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원한 집에만 있고 싶지만

내 인생에 읽을 책들이 무지무지 많기 때문에

찬물로 냉수마찰하고 길을 나섰다.

언제나 같은..도서관 가는길.

주택가에 있는 나무와 꽃들이 풍성하게 있고, 하늘은 새파랗고 (내일부터 비 무지 온다는데..),

땅은......땅은 온 몸이 후끈거릴 정도로 뜨겁다.

나름 하얗다고 자부하는 피부는 벌겋게 익어가고...이 기회에 얼굴도 소독시켰다.

덕분에 도서관에 도착하니 땅이 송글송글.

에어컨을 사용하지 않는 도서관.           우~                            우~

3개의 선풍기만 연신 뱅뱅 거린다.

20대의 누구나 그렇게 생각하겠지만,

벗어나고 싶었던 고등학교의 생활이 차차 그리워진다.

그리고 나이를 먹을수록 그리움의 강도는 심해진다.

고등학교때 2002월드컵경기 학교에서 안보여준다고 했을 때 우리 애들은

단체로 점심시간에 탈출을 감행했다. 비가 와서 흠뻑 젖어 뛰는 그 자유.

운동장에서 교문을 빠져나가는 아이들을 보며 '제발돌아와~' .... '너희들 퇴학이야!'

애원과 협박을 동시에 하는 학주쌤.

그래도 자유가 고파기에 비를 맞고 버스정류장에까지 갔지만는..

............................ㅡ.ㅡ 애들이 없었다....................배신을 때리고 학주품에 돌아간 아이들.

결국 정말 퇴학시킬까봐 (순진했던 나) 나도 학주품에 다시 돌아가 비 맞으면서 열나게 맞았다. ㅜ.ㅜ

결론은 그날 집으로 일찍 귀가시켜줘서 월드컵경기를 볼 수 있었던..

그렇게 고등학교 교문을 나가고 싶어서 자유를 부르짖었던 내가

왜 갈 수록 고등학교시절이 그리워지는 것일까?

참 알 수 없는 일이다.

'사립학교아이들' 는 첨에는 눈길조차 주지 않았던 책이다.

순정만화풍에 표지와 내용을 알 수 있는 단순한 제목, 그리고 실~한 두께.

고등학교시절을 그리워하는 나를 위해 선택했다.

(아마, 고등학교 안에 갇혀있는 지금 아이들은 이 책을 절대 보지 않겠지?)

이 책 뭐야?

제목도, 표지도 필~이 전혀 안 온다.

나온지도 꽤 됐고..(1993년 출간!  13년이 넘었다)그냥 안 읽고 지나가도 된다.

하지만 이 책을 극찬하는 사람은 왜 그리 많을까?

(신영복선생님이 감수를 했다나 어쩄다나)

많이 팔리지도 않았는데 말이다.

왜 그런지 궁금해서 읽어본다.

'봐라 달이 뒤를 쫓는다'

마루야마 겐지가 자기의 작품 중에 가장 최고로 친다는 소설이다.

페이지도 아주 튼실하다.

오토바이가 주인공이란다.

구미가 엄청 떙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요즘, 여행기들이 풍성하게 쏟아져 나와 행복하다.

올해는 여행기들이 가지고 있는 개성이 너무나 다양해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골라보는 재미를 쏠쏠하게 해준다.

앉아서 여러군데를 여행하는 기분!

그것은 책을 통해서 가능한 하나의 판타지다.

성석제의 '소풍'은 여행기가 아닌 산문집으로 분류되어 있다.

하지만 나는 여행기로 본다.

식당을 찾아가서 맛을 보는 것도 하나의 여행이지 않는가.

오랜만에 성석제의 글을 만나는 감격도 무시할 수 없다.

맛깔나는 글을 조근조근 씹어먹는 맛있는 여행기.

자유로운 말투와 (꼭 친구한테 이야기 해주는 말투)

송경아의 캐릭터가 등장하는 일러스트가 유쾌하고 재밌다.

그야말로 패션모델 '송경아' 가 뉴욕에서 좌충우돌하는 이야기.

여자들이 읽기에 귀엽고 이쁜 여행기.

초보배낭여행자의 이야기.

그야말로 노플랜으로 하는 여행.

그 헤프닝을 구경하는 우리들은 즐겁고, 여행초보자들은 뭔가

배울 수 있지 않을까?

낯선 '알제리' 를 여행한다.

사진도 딱딱해 보이고 글도 딱딱해 보이지만

겉으로 봐서는 모르는 일이다.

섭취하면 좋은 영양분이 될지 읽어보기전에는 알 수 없다.

나는 왜 알제리라고 하면 빨간색의 앵두가 생각나는 것일까? (어릴적부터 계속 가져온 생각이다)

이 책도 여행기로 분류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마찬가지로 작가의 방이나 서재를 구경하는 것도 여행이지 싶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은 딴 사람의 서재나 보유하고 있는 책에 무척이나

궁금하고 관심있어 한다.

어느 집에 놀러갔는데 책장이 있고, 그 책장에 책이 가~득 진열되어 있다면 그것만큼

가슴 두근거리는 일이 있을까.

그것도 내가 좋아하는 작가의  서재와 책장이라면?

아~생각만 해도 탐험하고 싶어 몸과 눈이 근질근질하다.

자전거 여행을 나름대로 많이 접해 봤다.

그리고 어느 여행보다 자전거 여행이 가진 매력을 좋아한다.

차를 타고 여행하는 것은 질색이다. (도보여행도 좋다)

이번 자전거 여행 장소는 '아메리카'다.

너무나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곳.

하지만 자전거 여행이기 때문에 무심코 지나간 많은 것들이 눈에 보일 거다.

그래서 너무나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장소가 너무 생소하고 탐험할 곳임을 깨달게 된다.

"<나를 부르는 숲>의 번역자다운 유머러스한 문장이 빛을 발한다."

이 말에 더 읽고 싶어지는군.

커피보다 녹차를 좋아하는 나에게 애들은

"커피맛도 모르면서 어떻게 사노?" 하는 말을 종종한다.

커피맛은 모르지만 그애들이 모르는 녹차맛은 알기 때문에 발끈하지

않는다.

차=절 이라고 생각될 만큼 茶 라는 말을 들으면 자연히 자연속의 사찰이 떠오른다.

풍경소리가 잔잔히 들리는 기분좋은 고요함과 향냄새..자연속에서 불어오는 싱그러운 바람.

그리고 정성껏 달여낸 차 한잔.

그 기분을 고스란히 표현해낸 사진이 실려있기 때문에 더욱 좋은 책이다.

'서재결혼시키기' 를 최근에 읽었는데 그 책에

현장독서만큼 좋은 것은 없다라고 나와있다.

그 작품속의 장소에 직접가서 읽는 맛!

그 맛이 어떨지 짐작이 가기에 더욱 공감가는 말이다.

이 책은 그것을 조금이라도 실현가능하게 하는 책이다.

우리나라 안의 문학작품 속 장소를 찾아가는 여행기.

한 손에는 해당 책을 가지고 가는 여행기.

그리고 그 장소에 도착했을 때 읽는 느낌.  감개무량이다.

점점 예전의 장소가 사라지는 우리나라이기 때문에 얼른 실현해야하는 다급한 여행기이기도 하다.

나는 사찰을 찾아갈 때마다 생각할 때마다 그렇게 기분이 좋을 수가 없다.

몸이 무력해질 때 그곳을 떠올리면 자연스레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그것은 자연 속에 있고, 고요하고, 마음의 편안을 주는 그 분들이 있기

때문일 거다.

이 책은 표지부터 눈이 확 끌렸다.

그 안의 사진 또한 눈이 한참 머물도록 만들어준다.

일종의 단상을 엮은 사진집이라고 할 수 있다.

먼 곳이 아닌 우리 동네를 산책하는 기분으로..

그 기분을 싫어하는 사람이 있을까?

 

 

 

 

 

 

 

 

 

 

 

 

 

 

 

 

 

 

 

 

 

 

 

 

 

 

 

 

 

 

 

 

 

 

 

 

 

 

 

 


댓글(1)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DJ뽀스 2006-06-09 23: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신간이 많네요. 알라딘 돌아다니면서 찜해뒀던 책들인데, 도서관에 입고되려면 시간이 좀 걸리겠네요. 하긴 제가 책 읽는 속도로 보자면 신간들이 구간이 되어서야 겨우 읽을 수 있겠지만요 ^^:
앞으로도 자주, 많은 양서들 추천해 주세요!
 

요즘 다독을 도전 하려고 했더니, 무리가 왔다.

(다 못 보고 갖다 주는 안타까운 상황이 변변히 연출)

그래서 꼼꼼히 정독하기로 바꿨다.

책이랑 마주하는 시간을 늘리기로 한 것이다.

따라서 권수를 작게 잡기로 했다.

요번 주는 몸이 안 좋은 관계로 도서관에 못 갔다.

오라비가 툴툴거리며 빌려준 책 두권으로 만족하기로 한다.

상편만 우선...

몇 페이지 읽었는데 벌써부터 입에 착착 감겨오는 글솜씨.

 

 

전부터 빌려봐야지~빌려봐야지~ 말만 남발했던 책이다.

정독으로 꼼꼼히 씹고 느껴야 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만화책을 그만 사라는 말에, 한동안 침울하게 자숙을 한달 넘게 했다.

그러다 오늘 또 구입.

아빠한테 욕먹어도 어찌 할 수 없는 일이다.  이 욕망을 어쩌리~

 

 

 

 

파이브스타스토리 1-7

일명 FSS라고 통칭되는 이 만화책은 소위 '대작'이라고 일컫어지는 만화다.

대작에 따라 붙는, 정말 느리게 발간되는 습성도 가지고 있다.

오래전부터 나온 것이기 때문에 나는 이 대작을 알지 못하고 살았다.

그러다 우연히 여러 검색 속에 포착 된 이것.

처음 깨달은 것은 '로봇이 나온다?' 였다.  여기부터 나한테 점수를 깎였다.

나는 로봇 나오는 그런 물을 좋아하지 않는다.

하지만 열광적인 추천을 어찌 마다할리.

나하고 안 맞는 대작인지. 아니면 내 뒷통수를 후려치고도 남을 대작인지...얼릉 읽어보는 수 밖에.

그리고 이 책은 한번보고 절대 이해를 못한단다.

대여점에서 한 번 빌려보는 것으로는 부족해서 사게 만드는 힘을 가진 만화책.

그것처럼 무서운 만화책이 또 있을까.

우아하고 야만스러운 그녀들 1-2

이런 류의 제목을 좋아한다. (제목을 너무 잘 짓었다)

뭔가 있어보이는 제목말이다.

표지도 넘 맘에 드고..

'러버즈'로 알게 된..또 이전의 작품도 봤던, 매우 친숙한 만화가이다.

사랑받는 체질, 777 (단편)

고토우 마츠는 처음 들어보는 만화가에다가 그림체도 모른다.

실험정신에서 골랐다.

우리나라에서 총 4개의 단편만 우선 소개됐다.

내가 선택한 것은 첫번째 단편과 세번째 단편인데 표지가 맘에 들어서 선택했다.

'프렌치 빈즈 초콜릿' 이랑 '쌍둥이 놀이' 는 제목과 표지에서 필~이 안 오기에 우선 무시.

만약에  이 두권이 더 내용이 좋으면 어쩌지...으~

귀엽다고 말해줘 (단편)

표지가 맘에 들었다. 요번에는 첫 느낌으로 고른 만화책 뿐이구나.

첫 느낌만큼 맘에 든 만화였으면..

'선배과 그녀' 도 표지가 맘에 들던데.

S.A (스페셜 에이) 1

우선 1권만..

 

 

 

옆에 두권는 내돈 주고 사지 않았지만

어쨌든 내 손아귀에 들어온 것.

'이즈미 카네요시 걸작선' 이라고 되어 있던데,

걸작이라는 단어를 쓰니까 더 불안하다.

총 15권 도착!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원더랜드 여행기 - Izaka의 쿠바 자전거 일주
이창수 지음 / 시공사 / 2006년 2월
평점 :
품절


칼 구스타프 융 왈!  "인간은 욕망을 죽임으로써 부분적 자살을 자행한다"

이창수 왈!  "콤플렉스 소멸을 위한 부분적 자살을 자행하기 위해 나는 자전거 여행을 떠난다"

나는 이창수의 '부분적 자살' 이 더 좋다.

미저리처럼 달라붙어 있는 나의 일부, '콤플렉스'를 자살시키는 것.

그것만큼 기분좋은 일이 있을까?

.

여행기의 강점 중 하나가 관심도 없고 알지도 못하는 나라를 체험하게 해준다는 거다.

나는 또 하나의 맘에 드는 여행기를 만남므로써 '쿠바'를 체험한다.

.

쿠바!  체 게바라가 생각나고, 사회주의 국가니까 북한도 동시에 생각나고, 그리고 혁명이 생각난다.

거기에 플러스로 음식 맛 없고, 사진을 찍으려고 하면 모든 사람이 순간 차렷자세를 취하는 듯 멈추는 곳,

즐기는 곳에 쿠바인들은 없고 관광객들만 즐비한 곳, 침울한 표정의 쿠바인들...

그러나 한없이 다정다감한 사람들이란 것을 책을 통해 알았다.

.

이창수는 "건망증도 심하고, 말도 더듬습니다. 얼굴도 못 생겼는데 성격까지 안 좋아요.

                   저도 꽤 멋진 존재가 되고 싶습니다."

라고 하지만 언제나 그 날의 단상을 쓰는 그에게 건망증은 무의미하고,

몇개의 외국어를 하고 사람들과 친화력이 높고 때론 대담하기도 한 그의 말 더듬이는 오히려 매력이지

않을까.

얼굴이 못생겼다고 몇번이나 말하는데, 꽃미남은 아니더라도 결코 못생기지 않았다.

(나의 관점으로는...그리고 여자친구도 있잖아~)

이 책을 읽고 '이창수의 생각과 방식이 맘에 들어 대화도 잘 통할 것 같고 친구 삼고 싶다' 라고 생각

한 거 보면 성격이 안 좋다라는 것은 믿을 수가 없다.

성격이 진짜 안 좋은 사람은 자기가 성격 나쁘다라고 말 안 하지 않는가.

내가 볼 때 이창수는 충분히 그것도 꽤~나 멋진 존재다.

.

"내가 자전거를 타는 이유는, 남들이 여행에서 놓치고 지나가는 부분을 경험하기 위해서다.

마치 영화의 삭제된 장면들처럼, 그 쪽이 훨씬 더 자극적이기 때문이다."

나보다 3살 더 많을 뿐인데 벌써 자전거 여행을 몇 군데 걸친 베터랑급이고, 자기 생각이 뚜렷하다.

20대를 그렇게 바쁘게 보내고 ,  부분적 자살를 하러 가는 그가 샘난다.

kbs월드넷이랑 동행하기도 한 그는 PD랑 티격태격하기도 하면서 방송촬영 때문에

자기의 목적인 자전거 여행을 소홀히 할 수 없다고 외치기도 한다.

나는 이 책을 다 읽고, 월드넷 홈페이지에 들어가 4부에 걸친 그의 방송을 보았다.

책을 읽고 방송을 보니 얼마나 재미있는지.. 궁금하던 이창수의 목소리와 PD의 방송을 위한

조성된 장면도 볼 수 있다.  조성된 장면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아는 나는 크큭 배꼽을 잡았다.

(넘어지는 장면을 못 찍은 PD분의 안타까움, 그리고 팔을 옆으로 벌리고 자전거 타기 등등..)

그의 싸이월드 홈피에서는 책에 다 싣지 못한 쿠바의 사진도 볼 수 있다.

(율리아 이쁘잖어!!)

.

글의 매력때문에 (상상력도 뛰어나고) 유쾌한 간접여행을 하면서 쿠바에 대해서

생각하게 되었다.

아~ 오늘 날씨 너무 좋다.

우리 집 둥지의 제비새끼들도 포동포동 살이 찌고 똥도 푸지게 싸는 계절이다.

부분적 자살하러 가기에 너무 좋은 날 아닌가. ^^

 

 

 

 

 

 

 

 

 

 

 

 

 

 


댓글(1)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DJ뽀스 2006-06-08 14: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 재미있죠? 20대초반에 읽으면 공감만땅일꺼 같아요.
뭐 전 30대 초반에 읽어지만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