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 다알리아 1
제임스 엘로이 지음 / 시공사 / 1996년 5월
평점 :
절판


제임스 엘로이의 이름이 한국에 대중적으로 소개가 된 것은 아무래도 그의 원작으로 영화화된 〈LA 컨피덴셜〉 때문일 것이다. 일반적인 통속소설--그 중에서도 범죄 소설과 그의 작품이 확연히 구분되는 가장 큰 점은, 그의 작품이 그려내는 사건과 등장인물들, 아울러 그 시대의 사회상이 생생하게 그려지면서 예술의 경지라고 감탄할 만큼 인간의 속성, 타락한 사회의 본질을 정곡으로 찌르며 묘사해내는 탁월한 문장력이 아닐까.

이 작품, <블랙 다알리아> 역시 〈LA 컨피덴셜〉과 마찬가지로 1940년대 미국 LA를 배경으로 한다. 역시나, 살인사건을 수사해 가는 두 명의 경관과 그 주변인물들을 통해 인간의 탐욕과 나약함, 어두운 본질이 고스란히, 너무나 생생하게 드러난다.

주인공들을 포함하여 아무도 영웅이 아니다. 주인공들은 정의나 소영웅주의가 아닌, 그다지 악하다곤 할 수 없는 개인적 동기와 이익에서 행동하고, 자신의 탐욕과 욕망, 집착, 나약한 본성 때문에 결국 추락한다.

제임스 엘로이의 최고 걸작이라 평가받는 이 작품 <블랙 다알리아>를 현재 미국에서 데이빗 핀처 감독이 영화화를 준비하고 있다고 하는데, 정말 기대가 된다. 고결하고 아름다운 인물들이 아닌, 우리의 약점과 나약함을 고스란히 가지고 있는 '못난' 주인공들이 내뿜는 그 치명적인 향기의 매력은, 나같은 삐딱이들을 충분히 가슴 설레게 만든다. 제임스 엘로이는 천재다.

ps. (06/07/2004 추가) 데이빗 핀처는 프로젝트에서 손을 뗐고, 마크 월버그, 조쉬 하트넷, 스칼렛 요한슨을 캐스팅하여 브라이언 드 팔마 감독이 이미 촬영에 들어갔다. 오마이갓! 이건 데이빗 핀쳐에게 딱인 소설이었다구... 이미 맛이 간 브라이언 드 팔마가,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이긴 하지만 책 분위기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배우들을 가지고 도대체 무슨 엄한 짓거리를 하려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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