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망 이전의 샹그릴라
나기라 유 지음, 김선영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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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한 미래를 전부 리셋해준다면 소혹성이든 뭐든 떨어지면 좋겠다. 출구 없는 미래를 통째로 쾅 하고 단번에 전부 날려주면 좋겠다. 그렇게 이따금 울화통이 터지는 건 나뿐일까? 나 말고 다른 사람들은 빛나는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을까? 세상 어딘가에 나와 같은 마음을 가진 사람은 없을까?
p 46

무한하다고 여겼던 시간 속에서 주지 않았던 행복을, 세상 멸망 한 달을 앞두고 맛보게 해주는 신. 에나 유키는 '왜 이제서야' 라고 생각하지만, 지금이기 때문에 느끼고 깨달을 수 있는 것들도 있는 것이리라. 지구 멸망이 얼마 남지 않은 현재, 짝사랑하는 여자아이를 지키기 위해 난생 처음 용기를 낸 유키.

나는 세상이 멸망한다고 한다면, 마지막 순간에 무얼 하고 싶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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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도끼다 (10th 리미티드 블랙 에디션) - 특별 한정판
박웅현 지음 / 북하우스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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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초쯤 읽다가 덮어두었던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니나]. 그나마 기억하는 부분이 많아 읽는 시간이 더 즐거웠다. 어쩌면 그렇게도 꼼꼼 읽으셨는지. 내가 그저 글자로만, 무심코 지나쳤던 부분들에 의미를 부여하는 문장들을 읽으니 살짞 부끄럽다.

올해 나의 도끼가 되어준 책은 무엇이었을까. 내년 나의 도끼가 되어줄 책은 무엇일까. 내년을 하루 앞둔 지금, 만감이 교차하지만, 내년에는 좀 더 양질의 독서를 해보자!! 지금까지도 그랬던 것처럼 권수에는 의미를 두지 않고, 만나는 한권한권에서 재미와 보람을 느낄 수 있게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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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도끼다 (10th 리미티드 블랙 에디션) - 특별 한정판
박웅현 지음 / 북하우스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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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통해 판화가 이철수님에 대해 알게 되었습니다. 저자 박웅현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소개된 글들을 보니 당장 이철수님의 책을 사고 싶어졌어요.

사과가 떨어졌다
만유인력 때문이란다
때가 되었기 때문이지
p22

심금을 울린 글 중 하나입니다. 사과가 떨어진 것은 만유인력이라는 과학현상으로 밝혀낸 서양에 비해 '때가 되었다'는 동양적인 철학을 엿볼 수 있어요. 개인적인 감상이지만 서양의 시각에 비해 한층 더 정감 가고 머리와 마음을 때리는 철학적인 표현 아닌가요!! 이 외에도 소개된 글들이 전부 마음에 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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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도끼다 (10th 리미티드 블랙 에디션) - 특별 한정판
박웅현 지음 / 북하우스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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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여느 독서가들과 비교했을 때 독서량이 평균에 미치지 못할 겁니다......대신 저는 책을 깊이 읽는 편입니다. 한 문장 한 문장을 꼭꼭 눌러 읽습니다.
p 14

깊이 있는 책읽기라는 대목에서 순간 살짝 부끄러워졌다. 쏟아지는 책들을 이기지 못하고 대충대충 읽은 책들도 꽤 많았던 탓이다. 내년에는 어쩔 수 없이 읽을 수 있는 책들의 수가 적을 거라 예상되고, 그로 인해 아쉬움도 컸었는데 저자의 말을 들으니 어쩌면 보다 풍성하고 깊은 독서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기대도 된다. 어떤 책들이 그의 머리를 깨운 도끼였을까. 또 나의 도끼는 무엇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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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부자의 세상을 읽는 지혜 - 그들은 어떻게 부자가 되었나?
이준구.강호성 엮음 / 스타북스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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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그렇지만 학창시절에도 경제 분야에 약했던 저는, 역시나 역사 시간에도 관련 내용이 나오면 머리가 어지러웠습니다. 상업이니, 공업이니, 사실 역사는 용어 정리만 되도 반은 해결되는 건데, 그 때는 그저 무식하게(?) 외우느라 그걸 몰랐던 거죠!! 지금이야 그 때보다 이해의 폭이 넓어져서 공부할 때도 생각보다 어렵지는 않지만, 그래도 사람이 첫느낌이 오래 갈 때도 있는 거잖아유. 역사책을 좋아하지만 사알짝 한구석으로 밀어두었던 조선의 경제나 상도. 이번에는 좀 친해져볼까 싶어 읽기 시작한 책이 바로 [조선 부자의 세상을 읽는 지혜] 입니다. 

 

흔히 '부자'라고 하면 자린고비같은 향기가 풍기기 마련이라고 생각했는데, 처음으로 등장한 홍순언부터 타고난 부자는 아니었어요. 젊어서부터 통이 컸던 데다 의기가 있어서 남의 어려운 사정을 보면 손해가 되는 일도 서슴지 않았으나 장사 이문을 남기는 일에만 빗나가서 그를 못미덥게 여기는 사람도 많았다고 해요. 그런 그의 운명을 바꿔 놓는 일이 있었으니, 통역관으로 뽑혀 중국에 가서 천금의 돈으로 기생과의 하룻밤 놀이를 청한 것입니다!! 중국 사람들도 쉽사리 하지 못한다는 일에 대장부임을 내세우며 자신이 한 번 해보겠다고 나서다니, 아마 주위 사람들도 그를 어리석다 손가락질 했겠죠. 저라도 허풍쟁이라고 욕했을 것 같아요. 그러나 그는 기생의 기구한 사연을 들은 후 그녀의 손끝하나 건드리지 않은 채 2천냥이라는 거금을 서슴없이 내어 자리에서 일어섰다 합니다. 스치는 인연이라 생각했던 그 일이 복이 되어 돌아온 것은 십 수년이 흐른 뒤였습니다. 

 

아니, 그런데!! 그와 같은 일을 저지른 이가 또 있습니다!! 임치종 역시 만금을 내고 기생과 하룻밤을 지내기는 했어도 그녀의 몸에 손도 대지 않고 그냥 일어섰답니다. 그 일 역시 복이 되어 돌아와 후에 그는 큰 부자가 되죠. 하지만 그의 매력은 이게 끝이 아니었습니다. 아낄 때에는 한없이 아끼다가도 한번 마음이 통하면 1천금도 아까워하지 않고 던져줄 정도였다고 해요. 게다가 자신을 속이려는 사람의 마음도 꿰뚫어 볼 정도로 영리한 데다, 키우던 병아리를 솔개가 채가는 것을 보고 자신의 운이 다했다 생각해 재물을 나눠주는 장면에서는 감탄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저 아끼기만 해서는 부자가 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람이라고 할까요. 부자의 운도 운이지만 그 운조차도 사람에 의해 결정된다는 메시지를 들은 듯한 기분이었습니다. 

 

돈에도 귀천이 있는 것일까요. 5년이나 걸려 궁궐같은 집을 지었으나 '상인 주제에' 너무 거창한 집을 지은 나머지 '암행어사 출두'라는 한마디에 다 헐리고 말았던 임상옥. 제도와 신분에 눌린 세상에서 얼마나 억울했을지 짐작도 가지 않아요. 신분 차별 속에서 '부엉이 창고'라 불린 그의 창고가 슬픔으로 다가왔는데요, 드라마로도 제작되었던만큼 유명했던 거상인 임상옥에 대해 자세히 알아볼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이른 나이에 과부가 되었지만 부자가 된 뒤에도 선행을 잊지 않았던 백선행, 전재산을 학교 설립에 쓴 여장부 최송설당 등 여성 부자들에 대한 이야기도 실려 있어 반가웠어요. 특히 집안의 명예를 회복시키기 위해 그 시절 시집도 가지 않은 채 재산을 모으기로 결심한 최송설당의 노력은 눈물겹습니다. 하지만 제 마음 깊숙이 들어온 이는 따로 있었으니, 그는 바로 남강 이승훈입니다. 

 

그 유명한 정주 오산학교를 설립했을 뿐만 아니라 1919년 3.1운동에는 33인의 한 사람으로 옥고를 치렀던 분이에요. 1924년에는 <동아일보> 사장을 역임하기도 했던 그는 처음부터 독립운동가였던 것은 아닙니다. 이승훈은 구한말에 태어나 일찍 어머니를 여의고 열살이 되던 해에는 할머니와 아버지까지 여의면서 거친 세상에 형과 단둘이 남아 생존을 위협받았던 여린 소년이었습니다. 보부상으로 자리매김 한데다 유기공장까지 세웠지만 시련은 끊임없이 그를 찾아오죠. 그 와중에 안창호의 연설에 감동받아 독립 운동에 뛰어든 이승훈은, 자신의 육신을 오산학교의 생물표본으로 쓰라는 유언을 남기고 떠난 것으로 전해집니다. 

 

여기 실린 열두 명의 '조선 부자'들은 처한 환경이나 지니고 있는 사연은 달라도 공통점을 가지고 있어요. 그것은 바로 '신의'와 철저한 '자기 관리'입니다. 

 

세상을 살면서 원칙을 지키다 보면 손해를 보게 되는 일도 있고 고루하게 여겨지기도 한다. 그러나 긴 시간을 지나보면 철저하게 원칙을 지키는 경우가 오히려 크게 성공하는 밑거름이 되는 경우가 많다. 재산을 축적한 많은 사람들이 의외로 원칙을 철저히 지키고 실행한 사람들로서 가족과 함께 명예도 지키고 후세에 남는 철학으로 부의 진면목을 보여주고 있다. 

p356

 

12대를 거쳐 300년 동안이나 부를 이어온 '경주 최부자' 파트에 실린 대목입니다. 하지만 책을 읽다보면 이런 원칙에 관한 이야기가 비단 경주 최부자 집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남강 이승훈에게도 자신만의 세 가지 신조가 있었으니까요. 결국 부자가 되는 데에는 운도 따라야 하겠지만 한 사람으로서 갖춰야 할 덕목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열두 명의 조선 부자를 통해 바라본 조선의 역사. 일화 중심으로 쓰여 있어 이해하기 쉽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덕분에 저의 생활태도도 되돌아보며 반성하게 되었고요. 표지에 '상도'라는 문구가 있어 처음에는 조금 망설였지만, 읽기를 잘 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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