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프카의 아버지께 드리는 편지
프란츠 카프카 지음, 정초일 옮김 / 푸른숲 / 199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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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아들에겐 아버지가, 딸에겐 어머니가 삶에서 제일 먼저 만나는 역할 모델이다. 아버지와 아들간의 애증과 어머니와 딸 간의 애증은 물론 사회구조와 관련하여 외형상의 차이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자식의 입장에서 자신의 역할 모델로서의 부모를 사랑하고 절대적인 존재로 인식하며 복종하려 하면서도, 그 역할모델이자 절대적 존재를 뛰어넘고자 하는 욕망은 근본적으로 동일하다. 카프카가 아버지에게 써보냈던 이 편지를 읽고, 딸로서 내 어머니에게 느꼈던 그 복잡미묘한 애증을 되새기며 공감을 했던 것은 그런 이유 때문일 게다.

현대문학에서 실존주의의 시대를 열어제쳤던 (그리고 나에겐 그저 '천재'라는 단어로만 집약될 뿐인) 위대한 문학가가 드러내는 아버지에 대한 애증, 그리고 거기서 드러나는 프란츠 카프카 개인의 성격들 - 어쩌면 이리도 소심하고 마음 약하고 겁많고 내성적일까! - 은 너무나 인간적이다. 그리고, 그것은 그의 문장들을 통해 너무나 생생한 공감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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