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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미터 ㅣ 새로고침 (책콩 청소년)
요코야마 케이 지음, 김지연 옮김 / 책과콩나무 / 2011년 4월
평점 :
"하루, 일어나! 오늘부터 새 학기 시작이잖아. 이러다 입학식에 늦겠다!"
엄마의 격앙된 목소리에 눈을 떴다.
"모처럼 엄마 아빠가 휴가까지 냈는데......빨리 준비해!"
'도대체 고등학교 입학식에 따라오는 부모가 어디 있어? 심지어 부부 동반이라니.'
봄방학 내내 느슨하게 지내온 터라 계속 이불 속에서 꾸물거렸다.
"너를 받아 주는 학교는 잘 없으니까 알아서 해."
엄마는 투덜거리면서 계단을 내려갔다.
'무슨 소리! 난 정식으로 시험 치고 합격했다고! 아, 피곤해. 입학식 따위 안 가면 안 되나.'(7~8쪽)
극성인 할머니와 할아버지. 그리고 엄마와 아빠가 살고있는 하루네 가족. 할아버지나 아빠나 데릴사위로 들어온 경우라 그런지 여자들의 파워가 쎄다. 엄마와 외할머니는 항상 티걱태걱하며 지낸다. 그리고 조용한 할아버지와 아빠. 그런 가족들 틈에 살고있는 하루. 하루는 고등학교에 다니기 시작하면서 예전에 알던 신을 만나게 된다. 가는길이 같다보니 자연스럽게 아침이면 만나고 집에 오늘길도 같이 오게 된다. 그런데 항상 옆에서 걷는 것이 아니라 2미터를 유지하며 신은 뒤따라 온다.
너무나도 어른스럽고 아는것도 많은 신. 그런 신이 하루는 귀찮기만 하다. 하루가 앞서 가면 하루를 뒤쫓아가면서 이게 맞니 틀리니 잔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책을 읽다보니 이런...이러면 짜증스럽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책을 거의 다 읽어갈 즈음에 생각해보니 나역시 그런 친구가 있었다.
난 썩 공부를 잘하는 편이 아니었는데 그 아이는 공부도 잘하고 야무진 아이였다. 그런데 그 아이가 워낙 드세다보니 난 그 아이를 다니는게 그닥 즐겁지만은 않았던 듯하다. 하지만 그 아이와 내가 버스를 타고 학교에 오가는 길이 같다보니 자연스레 그 아이와 친하게 지내게 되었다. 약간은 신의 위치에 있던듯한 그 아이와 신처럼 그저 귀찮기만 했다기보다는 그닥 편하지만은 않았던 친구였다.
얼마전에는 중학교에 다니는 아이 학교에 갔다가 그 친구를 만나게 되었다. 그친구의 아들아이도 우리 아이와 같은 학교에 다니고 있었던것. 하지만 그 아이와 워낙 편한 관계가 아니었기 때문에 그걸로 끝이었다. 그에 반해 이 책속의 신과 하루는 서로가 자연스럽게 친구가 괴가는 과정이 흐믓하게 그려진다. 하루 가족의 따뜻한 모습이 참 보기좋았다.
그런 하루네 가족을 부러워할만큼 가정환경이 편안하지 않은 신. 급기야 가정형편으로 학교를 그만둔 신. 그런 신에게 연락을 받고 좋은 시간을 보내고 신을 초대해 맛난 음식을 준비한 따뜻한 하루네 가족이 일반적으로는 말도 안되!! 싶겠지만 그래도 보기 좋았다. 나나 대부분의 사람들이 할수없는 따뜻한 모습을 이야기속에서나마 만날수 있게 되어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