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공지영 지음 / 푸른숲 / 2005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낙엽이 거리에 가득하고 나뭇잎의 색깔도 형형색색이다.

이 가을에 읽기에는 그 쓸쓸함이 더 깊어지는 책이다.

영화를 보지 못해서 책으로 나마 이 가을을 느껴보고 싶어서 구입했다.

평소에도 눈물이 많아서 슬픈 내용의 책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지만, 왠지 한번 읽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때까지 책을 읽으면서 느꼈던 그 어떤 감정들보다도 내 생활에 어떤 작은 기쁨을 느낄 수 있었다.

먼저 살아있다는 기쁨과 건강하게 하루하루 행복을 느끼며 살아가고 있다는 행복감과 가족의 대한 사랑을 다시 생각해 보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죽음이라는 소재는 너무 슬프고 무서운 이야기 이지만, 나 자신의 소중함과 살아있다는 기쁨을 느낄 수 있는 자체가 또 하나의 행운이 아닐까?


네 번이나 자살을 시도했던 유정과 사형수 윤수의 만남은 차라리 아픔이었다.


자살을 하려다 다시 살아난 유정이 병원에서 고모에게 이야기하며 유정이 생각하는 부분에 이런 말이 있었다. 

 [창밖의 플라타너스 이파리들이 떨어져 내리고 있었다. 사람도 나무처럼 일 년에 한 번씩 죽음 같은 긴 잠을 자다가 깨어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깨어나 연둣빛 새 이파리와 분홍빛 꽃들을 피우며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면 좋을 것 같았다.]

유정의 삶에 힘들어함과 절실한 마음이 가슴을 파고든다.


처음 만남은 어색하고 힘들지만 서로에게 사랑을 느끼고 걱정해주는 유정과 윤수.

누군가에게 관심을 가지고, 다른 사람의 행복과 안녕을 기원해 줄 수 있다는 건 사람만이 할 수 있는 것이기에 세상은 조금 더 아름다울 수 있는 건 아닐까?


너무나 비참하고 살아있는 자체가 고통이 되는 사형수의 모습을 책을 통해서 알게 되었고, 그 많은 사람들의 아픔이 가슴 아프게 느껴진다.


윤수와 은수의 힘겨운 삶에서 가족의 소중함과 사랑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느꼈다.


유정의 고모인 수녀님의 모습에서 종교를 떠나서 타인을 위해 나 자신의 작은 행복을 헌신할 수 있는 용기와 정신에 박수를 보낸다.


이 책을 읽으면서 눈이 퉁퉁 부어오르도록 슬프고, 책장을 넘기는 것이 힘들었다.

윤수의 일기를 담은 블루노트는 또 한편의 소설을 같이 읽고 있는 것 같은 새로운 느낌이 들어서 좋았다.

그 부분이 더 슬펐지만, 오랜만에 나 자신의 생활을 돌아보며 지금의 행복을 감사하며 슬프지만 열심히 읽었다.

마지막 부분이 너무 슬퍼서 모두가 잠든 밤에 눈물을 흘렸다.

오랜만에 슬프지만 정말 좋은 책을 읽은 것 같다. 그래서 이 가을이 좋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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