었던 일들을 적은 글이다.

읽다 보니 기가 막힌 일들이 많이도 있는데다 사람 사는 게 이리 야박할 수 있을까 싶다가도 은연 중에 사람 사는 곳이니 이럴 수도 있겠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즐겁게만 읽을 수 없었던 책이었다. 입맛이 쓰고.. 묵직한 죄책감과 같은 것이 지워지지 않는 매직처럼 가슴 속에 남아 있다. 세상이 좀 더 인간다워졌으면 싶지만, 이 책의 내용들이 오히려 가장 인간다운 모습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사실 든다.

좋은 모습과 따뜻한 모습만이 인간의 모습이 아니기에, 슬프고 속상하지만 이 모습도 인간이기에 그런 것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좀 더 밝아지고 좀 더 현명해지는 모습을 조금은 꿈꿔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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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 앉아 금琴을 타고 샘터 우리문화 톺아보기 2
이지양 지음 / 샘터사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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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거운 가방을 메고서 급한 발걸음을 놀리며 복작복작한 길을 정신없이 걸었습니다. 어쩜 뛰었는지도 모릅니다. 할 일이 있었던 것이었는지, 아니면 그리 걷는 것이 습관이 된 것이었는지 알 수는 없어도 누가 등 떠민 것이 아님에도 그렇게 급히 서두르고 있었네요. 길 가에 늘어서 있는 가게들 사이에선 너도나도 할 것 없이 최신가요들이 흘러 나옵니다. 랩과 영어와 드럼 소리들이 아우성을 치며 목소리를 들어 달라 조르고 있네요. 그런데 이상하죠...? 그리 시끄러운데도.. 그 음악에 귀 기울이는 이 하나 없습니다. 시끄럽다 인상 찌푸리는 이 하나 없어요. 빨리 지나가고픈데 발걸음이 늦추어집니다.

당신 생각이 나서요...

거문고를 잘타는 백아와 그 거문고 소리를 기가 막히게 잘 듣는 종자기의 우정을 생각하며 그것 또한 큰 복이라던 당신 생각이 나서요.

그 당시 그들이라고 연예인에 속할 만한 사람들이 없겠냐며 그들 나름대로의 대중적인 음악이 있었을 것이라는 이야기에 생각나는 것이 있었답니다.

관노의 신분이었던 김성기. 그가 왕세기에게 인정받고 거문고를 배워 후기들을 가르치며 창작활동을 했던 그 과정이 지금의 음악가들과 크게 다른 점이 없을 것이란 겁니다.

그들에게 익숙했던 음악이 왜 우리에겐 멀게만 느껴지는 것일까요?  

얼마 전에 <수룡음>을 들을 기회가 있어 잠시 즐겼답니다.

언제나 피리종류의 관악기로 연주되는 <수룡음>은 용의 휘파람 소리라는 이미지로 전해지고 있다고 합니다. 피리의 유장한 가락이 허공에 퍼져나가는 것이 마치 바다 속의 용이 구불구불 즐겁게 헤엄치면서 휘파람을 부는 소리와 같다 하여 <수룡음>이라 칭해진다고 하는데 어찌 이렇게 딱 맞아 들어가는 것인지... 그 내용을 모르고 들어도 어떤 존재가 한가로이 장난치며 휘휘거리는 느낌이 강하게 와닿는데 알고 들으니 더욱 수룡의 넉넉한 즐거움이 느껴지는 것 같았어요.

홀로 노니는 느낌과 그 홀로라는 기분이 전혀 어색하지 않는, 그래서 더욱 생생한 기분이었답니다.

함께  들었던 <염양춘>은 볕이 아주 곱고 따사로운 늦은 봄을 뜻한다 하는데 그 단조로움이 글쎄 나른한 봄을 연상케 하긴 하더군요. 무엇보다도 춘곤증에 고개를 끄덕거리는 암탉을 떠올릴 만큼 따뜻하고 나른해지는 것에 슬그머니 웃음이 나더이다. 혹 당신도 이 음악을 들을 기회가 있으시다면 한가지 부탁드려 볼까요? 졸지 마셔요...라고.  

사람 사는 세상 예나 지금이나 별다른 거 없다는 당신은 그 중에서도 부모님의 은혜와 같은 효심만큼 변하지 않는 것은 없다 하셨더랬죠.

[홀로 앉아 금을 타고]에서 알려주는 고 안비취 선생의 <회심곡>을 구하지 못해 김영임 선생의 <회심곡>을 구해 들었습니다.

아버지, 어머니라는 단어는 단어로 끝나지 않는 애잔함이 있어요. 그 분들을 떠올리면 무엇보다 눈물이 먼저 글썽이게 되는 건 저 하나 뿐만이 아닐 겁니다. 가슴을 먹먹하게 하는 건 아무래도 음(音) 자체가 주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 녹아 있는 절절함들이란 생각이 드네요.

효효재와 담헌 등과 즐거운 연주 후 혼자 나가 버린 효효재를 찾아간 수표교에서의 운치있는 만남은 그냥 지나칠 수 있는 기억임에도 불구하고 연암에겐 추억하고 회상할 그리운 기억이 되었더랬죠.

그처럼 음악은 소리와 내용이 함께 어울릴 때 최고로 빛을 발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부모님을 떠올리면, 그분들께 받은 말로 다 못할 깊은 정성과 사랑이 눈물로 표현이 되는 건 아닌가 싶어요.

책에서 알려주는 고 안비취 선생의 회심곡과 김영임 선생의 회심곡은 조금 차이가 있긴 하지만 그래도 그 느낌만큼은 다르지 않음을 알 수 있었답니다.

억조--~~ 창생 만민 시주님네 이내말씀 들어보소

이 세상에 사람밖에 또 있나요 이 세상에 태어나신 사람 사람마다

홀로절로 낳노라고 거들~대~며 우쭐대도 불법 말씀 들어보면

사람마다 홀로 절로 아니 낳습니다 제~일에 석가여래 공덕 받고

어머님전 살을 빌고 아버님전 뼈를 받고

일곱 칠성님전의 명을 받고 제석님전의 복을 빌어

석달 만에 피를 모으고 여섯달 만에 육신이 생겨

열달 만삭을 고히 채워 이내 육신이 탄생을 하니

그 부모가 우릴 길러낼제 어떤 공력드렸을까


진자리는 인자하신 어머님이 누웁시고 마른자리는 아기를 뉘며

음식이라도 맛을 보고 쓰디 쓴 것은 어머님이 잡수시고 달디 단 것은

아기를 먹여 오유월이라 짧은 밤에 모기 빈대 각다귀 뜯을세라 곤곤하신

잠을 못다 주무시고 다 떨어진 세살부채를 손에다 들고 왼갖 시름을

다 던지시고 허리둥실 날려를 주시며 동지섣달 설한풍에 백설이

펄펄 날리는데 그 자손은 추울세라 덮은데 덮어주고

발치발치 눌러를 주시며


왼팔 왼젖을 물려놓고 양인 양친이 그 자손의 엉둥 허리를 툭탁치며

사랑에 겨워서 하시는 말씀이 은자~동아 금자~동아 금이로구나

만첩 청산의 보배동아~~~

순지 건곤의 일월동아 나라에는 충신동아 부모님전 효자동아 동네방네

위엄동아 일가친척의 화목동아 둥글~둥글이 수~박동아 오색비단의

채색동아 채색비~단의 오색동아

은을 주면 너를 사고 금을 주면 너를 사랴 애지중지 기른 정을 사람마다

부모은공 생각허면 태산이라도 무겁지 않겠습니다


아하아 아하아 ~~~~~~ 아하하하 ~~~ 헤나네 ~~~~

열의열 사십소사 나하아 아하아 ----~~~~ (나무 관세음보살)


당신이 안타까워 하는 것이 무엇인지 조금은 알 수 있어요.

옛 것이 사라져 가는 것이 아니냐..라는 거. 서양 음악과 대중음악에 푹 빠져 버린 우리의 모습이 아쉽기도 하실 테지만 둘러 보면 그게 아니라는 거 아실 거에요.

옛 것을 찾지 않는 이유는 무엇보다도 지금의 우리 모습에 어울리는 것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빠른 생활 속에서 진중하고 깊은 생각을 해야 하는 음악이라면 쉽게 대하지 못하는 것은 사실이지 않을까요?

그래서 나온 것이 있다죠? 요즘 국악과 대중음악을 접목시키고, 국악과 서양음악을 함께 연주하는 모습을 종종 보게 됩니다. 우리 것을 사라지게 하고 싶지 않은 많은 이들이 있다는 뜻이에요. 그러니 걱정마세요.

좀 더 우리 것에 대해 많은 관심이 모아지고 즐기기 시작한다면 더이상 홀로 앉아 금을 타지는 않게 되겠죠? 즐겨 주는 많은 귀들을 위해 흥겨움과 이야기거리가 가득한 구구절절한 금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연주 후 남는 여운과 여백이 홀로 느끼는 백지이기보다 주절주절 떠들다 공감하며 끄적여 놓는 낙서같은 여백도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퍼뜩 정신을 차립니다. 길 가에서 많은 생각을 했어요. 다시금 놀리는 발걸음과 귓가에 꽂아 보는 MP속에는 SG 워너비의 아리랑이 흐릅니다. 미소 지으실 수 있으시겠죠? 저도 웃으며 걸어 봅니다. 조금은 따뜻해진 마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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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지의 힘
새뮤얼 스마일즈 지음, 정경옥 옮김 / 21세기북스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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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군중심리라는 것을 싫어한다. 절반은 선도자의 의지에 따르고 절반은 분위기에 묻혀가는 그런 어중간한 상태, 반갑지 않은 현상이다. 그들을 무작정 탓하는 것은 아니나, 그래도 동물이라 명해지는 것들 중 사람을 사람답게 해주는 것은 '이성'이라고 하지 않는가. 난 그 중에서도 그 사람의 '의지'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하고자 하는 일, 얻고자 하는 일,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초석이 되어 주기도 하는 것이 바로 '의지'가 아닐까?

이 책을 선택한 가장 큰 이유는 제목이다. [의지의 힘]... 사람은 모두 이성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그 모든 사람들을 똑같지 않게 만들어 주는 것은 바로 개인이 가지고 있는 어떤 힘. 바로 의지라고 생각한다. '조지 스티븐슨' 이 사람에 대해 아는 것은 거의 없었다. 이 책 역시 이 사람에 대한 이야기일 것이란 생각보다 한 사람의 '의지'가 보여주는 '힘'을 기대하며 읽은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책의 제목이 알려주는 '의지의 힘'이라는 것은 그 자체로 조지 스티븐슨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가진 것이 별로 없는 사람이 만인이 추앙하는 '천재'로 변모하기까지 그는 얼마나 많은 험난한 길을 걸었을까. 길고 긴 여정 속에서도 멈춤 없이 나아갔던 것은 무엇 때문이었을까? 책을 읽는 내내 정말 궁금했던 것은 바로 그것이었다. '무엇이 그로 하여금 앞으로 나아가게 했는가' 라는 것. 교육과는 거리가 멀었던 그가 자신의 세계인 '철도'에서 모르는 것이 없을 정도의 지식을 습득해 가면서 무엇을 생각했을까...? 새뮤얼 스마일즈는 이 책을 통해 나에게 조지 스티븐슨이 어떤 사람인지를 보여준다. 철도의 아버지라 불리우며, 교육을 받지 못했지만 스스로 배우고 익힘을 망설이지 않고, 미래를 위해 성실하게 나아간 사람이라는 것. 그리고 보여준 만큼 그를 알게 되었다.

덧붙여 한가지 더 알게 된 것은 그 역시 사람이라는 것. 재미있다는 생각이 든다. 천재이든 평범한 사람이든 결국 우리는 같은 사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차이가 생겨난다.  무엇 때문에? 스티븐슨이 스스로 공부하고 성실히 살았던 이유가 무엇일까? 너무도 간단한 질문이지 않는가. 그건 인간이 가지는 가장 기본적인 것 중의 하나,  바로 '욕망'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알고자 하는 욕망, 배우고 싶다는 욕망, 더 잘 살고 싶다는 욕망, 자식을 위해 좋은 발판을 마련해 주고 싶다는 욕망... 그리고 성공하고 싶다는 욕망. 이 욕망들이 긍정적으로 작용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 바로 의지라고 생각한다.

똑같은 사람으로 나서 인생이 차이가 나는 이유는 본인이 가지고 있는 의지의 정도.. 얼마만큼의 의지를 가지고 성실하게, 강하게, 인내심을 가지고 앞을 향해 추진해 나아갔는지에 따라 그 정도의 차이가 생겨나는 것이라고 말이다. 

신나고 즐거움이 가득한 책은 아니었지만, 이 책 덕분에 나 자신에 대해 조금 더 생각해 보게 된다.  우리는 알고 있으면서도 실천하지 않는다. 어느새 실천하지 않는 것이 습관처럼 자리잡게 된 것이다. 그러나 큰 일을 위해서만 의지가 필요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의지를 가지고 실천하게 할 만큼의 목적. 작은 목적들이 하나씩 모여 그것이 인생의 목적이 되기까지 얼마나 많이 나 자신에 대해 의심을 하게 될지 아직은 잘 모르겠다. 그러나 스티븐슨의 일생에서 보았듯이 의지의 힘은 무에서 유를 만들어 낼 정도의 힘을 가지고 있다는 것. 그것을 알기에 조만간에 난 내 의지에 힘을 가하지 않을까 싶다. 

[의지의 힘]을 통해 지루할 정도로 한 사람의 인생을 확연히 들여다 보았다. 그리고 그만큼 나 자신에게 의미를 부여해 본다. 인생은 타인을 알아가는 만큼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깨달아 간다는 것. 그리고 부족한 부분에서 더 큰 힘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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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움 - 14명의 삶에서 배우는 인생의 지혜
미하엘 코르트 지음, 이승은 옮김 / 21세기북스 / 200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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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일까... 아마도 '무소유'에 관한 관심이 시작되면서 부터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벌거벗고 세상에 태어나서 아둥바둥 살 이유가 무엇이 있는가...라는 질문에서 시작해 죽을 때 싸짊어지고 갈 것도 아닌데 무얼 그리도 손에 쥐려고 애를 쓰느냐...라는 질타까지 사회 내에서 '버리기'가 성횡한 적이 있었다. 자기 자신을 채운다는 것은 무엇을 뜻하는 것일까?

사람이 태어나서 사람 안에 존재하는 것들. 그리고 그 존재를 위해 놓여져 있는 주변의 것들. 한 명의 사람을 존재하게 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감정과 이성 뿐만이 아니라 물질도 포함을 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버리라고 했었다. 물질에 얽매이지 말고, 물질에 속하지 말고 그것을 버리는 것이 자신을 위한 것이라고 하였다. 자신 안에 들어 있는 미움, 증오와 같은 악한 감정을 버리고 타인을 용서하고 베푸는 마음을 가지라고 하였다.

난 반항하였다. 채움도 덜 되었는데 무엇을 버리란 말인가. 버려라, 버려라.. 이 얼마나 오만한 말인가. 라는 생각이 듬뿍듬뿍 솟아 올랐었다. 사람이라는 존재가 미움과 증오, 혼란과 질투.. 이런 감정들 없이 온전히 사랑하는 감정만으로 되어 있던 존재였던가? 선과 악의 주제에서 악이 있어 그것이 선한 것인 줄 알지, 선한 것만 모여 있다면 그 안에서 또 다른 악을 찾아내게 마련이 아닐까? 무조건 착해지고  무조건 버려야 한다는 그 당시의 분위기를 난 용서할 수 없었다. '난 그냥 인간으로 살련다. 미움도 하고 속상하다고도 하고, 화가 나면 발길질도 하련다. 좋아하는 거 있음 가져도 보고, 싫어하는 거 있음 버리기도 하는 것이지...' 라는 마음으로 그 분위기에 반항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 책은 그 때의 '버려라' 분위기와는 차이가 있다.

조건이 붙는다는 것.

가지지 못할 바에는 버려라.

그리고 자신을 위한 삶 속에서 자신의 성장을 위한 것으로 채워가라.

하지만 자신을 속박할 것 같은 것들로부터는 자유로워져라.

그리고 또 다른 필요한 것들을 채우기 위해 탐욕스러운 욕망은 버려라.

라고 말해준다.

세상에는 좋은 말들이 참 많다. 그리고 그 좋은 말들로 구성되어 있는 책들도 부지기수이다. 자기계발서들은 대체로 좋은 말들의 모음집이라고 생각한다. 상식적이고 교과서적인 내용들을 모으면.. 결국 자기계발서적 한권이 탄생한다는 생각이 살짝 들기도 한다. 이 [비움] 역시 자기계발서적이다. 막연하게 비워내야한다는 것이 아니라 채우기 위해 버려라 라는 모토가 마음에 드는 책이다. 그러나 난 그런 생각이 든다. 이런 책들은 청소년에게는 시기상조라고. 비움을 먼저 가르치기보다 올바로 채워나가는 법을 알려줬음 좋겠다. 비우기 위해 채워 나가는 것이 아니라, 비우는 것만이 삶의 지혜라는 것이 아니라 바르게 채워 나가는 것부터 소개해 줬음 좋겠다는 아쉬움이 잠시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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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들에게 길을 묻다 - 영상아포리즘 01
김판용 지음 / 예감출판 / 200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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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큰일이다. 그리 가벼운 책도 아닌데 책장이 팔랑팔랑 잘도 넘어간다. 책 안에 가득 고인 풀꽃향기와 어라.. 이런 걸 두고 사람향기라고 하나? 어려운 문체도 아니고 그저 평소에 말하듯이 술술 넘어가는 문장들인데 그 안에서 따뜻함이 가득이다. 친구를 생각하고, 가족을 생각하고, 그리움이 무엇인지 되새겨 보고, 없어진 것에, 떠나간 이에 대해 아련함을 간직하게 한다.

길 가에 돋아나는 여린 꽃 한 송이에도 깊은 의미 주기를 망설이지 않는 작가의 넓은 그 생각과 마음이 부럽기도 하다. 그 여유로움은 어디서 오는걸까? 그 따뜻함은 어디서 오는걸까? 그 순수함은 어떻게 간직하고 있었던 것일까..? 보고 그냥 지나치기 쉬운 것들에 눈길 한번 더 주게 되는 그 관심은 어떤 마음에서 비롯된 것일까..? 사람이 아니라 귀하지 않은 존재라 치부되기 쉬운 것들에도 그 자체의 귀함을 부여한 작가의 마음에 감사하는 마음이 절로 생겨난다.

나 역시 어렸을 때는 나팔꽃의 씨앗을 받으러 여기저기 돌아다녔었다. 조금만 걸어도 손에 가득 들어오는 새까만 씨앗... 그것들을 화단에 심고서 하루하루 들여다 보는 재미로 살았었는데.. 베베 꼬여가는 그 줄기들로 괜한 장난 친다며 엄청 좋아라 했었는데... 그러고 보니 나팔꽃 못본지도 꽤 된 것 같다. 분꽃으로는 동네 어린 여동생들 귀에 귀걸이라며 살짝 걸어주곤 했었는데... 그 이뿐 분꽃 역시 못본지 오래 되었네...

그렇게 추억들이 가득한 꽃들에 대해 나는 왜 관심을 두지 않았을까. 어느새 보이지 않는 그들을 왜 궁금해하지 않았을까.. 이 책을 읽노라니 그런 후회가 생겨난다.

[꽃들에게 길을 묻다]는 잊고 살던 것의 기억을 되새겨 준다. 잃어버린 어떤 것을 한번 더 떠올려 보게 하고.. 급한 발걸음을 잡아두고 만다. 옆을 둘러보란 것이겠지. 바쁜 발걸음에 여유로운 숨 한가득 들이쉬어 주라는 것이겠지. 거부할 수 없는 유혹들로 내 주위를 둘러보게 하는 책이다.

한번쯤 혹은 한순간이라도 눈 속에, 마음 속에, 귀 안에 그리고 두 손 가득히에 자연과 함께 놓여난 자신을 담아 보게 한다. 기꺼이 동참하고픈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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