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인보우>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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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인보우
김인희 지음 / 아이디어하우스 / 2010년 2월
평점 :
절판
한가지만!
휼륭한 학자나 유명한 예술가 등 한 분야에서 일가를 이룬 사람이 정치 권력의 부름에 냉큼 달려가는 모습을 종종 본다. 사람들은 실망하고 도가 넘으면 묘한 배신감에 분노하기까지 한다.
그럴 때 나는 곧잘 한 마디 말로 그 흥분에 간단히 찬물을 끼얹는다.
- 학자가 아닌 거지, 뭘.
- 작가가 아닌 거지, 뭘.
자기 집에 오신 예수님과 그 일행을 영접하여 분주한 마르다에게 주님께서 하신 말씀이 시도 때도 없이 생각난다. "한 가지만이라도 족하니라...."
.................누가 복음(10장 42절)
빼앗길 필요가 없는, 잃을 일이 없는 좋은 것 한 가지만으로 족한 사람이 귀하다. 실로 귀하다.
........................................27쪽에서
오늘은 종일 집에 있고자 했으나, 즉흥적으로 외식을 하기로 마음먹었다. 맑고 푸른 기운을 함께 누리려고, 나도 동생들에게 "어디 있니?" 라고 문자를 보낸다. 득달같은 답을 보내온 근처에 사는 두 동생과 맛난 점심을 먹는다. 갓 내린 신선한 커피를 마시고, 함께 산보도 한다. 한배에서 나온 강아지들처럼 오글오글 다정히 지낸 세월, 이제는 각기 제 살림을 하며 같이 늙어가는 피붙이들, 가만히 바라만 봐도 짠하다. 사랑 말고 무슨 단어로 표현하겠나. 이 애틋한 관계를.
.................................51페이지에서
1부에서는 [땅의 노래]라고 해서 일상에서 얻는 작은 기쁨이나 행복, 그리고 고통들을 기술하고 있다. 삶을 살아가면서 누구에게나 있을 법한 일들을 맛깔스러운 모양으로 그려내고 있다. 권력의 부정부패로 인한 가슴 시린 심정도 드러내고 있고 아픈 자들에 대한 회한들도 만날수 있다. 그리고 위의 51페이지에서처럼 형제들간의 아름다운 사랑이야기도 볼수 있다. 동생들을 즉흥적으로 만나서 점심을 먹고 맛난 커피를 나누고 걸었다는 이야기를 보며 참 부러웠다. 나에게도 5형제가 있지만 그랬던 적이 거의 없다. 대부분이 어떤 일들로 만나곤 했는데 이렇게 즉흥적인 만남을 갖을수 있는 그런 마음들을 지니고 살아간다는 것이 참 부러웠다.
2부에서는 [하늘의 노래]라고 해서 살아가는 일들, 그리고 죽음, 하나님의 만남으로 인한 경외감등을 만날수 있다. 요즘 들어 권력의 부패로 인해 나에게도 믿음이 흔들림의 시간을 맞고 있는데 위안이 되는 그런 글들이 담겨 있었다. 어제도 어떤 문제를 만나게 되면서 남편이 새벽예배를 가야 하지 않겠느냐는 이야기를 하였다. 그말에 나는 싫다..라고 대답했는데 기도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문제를 정면 돌파하기 위해서는 말이다.
3부는 [북경일지] 이다. 2002년 7월 중국 선교일지를 만날수 있다. 중국으로 선교를 떠난 저자인 목사님은 선교에 앞선 인간적인 고통에 시달리게 된다. 냄새나고 정리되지 않은 일상들에 인간적인 고통을 호소하지만 그런 가운데에서도 하나님과의 아름다운 만남을 기뻐하고 있다. 그런 자신을 보면서 가슴을 치는 와중에 자신이 그래도 무언가 자신이 알지 못하는 것을 이루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면서 하나님의 은혜를 감사하게 된다. 정말 내가 알고 있는 것들이 다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