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 김경주 시인이 

젊은 "천재 시인"이라고 소개하는 어떤 글 읽은 거 같다. 

궁금해져서 무슨 책인가 시집인가 희곡집인가 대출도 했던 거 같다. 

읽을 수 없었던 듯한.... 참을 수 없었던 듯한.  

아무 기억도 남지 않.... 


대필 시인. 대필을 시인하는 시인. 

점심 시간에 관련 기사 읽고 그의 시구절들 찾아보았는데 

이런 예들이 찾아진다. (......) 







속으로 뜨겁게 뒤집었던 시간을 열어 보이며 몸의 열을 다 비우고 나서야 말라가는 생이 있다


제 안의 격렬한 온도를, 수천 번 더 뒤집을 수 있는 밥통의 연대기가 내게는 없다


누이야 지금은 네 딸에게 내가 휘파람을 가르치는 사위 쓸쓸한 입술의 냄새를 가진 바람들이 절벽으로 유배된 꽃들을 찾아간다



어둠속에서 조용히 흐느껴 본 자들은 안다 자신이 지금 울면서 배웅하고 있는 것은 아무도 보지 못하는 자신의 울음이라는 사실을 -김경주, 그가 남몰래 울던 밤을 기억하라


불가피하게 오늘은 내가 너를 사랑한다. /김경주, 몽상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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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마르 베리만과 리브 울만 사이에 딸이 있었다. (오늘 알았다). 

린 울만. 노르웨이에서 이미 명성이 확고한 소설가라 한다. 리브 울만은 노르웨이 국적이라는 것도 

오늘 알았다. 아무튼 린 울만은 어머니의 성을 쓰고 노르웨이에 살고 있다. 그녀가 "소설"로 부르기로 했다지만 

내용은 논픽션, 회고록이라는 위의 책. 그녀의 유년기에서 시작하여 48세가 되는 시점까지, 부모와 함께 했던 

삶을 기억한다고. 


표지 이미지의 흐릿한 두 사람은 베리만과 린 울만이다. 

베리만임을 알아볼 수 있는 선명한 이미지로 된 표지도 있다. (노르웨이어?) 





아버지를 회고함. 

이것의 최고는 (내가 읽은 몇 안되는 책들 중) 

역시 버지니아 울프. <존재의 순간들>. 이 책 읽으면 

레슬리 스티븐과 (나도 그를 아버지로) 십 년은 살아본 듯한 느낌이 잠깐 든다. 

그것 말고도 저 책은, 그 전부를, 그 모두를 너도(읽는 너도) 살게 하는 책. 


린 울만의 이 책을 

뉴욕타임즈의 A. O. 스코트가 격찬하는 걸 오늘 아침 듣고 나서 

당장 사야겠어서 검색해 보았더니 가격이 당장 살 가격이 아니었다. 

산다고 읽을 것도 아니면서. 이걸 이제 늘 알고 자각하고 있으므로, 당장 살 가격이 아니면 마음이 편해진다. 

리브 울만과 잉마르 베리만에 대해 우리가 모르던 걸 알게 되는 책은 아니라고 한다. 그들이 예술가로서 

공적인 자리에서는 한 번도 보여준 적 없는 면들을 (그들의 예민함, 그들의 잔인함, 그들의 다감함..) 보게 되긴 하는데 

그게 폭로의 성격이 아니고, 부모-자녀 관계에 대한 성찰 쪽. 그들보다는 린 울만이라는 작가를 만나게 되는 책이고 

극히 건조하게, 냉정하게 분석적이면서 고통과 기쁨의 넓은 범위 모두를 다루는 그녀의 재능을 보면, "그 아버지에 그 딸"이라 생각할 거라고. 



이 사진에선 모전여전. 

모녀가 동시에 너무 귀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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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천보를 걸어둔 상태에서 

오전엔 100 넘던 미세먼지가 정상수치가 되었으므로 창문을 활짝 열고 

자리를 박차고 나가 4천보 채우고 오는 일이 어려운 일은 아니었으나 

... 아니 그게 너무 쉬운 일이라서인가, 그보다 조금 더 어려운 미션 수행했다. 

맥주를 담을 에코백 들고 편의점에서 필스너우르켈과 기네스 사기. 사러가에 가서 

종량제 봉투 구입하면서 양배추와 파 기타 몇 가지 사기. 사러가 바로 앞에 있는 동경 닭강정에서 

닭강정 사기. 


뚜껑이 잘 닫히지 않는 닭강정을 두 손으로 모시고 

조심조심 버스 정류장 와서 마을 버스 타고 집에 오기. 


불티나게 팔린다는 닭강정과 

맥주 시식(흡입 아님...) 중이다. 


채울 걸음이 7백보 정도가 남아 있는데 

이건 전화기 흔들기로 해결. 





분명 학기 중엔 스트레스 많이 받는 것이다. 

전과 비하면 올해는 한 달에 한 번 정도 꼴이니 이건 술을 마신다기보다 

어쩌다 술이 있었던 식사 정도. 그렇긴 한데 어쩌면 올해가 금주 원년이다. 나는 마시지 않는다. 피우지 않는다. 

호들갑 혼자 떨었던 거 생각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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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9-05-26 11: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 글을 보고 맥주를 마셔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지금 시간은 오준 11:13 이고, 맥주를 마시겠습니다!

몰리 2019-05-26 11:33   좋아요 0 | URL
다락방님 건강 때문에 당분간 금주하셔야 하지 않나요.
딱 두 잔(에서 네 잔까지)만 드셔야 합니다!
 




카프카의 <심판> 찾으려고 책더미 뒤지다가 

이 책 발견했다. 마틴 에이미스가 쓰는 거 같은, 잔혹하고 사악하고 문학적인 에세이 읽고 싶다.... 

최근 나온 책이 있는데 그걸 사야하지만 돈이 없다. : 이러고 있다 발견. 그 최근 나온 책이 이 책이었다. 

사고 싶지만 살 수 없던 책이 이미 샀던 책. 여기가 서점이다. 여기서 뛰어라. 


펴보니 앞의 글 하나는 읽었으며 별 시덥잖지만 뭐라고 노트도 달아두었다. 

여기 실린 나보코프 주제 글 읽으면서 그가 하는 얘기보다는 나도 나보코프 전작주의를 해야 하는데 

이미 있는 책들이 대여섯 권은 되겠지만 사야 할 책이 적지 않으므로 조기 실현은 어렵겠다고 

오로지 잡념으로 향했다. Pale Fire. 이거 없지. (있나?) 



검색했고 

없다 여겼던 그의 책들이 다른 서점들에서 구매되었음을 확인했다. 나보코프 다수 입고. 

참으로. 읽지도 않으면서 사들인. 소장만 전작주의. 


아니 그런데 정말 

소장만 전작주의 하는게 부끄럽긴 한데 

시간이, 시간이 없다. 책을 읽고 싶으며 사실 많이 읽고 있다. 안 읽는 게 아닌데 

시간이 없으므느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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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농장에도 출연했던 

천안 성호육묘장 사는 허스키 순복이. 





동영상에서 너무너무 귀여운 나머지 

가치의 재평가 일어남. 순복이 이전 세계의 가치들이 부서지며 사라진 세계를 알게 된다. 

순복이 이후 세계의 실현이 남은 전부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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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곰생각하는발 2019-05-16 19: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허숙희 씨 너무 예쁘네요.. ㅎㅎㅎ

몰리 2019-05-16 19:57   좋아요 0 | URL
아아 증말 늠 이쁩니다. 귀여워서 일이 손에 안 잡혀요. ㅜㅜ

syo 2019-05-16 22: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억......... ㅠㅠㅠㅠㅠㅠㅠㅜㅜ 으아아아아

몰리 2019-05-17 06:54   좋아요 0 | URL
진짜 이 세상이 초월도비니디다. 역사를 둘로 나누는 귀여움.

다락방 2019-05-17 11: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최강 귀요미네요 ㅎㅎ

몰리 2019-05-17 12:41   좋아요 0 | URL
천안 갈 일 없나 생각했어요. 아아아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