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원주민
최규석 지음 / 창비 / 2008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최규석의 만화 "대한민국 원주민"은 한마디로 추억의 그림자같다.
그 옛날의 추억들이 그림자가 되어 고스란히 이 책속에 담겨져있으니 말이다.
이 책을 읽으니 참 오랜만에 어린시절의 추억이 생각난다.
그 때는 참 많이 힘들다고 생각했었는데, 이렇게 세월이 흐르고 나니 아련한 추억으로 남아있다.
지금 아주 젊은세대는 어떨지 모르지만 70년대를 살았던 저로서는 참 공감되는 부분이 많은것 같다.
경험이 없었던 부분도 있었지만, 읽는내내 참 마음이 따뜻해지는 책인것 같아서 좋았다.
지금처럼 이웃도 쉽게 믿지못하는 시대에서는 전혀 찾을수 없는 이웃의 따뜻함과 친구의 소중함을 함께 간직하며 지냈던 그 시절이 지금은 더 많이 그리워지는것은 가을이라는 계절 때문만은 아닐것이다.
먹을것이 생기면 함께 나눠먹었던 그 옛날의 인심이 지금은 서로의 부담으로 느껴지니 말이다.

옛날의 추억이 있기에 읽는내내 참 따뜻하다고 느끼는 책이다.
동생의 학원비를 위해 자신은 변변한 화장품 하나 사지 않고 아끼는 누나의 모습, 자식만을 위해 늘 희생하는 어머니의 모습, 자신이 옳지않다고 생각되는 일에는 자존심을 지키는 동생의 모습과 서로을 위해 서로 조금씩 양보하며 가족을 아끼는 마음들은 이기주의가 심한 요즘에는 쉽게 찾아수 없는 우리의 가족의 진정한 모습이 아닐까 생각된다.
이 책에는 가족의 따뜻함이 함께 살아있어서 더 좋았다. 

특히, 큰아들을 위해 깔비(솔잎 낙엽)을 준비한 어머니는 버스를 타지못해서 지나가던 트럭을 우연히 타게된다.
차비도 주지못해 미안한 마음만 가득한 어머니는 목적지에서 내린뒤에 그 트럭이 보이지 않을때까지 그 자리에서서 두손을 모아 비는 장면이 있었다.
그 부분을 읽을 때, 얼마나 마음이 짠~ 했는지~ 흐흐흐 (울음)
차가 멀어지고,
시야에서 사라진 뒤에도
한참이나 엄마는
그 자리에 서서 빌었더란다.
늘무사하라고.
저리 착한사람 행복하게
잘 살게 해달라고
몇번을 빌었는지 모른단다.  ---47쪽---

그리고, 형의 시상식 참석을 위해 난생처음 서울로 가신 부모님. 하루 잠자리를 신세지러간 고모집에 가면서 사갔던 "식빵" 이야기에 한 참을 웃었다.
그래 동네 점빵에 가서 "저... 식빵 주이소." 했더마는...
뭐 크다큰 비료푸대 같은 데
똑 보로꾸(시멘트 블록)겉이 생긴기
질따람 하니 들어 있는 기라.암만 봐도 이기 아인갑다... 싶어도
주인이 기라 카니 사긴샀는데 이거를 우찌 내놓을꼬 걱정을 했어.
그래도 갖다준께네 아아들이 좋다꼬 들고 가서는
뭐 뻘건 거를 발라서 잘 묵더라꼬. 희한하데.....   ---139쪽---

지금은 흔한게 식빵이지만 그 때는 이 빵 하나도 참 먹기 힘들었었다. ㅎㅎㅎ
이 만화는 그림도 좋지만 그 내용이 사람의 마음을 울리고, 웃기는 매력이 있는 책인것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