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원의 별 푸른도서관 16
강숙인 지음 / 푸른책들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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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원의 별” 같은 사람을 만난 다는 것이 정말 가슴 떨리는 일이지 않을까?

처음 제목을 들었을 때는 어떤 뜻이 담긴 제목인지 참 궁금했었다.

책을 다 읽고 나니, 아~ 그런 뜻 이었구나!

개인적으로 사극에는 별로 관심이 없었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이 이야기를 드라마나 영화로 만들면 참 환상적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멸망한 한 나라의 마지막 왕자라는 자리는 참 슬프고도 견디기 힘든 자리가 아닐까 생각된다. 자신의 부모가 아닌 충직한 신하의 진심어린 사랑으로 자라나는 왕자는 어떠한 역경이 있더라도 결코 물러나지 않는 의지 강한 왕자로 자란다.

벗의 안녕을 위해서 자신을 희생하기도 하고, 때로는 사랑하는 여인과의 이루어 질 수 없는 사랑에 마음 아파하고, 자신을 길러준 아버지의 정성에 보답 할 줄도 아는 왕자이다.


새부가 주역을 공부하면서 생각하는 장면이 있었다.

 -산 아래 못이 있는 것이 손(損) 괘(卦)의 상(象)이다.

 산 아래 있는 못은 제 물을 덜어 산의 나무들을 기른다. 뿐만 아니라 목마른 산짐승에게도 물을 나누어 준다. 제 것을 덜어 남을 이롭게 하지만 그것이 자신에게는 손실이 되는 까닭에 괘의 이름을 ‘손’이라고 아버지가 설명해 주었다.

 “내 것을 덜어 내니 얼핏 생각하면 손해인 것 같지만 그것은 덕을 쌓는 일이다. 덕을 쌓는 이에게는 반드시 복이 오는 법이니, 내 것을 덜어 주는 일이 어찌 꼭 손실이라고만 하겠느냐.” 남에게 베풀 줄 아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내 생각과 너무도 잘 맞는 구절이다.


새부를 참 많이도 괴롭히던 무경이를 우연히 맞주치고 기분이 좋지 않은 새부에게 아버지가 말한다. “새부야, 사람이 살다 보면 말이다. 참고 견디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때가 더러 있는 법이다. 글공부를 하고 무예 수련을 해서 몸과 마음의 힘을 기르는 것도, 결국 그런 힘들고 고통스러운 때 거뜬하게 어려움을 견디기 위해서인지도 모르겠구나.” 라는 구절이 있었다. 우리의 아이들도 자신이 어려움에 처했을 때 그 힘든 일을 해결해 갈 수 있는 힘을 공부든 아니면 다른 무엇이든 자신의 능력만큼 갖추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 본다.

어쩌면 엄마의 욕심인지도 모르겠지만, 아이들에게 희망을 가져 보고 싶다.


무경이의 음모로 관아에 끌려온 새부와 아버지를 진장과 다복이가 구해주는 장면이 있었다.

어릴 적, 무경이가 어려움을 겪을 때 새부가 자신을 희생하면서 다복이를 구해준 후로 다복이는 새부을 대장으로 대하며 목숨도 버릴 수 있다고 말했었다. 그런 다복이의 다짐이 진심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후회 같은 건 안 합니다. 어르신과 새부를 구할 수만 있다면 제 목숨도 버릴 수 있습니다.” “새부는 제 대장입니다. 대장이 위험에 빠졌는데 당연히 목숨 바쳐 구해야지요. 제가 위험에 빠져도 새부는 반드시 절 구해 줄 겁니다.” 라고 말하는 부분이 있다. 요즘처럼 인정이 메마른 시대에 이렇게 친구를 위해서 어려움을 겪더라도 기꺼이 우정을 지키는 친구가 있을까? 목숨을 버리는 경우는 없겠지만, 최소한 친구들 간에 믿음과

진심으로 청소년 시절을 지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


고려에서 신라의 마지막 왕자로 살기가 결코 쉽지만은 않은 새부는 결국 멸망한 발해의 땅으로 떠나게 된다. 그곳에서 사랑하는 여인 아린을 만나게 되고, 많은 어려움을 겪게 된다.

하지만 사랑하는 사람들이 곁에 있기에 어떠한 어려움도 견뎌낼 수 있지 않았을까?

아린이 무당에게 들었다는 노래가 기억에 오래 남는다.

 초원의 별 같은 사내

 한 나라의 시조로다.

 귀하구나 처녀야

 한 나라의 시조모일세.


자신의 잃어버린 나라 ‘신라’를 다시 일으켜 세울 수 없음에 마음 아파하는 한 나라의 마지막 왕자의 슬픔이 느껴 질 때는 참 슬픈 생각이 들었다.

결국은 요나라의 극심한 수탈에 견디가 못한 여진족이 민족의 자존과 생존을 위해 떨치고 일어나면서 송화강 일대의 부락들이 연맹을 맺고, 여진 부락 전체를 하나의 여진, 완안 여진으로 통일해서 완안부를 세운 ‘초원의 별’ 신라의 마지막 왕자 새부.

그가 한 나라의 왕이 되기까지의 과정이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이 책을 읽으면서 주인공과 함께 아파하고, 슬퍼하고, 기뻐하며 참 흥미롭고 재미있게 읽었다. 역사소설이면서 성장소설인 이 책은 요즘에 보기 힘든 그 무엇인가를 주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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뽀송이 2007-01-06 14: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이 참~ 멋지죠!!
이 책 이외에도 강숙인 작가의 다른 작품도 너무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