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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더랜드 여행기 - Izaka의 쿠바 자전거 일주
이창수 지음 / 시공사 / 2006년 2월
평점 :
품절
칼 구스타프 융 왈! "인간은 욕망을 죽임으로써 부분적 자살을 자행한다"
이창수 왈! "콤플렉스 소멸을 위한 부분적 자살을 자행하기 위해 나는 자전거 여행을 떠난다"
나는 이창수의 '부분적 자살' 이 더 좋다.
미저리처럼 달라붙어 있는 나의 일부, '콤플렉스'를 자살시키는 것.
그것만큼 기분좋은 일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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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의 강점 중 하나가 관심도 없고 알지도 못하는 나라를 체험하게 해준다는 거다.
나는 또 하나의 맘에 드는 여행기를 만남므로써 '쿠바'를 체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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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 체 게바라가 생각나고, 사회주의 국가니까 북한도 동시에 생각나고, 그리고 혁명이 생각난다.
거기에 플러스로 음식 맛 없고, 사진을 찍으려고 하면 모든 사람이 순간 차렷자세를 취하는 듯 멈추는 곳,
즐기는 곳에 쿠바인들은 없고 관광객들만 즐비한 곳, 침울한 표정의 쿠바인들...
그러나 한없이 다정다감한 사람들이란 것을 책을 통해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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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수는 "건망증도 심하고, 말도 더듬습니다. 얼굴도 못 생겼는데 성격까지 안 좋아요.
저도 꽤 멋진 존재가 되고 싶습니다."
라고 하지만 언제나 그 날의 단상을 쓰는 그에게 건망증은 무의미하고,
몇개의 외국어를 하고 사람들과 친화력이 높고 때론 대담하기도 한 그의 말 더듬이는 오히려 매력이지
않을까.
얼굴이 못생겼다고 몇번이나 말하는데, 꽃미남은 아니더라도 결코 못생기지 않았다.
(나의 관점으로는...그리고 여자친구도 있잖아~)
이 책을 읽고 '이창수의 생각과 방식이 맘에 들어 대화도 잘 통할 것 같고 친구 삼고 싶다' 라고 생각
한 거 보면 성격이 안 좋다라는 것은 믿을 수가 없다.
성격이 진짜 안 좋은 사람은 자기가 성격 나쁘다라고 말 안 하지 않는가.
내가 볼 때 이창수는 충분히 그것도 꽤~나 멋진 존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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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자전거를 타는 이유는, 남들이 여행에서 놓치고 지나가는 부분을 경험하기 위해서다.
마치 영화의 삭제된 장면들처럼, 그 쪽이 훨씬 더 자극적이기 때문이다."
나보다 3살 더 많을 뿐인데 벌써 자전거 여행을 몇 군데 걸친 베터랑급이고, 자기 생각이 뚜렷하다.
20대를 그렇게 바쁘게 보내고 , 부분적 자살를 하러 가는 그가 샘난다.
kbs월드넷이랑 동행하기도 한 그는 PD랑 티격태격하기도 하면서 방송촬영 때문에
자기의 목적인 자전거 여행을 소홀히 할 수 없다고 외치기도 한다.
나는 이 책을 다 읽고, 월드넷 홈페이지에 들어가 4부에 걸친 그의 방송을 보았다.
책을 읽고 방송을 보니 얼마나 재미있는지.. 궁금하던 이창수의 목소리와 PD의 방송을 위한
조성된 장면도 볼 수 있다. 조성된 장면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아는 나는 크큭 배꼽을 잡았다.
(넘어지는 장면을 못 찍은 PD분의 안타까움, 그리고 팔을 옆으로 벌리고 자전거 타기 등등..)
그의 싸이월드 홈피에서는 책에 다 싣지 못한 쿠바의 사진도 볼 수 있다.
(율리아 이쁘잖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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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의 매력때문에 (상상력도 뛰어나고) 유쾌한 간접여행을 하면서 쿠바에 대해서
생각하게 되었다.
아~ 오늘 날씨 너무 좋다.
우리 집 둥지의 제비새끼들도 포동포동 살이 찌고 똥도 푸지게 싸는 계절이다.
부분적 자살하러 가기에 너무 좋은 날 아닌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