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이 따뜻해 지는 동시집

방귀 한 방 ㅣ 작은도서관 25
이옥근 외 지음, 성영란.조경주 그림 / 푸른책들 / 2006년 11월

푸른문학상 ‘새로운 시인상’을 수상한 작가들의 신선한 동시들이 담겨있다.
지금까지 많이 보아왔던 시들과는 느낌이 참 많이 다르다.
학창시절에는 시도 많이 읽고 외우기도 했었는데, 그 시절이 문들 떠오른다.
우리의 아이들도 동시 한 편을 읽고도 많은 생각을 끄집어 낼 수 있는 감성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본다.

이옥근작가의 시에는 옛날의 추억도 생각나고, 무언가 가슴에 와 닿는 포근함을 가져다주는 것 같다.
[무밭에서]에서는 시를 읽고 있는 나 자신도 함께 무을 힘껏 당기게 된다. 무를 뽑아든 소년의 모습이 정말 만족스러워 보인다.
[공부시간]을 읽으니 마치 바람과 함께 아이의 교실을 보고 있는 착각이 든다.
[내 몸에 벌레 한 마리 산다]처럼 혹시, 나의 몸에도 그런 벌레가 살고 있는 건 아닌지 반성 하게 된다.
[에헴, 오늘은 내가 선생님이다]에서처럼 나도 그 때는 선생님이 되고 싶었었다. 꼭! 장래희망이 아니라도 선망의 대상인 선생님처럼 텅 빈 교실에서 누구나 한 번쯤은 했던 행동이 아니었을까 생각된다.

유은경작가의 시에는 가족 간의 사랑에 대한 내용이 많은 것 같다.
[나무한테 맞은 날]에서 탁! 소나무가 맞받아친 그 돌멩이/ 꽁! 내 이마를 쥐어박았습니다./
정신 번쩍 났습니다./ 라는 부분에서 정말 정신이 확 드네요. 너무 아플 것 같아요.

조향미작가의 시에는 전원생활과 감성을 자극하는 시들이 많이 있다.
[착한 아이 그만하면 안 되나요?] 나는 착한 아이,/ 나는 언제나 착한 아이,/ 하고 싶은 일이 있어도 참아야만 하는 착한아이./ 그런 착한 아이 언제까지 해야 할까?/ 이제는 착한 아이 그만하고 싶은데/ 라는 부분처럼 나 자신도 아이들에게 이런 말을 자주 하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아이도 참 많이 속상 할 것 같다. 앞으로는 그런 마음을 이해해 줄 수 있을 것 같다.
[당연한 줄 알았지]를 읽으니 자신이 가진 것이 얼마나 소중하고 행복한 것인지 잊고 살아가는 것은 아닐까? 정말 우리들이 어쩌면 가장 중요한 것을 잊고 있는 것은 아닐까? 생각하게 된다.

이정림작가의 시[신발장을 보면 우리 집이 보인다]에서는 가족 간의 서로를 위해주고 걱정해 주는 따뜻한 마음이 가득 느껴져서 나의 마음도 같이 참 따뜻해진다.

책장을 덮으면서 다시 한 번 읽어보고 싶은 시들이 참 많은 행복한 동시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