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이 가득 창비아동문고 248
오까 슈우조오 지음, 노석미 그림, 고향옥 옮김 / 창비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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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까 슈우조오는 워낙 유명한 작가라 더 이상 말이 필요없다. 장애가 있는 아이들을 다룬 동화를 많이 써온 작가답게 이번 책도 장애를 가지고 있거나 사회적인 편견을 다루고 있다. 네 개의 중편하나와 단편 세 편이 들어있다. 첫번째 이야기 [거짓말이 가득]은 그야말로 거짓말이 가득하다. 그런데 거짓말에도 하얀 거짓말과 검은 거짓말? 이 있다고 하지 않던가. 남을 배려하는 예쁘지 않지만 예쁘다고 기분좋게 해주는 거짓말이라든가, 다른 사람들을 곤란하게 만들때 쓰는 검은 거짓말.

 

학교에 갈 준비를 마치고 거실로 나가자 엄마가 나를 째려보았다.

 "류우, 너 이틀 내리 지각했다면서?"

 "아, 안 했어. 지각 같은 거."

 치......또 아래층 타도꼬로 유미가 고자질했군. 순 고자질쟁이 같으니라고!

 "다 알고 있으니까 거짓말할 생각 마. 거짓말쟁이는 장차 도둑이 된다고. '좀 더 빨랑빨랑해서 오늘은 지각하지 말아야지.' 이렇게 생각해야 되는 거 아냐! 그런데 거짓말할 생각만 하고, 으이구!"

 나는 아침부터 잔소리를 등짝 가득 짊어지고 학교로 향했다. (9쪽)

 

거짓말을 하는 자신에 대해 고민하는 아이 류우. 같은반 쎈 아이에게 꼼짝도 못하고 거짓말을 동조하기도 하고 엄마에게 시험 성적때문에 혼날까봐 거짓말을 하기도 한다. 그런 류우에게 할머니나 엄마는 거짓말을 하면 커서 도둑이 된다고 말하니 류우는 괴롭기만 하다. 그런데 어른들 역시 거짓말을 한다. 엄마가 아빠가 아끼는 물건을 깨뜨리고는 마치 아빠가 깨뜨린 것처럼 슬그머니 거짓말을 한다. 그리고 류우와 가끔 야구를 같이 하는 게이 밥짱. 엄마들은 게이인 밥짱이 자신의 아이들에게 안 좋은 영향을 끼칠까봐 안절부절이다. 그렇지만 밥짱을 통해 류우는 그리고 친구 교오꼬를 통해 거짓말의 또다른 모습을 만나게 된다. 거짓말에 대한 신선한 충격을 주는 이야기였다.

 

[오뚝이]는 눈이 점점 안보이는 친구 카즈오에 대한 이야기다. 부모님도 눈이 좋지 않은 카즈오는 점점 눈이 멀어간다. 그런 카즈오를 위해 애쓰는 아이의 시선에서 이야기를 그려진다. 카즈오의 오뚝이처럼 씩씩한 모습이 아이에게는 감동깊게 다가온다. 카즈오는 맹인학교에 가게 되어 더 이상 같은반 친구들과 같은 학교를 다닐수 없어서 슬퍼한다. 그런 카즈오의 마음이 잘 그려진다.

 

 카즈오는 안경을 벗어 눈물을 훔치더니 다시 얼굴을 똑바로 들고 말했다.

 "열심히 점자를 배우겠습니다. 그리고 나한테 친절하게 대해 준 우리 반 모든 친구들과 오노다 선생님께 점자를 가르쳐 주러 오겠습니다."

 나한테는 카즈오가 오뚝이처럼 보였다. (90쪽)

 

뒤에 나오는 [편지]와 [꿀벌]도 그닥 시끄럽지 않은 이야기이면서도 마음속에 울림을 주는 그런 이야기들이다. 자기와 같은 이름의 사람이 어떤 사람일까 궁금증으로 자신에게 잘못배달된 편지를 대신 전해주러 가는 내용을 담은 [편지]. 그리고 우체통에 들어있는 돈으로 인해 친구들 사이에 묘한 관계가 생기는 이야기인 [꿀벌]. 잔잔하면서도 아이들이 단단하고 잘 자라기를 바라는 작가의 마음이 그대로 담겨있는 작품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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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을 삼켰어요 창비아동문고 238
질 아비에 지음, 백수린 옮김, 키티 크라우더 그림 / 창비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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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리 한 마리를 상상해 보라.

 부엌에 파리 한 마리가 있다. 창문은 열려 있다. 그리고 밖은 아주 덥다. 여름이 다가오고 있다. 오월 무렵이다. 하늘은 새파랗고 공기는 숨이 막히도록 후끈후끈하다. 바로 여기서, 파리 한 마리가 시원한 곳을 찾고 있다.

 파리는 혼자가 아니다. 친구 둘과 함께 있다. 비슷하게 생긴 파리 세 마리가 반들반들 코팅된 식탁보가 덮인 탁자위를 날고 있다. (8쪽)

 

 상상하기를 좋아하는 엘리오. 엘리오는 학교에서 돌아와 식탁에 앉아 파리를 관찰하며 엘리오만의 즐거운 상상의 시간을 즐긴다. 즐거운 상상에 빠진 엘리오를 보는 아빠의 시선은 탐탁치 않다.

 "그 입 좀 다물어라. 그러고 있으면 꼭 바보 같다니까!"

 

엄마역시 상상을 하며 입을 벌리는 엘리오의 그런 버릇을 싫어한다. 실제로 그런 아이들이 종종 있다. 상상하기를 좋아하는 일상의 범주에 들어가지 않는 아이들이. 그런 아이들을 선생님과 부모님은 버거워한다. 그런 부모님들과 선생님들에게 이 책을 선사하면 좋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선생님 역시 엘리오의 그런 버릇을 그닥 반기지 않는다. 그래서 엘리오의 부모님께 알림장에 글을 써 보낸다.

 

엘리오의 부모님께

수업시간에 멍하니 딴청 피우는 학생을 혼내기도 이제 너무 지칩니다. 엘리온느 학교에서 대체로 멍하니 하늘을 보며 지냅니다. 그리고 제가 질문을 하면 대답 대신 헛기침을 합니다. (28쪽)

 

부모님은 이걸 보고는 무척 화가 났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엘리오의 버릇을 고칠까 골머리를 앓게 되고 급기야 엘리오의 버릇을 고칠 묘안을 생각해낸다. 그리고 결국 아빠와 엄마는 성공한다. 하지만 성공한 후에 뭔가 이건 아닌데..싶은 조짐들이 하나둘씩 나타나기 시작한다. 엘리오와 부모님과의 설전이 재미있게 그려진다. 과연 엘리오와 부모님은 어떤 결론을 내리게 될까? 이런 문제로 고민하는 부모님이나 아이들에게 꼭 권하고 싶은 책이다. 물론 나에게도 필요한 책이다.

 

어릴때는 놀이와 상상이 참 행복한 일이었는데 어른이 되면 왜 그런 상상이나 놀이로부터 멀어지는 것일까? 하지만 모두가 그런 상상과 놀이로부터 거리를 두고 어른이 되는 것은 아니다. 요즘 텔레비젼을 보거나 책을 읽다보면 놀이와 상상의 날개를 통해 마음껏 행복하게 살아가는 사람들도 수없이 많다. 그리고 그런 어른들이 세상을 더욱 즐겁게 변화시키기도 하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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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차금지 느림보 그림책 43
백미숙 글, 오승민 그림 / 느림보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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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바퀴가 돌고 돌면서도 꿋꿋하게 자신의 역할을 하는것이 마치 또순이를 보는듯하다. 그리고 또 하나 생각나는 작가 심스 태백. 심스 태백의 낡은 옷에서 나중에는 단추만 남고 그 단추 이야기가 그림책으로 남게되는 아주 알뜰한 이야기를 담은 그림책이다. 그처럼 이 책의 저자 백미숙작가도 환경이라든지 무언가 쓸모있는 최선을 다하는 삶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똘이네 차 앞바퀴가 돌부리에 걸려 뻥!

그렇게 바람을 더 이상 넣을수 없는 온전한 바퀴의 역할을 하지 못하는 타이어에 돌이 아빠는 [주차금지]라는 글을 써서 집 앞에 놔둔다. 주차자리를 확보하기 위한 도구로 쓰이게 된것이다. 주차금지란 글로 묶여있는게 못 마땅한 타이어는 똘이 아빠 차에게 자신도 예전처럼 차바퀴의 역할을 하면 안되냐고 조른다. 하지만 이미 구멍이 난 타이어는 제 역할을 할 수 없다.

 

뚱뚱한 트럭에게, 힘센 포클레인에게 타이어는 계속 자신이 바퀴가 되어주면 안되냐고 묻는다. 돌아온 대답은 당연히 안된다는 것. 유모차, 자전거에게 물어봐도 거절뿐. 그렇게 자신의 역할에 대해 한탄스러워하고 있는 타이어는 어느날 똘이의 멋진 썰매가 된다. 그런데 너무 과하게 굴렀던지 전봇대를 들이받고 나서야 멈춘다. 그리고는 쓰레기들 속으로 쿡 파묻히고 만다.

 

그렇게 모든 희망이 사라져 슬퍼하고 있는 타이어에게 이번에는 아주 귀한 일이 주어진다. 고물 줍는 할아버지가 고물을 답는 손수레 바닥쪽에 달아준다. 손수레가 멋대로 달리지 못하도록 버텨주는 역할을 하게 된것. 미끄러운 길에서는 아주 중요한 일이다. 에너지 넘치는 시원스럽고 거침없는 그림이 타이어의 힘겨운 시간들을 멋지게 그림으로 보여준다. 나중에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해서 매우 만족스러워하는 모습이 따뜻하게 느껴졌다. 더불어 풍경도 눈이 펑펑내려 기분좋은 에너지가 넘쳐난다.

 

그러고보니 강아지똥도 생각나네. 작지만 꼭 필요한 존재인 타이어 이야기가 멋진 그림과 글로 탄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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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약이 엄마
백희나 글.그림 / Storybowl(스토리보울)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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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빵]의 백희나 작품은 일단 읽어보고 싶어진다. 아니 보고 싶어진다. 표지에 나온 표독스럽게 생긴 검은 얼룩점이 한쪽귀에 걸쳐져있는 고양이. 정말 불량스럽게 생겼다. 그런 악명높은 고양이 '니양이'는 뚱둥하고 먹을 것에 욕심이 많고 작온 약한 동물들을 괴롭히는걸 좋아한다는데? 정말 나쁘군..ㅡㅡ;;

 

그런 못된 악명높은 고양이 '니양이'이는 특히 갓 낳은 따스한 달걀 먹는걸 가장 좋아한단다. 사람들하고 똑같은데? 어느날 니양이는 그토록 좋아하는 예쁜 달걀을 슬쩍해서는 쓰읍~~한 입에 털어넣는다. 그런데 그 달걀이? 믿을지 모르겠지만 고양이 뱃속이 엄마 뱃속인줄 알고 점점 자라 껍질을 깨고 나온다. 그리고 니양이의 엉뎅이에서 바닥으로 쿵!! 하고 나왔다.

 

"내가 병아리를 낳았어!!" 스스로도 깜짝 놀란 니양이는 갓 태어난 노란 병아리를 지극정성으로 키운다. 노란 병아리를 삐약이라고 이름붙여준 니앙이는 삐약이를 온갖 삶의 위험으로부터 보호하기에 전념한다. 엄마, 아빠들이 아이를 나아 지극정성으로 키우듯이. 엄마가 되버린 것이다. 의도되지 않았던 삐약이 엄마역할을 니양이는 아주 멋들어지게 해낸다.

 

이 작가의 놀라운 상상력이 부럽기만 하다. 이렇게 소소한 일상인듯하면서도 충격적인 이야기를 이렇게 자연스럽게 품어줄수 있는 작가의 능력이 부럽다. 백희나 작가는 모든 작품에 있어서 다양성을 추구하고 각각의 개성을 충분히 발휘하고 있는 멋진 작가다. 구름빵에서의 아픔을 슬기롭게 견뎌내고 지금은 일인출판자로서 멋지게 한걸음 한걸음 나아가고 있는 모습이 멋지다.

 

자각가 스스로 자신의 작품에 대해 애정어린 글을 적어놓은 것도 흥미롭다.

울퉁불퉁한 삶이지만 그 삶을 스스로 사랑하고 행복하게 받아들인다는 것이 얼마나 멋진일인가. 가끔 가정의 문제로 인해 힘겨워 하는 사람들을 많이 만나게 된다. 그들에게 그 어떤 말도 도움이 되지 못하는 것을 느낄때마다 마음 한편이 시리다. 그런 시점에 이렇게 따뜻하게 자신의 의도치 않은 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니양이의 모습이 더욱 사랑스럽게 다가온다. 의도치 않은 생명일지라도 이렇게 사랑으로 감싸안아주는데 난 얼마나 배부른 삶을 살아가고 있는지 다시한번 내게 주어진 삶에 감사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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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와, 멋진 걸 보여 줄게 - 너트와 고리와 병뚜껑과 나사의 여행
수비 툴리 윤틸라 글.그림, 류지현 옮김 / 낮은산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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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트와 고리와 병뚜껑과 나사의 여행

이 책의 저자 수비 툴리 윤틸라는 아이들의 세계에는 국경이 없다고 말한다. 놀이를 통해 아이들이 어울린다는 것이다. 정말 그렇다. 어른들이야 말이 통하지 않으면 어려워하지만 아이들은 구지 같은 언어를 쓰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그림을 통해 몸동작을 통해 즐거운 놀이를 펼쳐나가곤 한다. 예전에 친정아버지가 아프셔서 병원에 입원하셨던 적이 있다. 그때 아들아이는 초등학교도 가기 전이었는데 보이지 않는거다. 그래서 휴게실에 가보니 의자가 나란히 놓여져 있는 곳에서 두 또래 여자 아이들과 놀고 있는걸 보고 어찌나 신기했던지. 내성적인 아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역시 아이들끼리 어울리는 걸 보고 깜짝 놀랐던 기억이 있다. 아들아이의 숨겨진 보석같은 모습을 발견해 어찌나 흐뭇하던지. 지금도 아이의 그때 모습을 생각하면 살면서 걱정하지 않아도 되겠구나 싶어진다.

 

이렇듯 아이들의 놀이처럼 재미있게 만들어진 그림책 [따라와 멋진 걸 보여줄게]. 조만간 유럽 여행을 갈까 고민중인 나에게도 즐거운 소스가 되어준다. 새로운 곳에 가서 삶의 스릴을 만끽하듯 이 책속에도 다양한 세계를 통해 기뻐하는 너트와 고리 그리고 병뚜깡을 만날수 있어서 아주 즐거웠다.

 

인간이 살아가는 모습을 아무것도 아닌듯한 인간이 도구로 만들어낸 너트나 고리, 그리고 이미 쓸모를 잃었다고 생각되는 병뚜껑등을 통해 거울로 들여다보듯 만날수 있다. 작가의 상상력이 아주 즐겁다. 검은 천 위에 하얀 소금가루같은 것을 뿌리니 정말 우주가 아니라고 말할수 없을 정도로 우주같다. 그런 우주 위에 은하수, 행성, 그리고 지구등이 놓여있다. 지구에서 무슨 소리가 들려 가보니 아파트들이 있고 그 아파트 창에서 무슨 소리가 들린다.

 

종이로 만든 아파트가 보이고 그 아파트에 아주 작은 문이 있다. 그 열린 문사이로 들여다보니 이런 마루가 있고 의자가 있다. 그리고 우표가 액자처럼 멋지게 걸려있다. 그리고 아주 작은 시계와 시계앞에 아주 작은~~너트. 너트는 새로운 삶을 살기 위해 길을 떠난다. 유후~너트 멋진걸? 길을 떠나려는 너트에게 누군가 말을 건다.

"기다려! 나도 같이 가!"

 누굴까? 다급하게 마루를 뛰어오는건 바로 고리다. 이거참. 고리와 너트가 말을 한다고? 처음엔 뭐야? 싶다가 둘이 이야기하는 소리를 들으니 어? 정말 너트와 고리에게 생명력이 있는것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든다. 마치 어린시절 우리가 땅바닥에 돌이나 나뭇잎을 놓고는 상을 차린다고 친구들과 놀았던 것처럼 말이다.

 

그렇게 둘은 길을 떠나고 또 누군가를 만난다. 이름하야 병뚜껑. 주황색의 병뚜껑이 아주 센스있는 멋쟁이처럼 보이는 걸? 그렇게 셋은 여행을 떠나고 누군가는 계속 여행을 하고 또 누군가는 여행을 멈추고 그 자리에 정착하는 삶을 살아간다. 살아가는 이야기를 이렇게 재미있고도 쉽게 할수 있다는 즐거운 상상력의 바다에 퐁당 빠진 기분이다. 세상 모든 물건들이 세상의 모든것들이 우리의 친구이며 생명력을 지닌 존재가 아닐까 싶은 행복한 생각을 선사해주는 즐거운 그림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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