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을 삼켰어요 창비아동문고 238
질 아비에 지음, 백수린 옮김, 키티 크라우더 그림 / 창비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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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리 한 마리를 상상해 보라.

 부엌에 파리 한 마리가 있다. 창문은 열려 있다. 그리고 밖은 아주 덥다. 여름이 다가오고 있다. 오월 무렵이다. 하늘은 새파랗고 공기는 숨이 막히도록 후끈후끈하다. 바로 여기서, 파리 한 마리가 시원한 곳을 찾고 있다.

 파리는 혼자가 아니다. 친구 둘과 함께 있다. 비슷하게 생긴 파리 세 마리가 반들반들 코팅된 식탁보가 덮인 탁자위를 날고 있다. (8쪽)

 

 상상하기를 좋아하는 엘리오. 엘리오는 학교에서 돌아와 식탁에 앉아 파리를 관찰하며 엘리오만의 즐거운 상상의 시간을 즐긴다. 즐거운 상상에 빠진 엘리오를 보는 아빠의 시선은 탐탁치 않다.

 "그 입 좀 다물어라. 그러고 있으면 꼭 바보 같다니까!"

 

엄마역시 상상을 하며 입을 벌리는 엘리오의 그런 버릇을 싫어한다. 실제로 그런 아이들이 종종 있다. 상상하기를 좋아하는 일상의 범주에 들어가지 않는 아이들이. 그런 아이들을 선생님과 부모님은 버거워한다. 그런 부모님들과 선생님들에게 이 책을 선사하면 좋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선생님 역시 엘리오의 그런 버릇을 그닥 반기지 않는다. 그래서 엘리오의 부모님께 알림장에 글을 써 보낸다.

 

엘리오의 부모님께

수업시간에 멍하니 딴청 피우는 학생을 혼내기도 이제 너무 지칩니다. 엘리온느 학교에서 대체로 멍하니 하늘을 보며 지냅니다. 그리고 제가 질문을 하면 대답 대신 헛기침을 합니다. (28쪽)

 

부모님은 이걸 보고는 무척 화가 났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엘리오의 버릇을 고칠까 골머리를 앓게 되고 급기야 엘리오의 버릇을 고칠 묘안을 생각해낸다. 그리고 결국 아빠와 엄마는 성공한다. 하지만 성공한 후에 뭔가 이건 아닌데..싶은 조짐들이 하나둘씩 나타나기 시작한다. 엘리오와 부모님과의 설전이 재미있게 그려진다. 과연 엘리오와 부모님은 어떤 결론을 내리게 될까? 이런 문제로 고민하는 부모님이나 아이들에게 꼭 권하고 싶은 책이다. 물론 나에게도 필요한 책이다.

 

어릴때는 놀이와 상상이 참 행복한 일이었는데 어른이 되면 왜 그런 상상이나 놀이로부터 멀어지는 것일까? 하지만 모두가 그런 상상과 놀이로부터 거리를 두고 어른이 되는 것은 아니다. 요즘 텔레비젼을 보거나 책을 읽다보면 놀이와 상상의 날개를 통해 마음껏 행복하게 살아가는 사람들도 수없이 많다. 그리고 그런 어른들이 세상을 더욱 즐겁게 변화시키기도 하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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