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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공간 - 소수성, 타자성, 외부성의 사건적 사유
이진경 지음 / 휴머니스트 / 2010년 1월
평점 :
이 책의 모든 글들은 다른 시기에 다른 상황에서 쓰여졌다고 한다. 그래서 다루는 주제, 성격, 글의 길이, 스타일등이 다양하다. 진지한 학술논문,강의, 정세 분석적인 글, 칼럼, 등의 다양한 시각과 대상으로 쓰여진것의 집합체이다. 역사를 통해서 외부성과 소수성, 타자성을 사유하는 그런 공간. 그런 공간들이 역사에 의해 지워지거나 가려져 보이지 않게 된 것들을 눈여겨 보는 공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하고 있다.
한국역사의 흐름을 그리고 역사라는 것의 존재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역사의 폭력에 대한 이야기가 인상깊었다. 역사를 이끌어가는 사람들에게 역사의 일부분인 약자들은 보이지않는 역사라는 이야기이다. 마치 역사속에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말이다. 그것이 바로 폭력이라는 것이다. 지금도 역시 재현되고 있는 이야기이다. 용산참사가 작년초에 일어났다. 그들은 조용히 묻혀가고 있다. 그저 몇몇 사람들만이 그것을 알고 있다. 아주 극소수의 사람들만이..아니 극소수의 사람만 아는 것이 아니라 극소수의 사람들만 소리를 내고 있다고 이야기를 해야하나? 내가 만난 몇몇 사람들은 그런 일이 있었냐고 말하는 사람도 있었다. 그런일이 있었고 지금도 역시 그일로 인해서 차가운 구치소에 아버지를 잃고도 갇혀 있는 사람이 있는데도 말이다. 자신의 작은 목소리를 내고자하는 그 외침은 많은 사람들의 외면에 잠식되어 버린다. 그것이 일면의 역사인 것이다. 나약하고 소외된 사람들의 외침이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는듯이 말이다.
1부에서 1장은 [두 가지 유형의 역사, 혹은 역사의 잉여가치]라는 2006년 '연구 공간 수요의 기초 개념들을 변환시키려 강의이고 , 2장은 [소수적인 역사는 어떻게 가능한가?] 인데 2006년 2월 일본 세이케이 아시아. 태평양 연구소에서 발표한 글이라고 한다. 일본의 진보적 지식인과 자이니치(재일교포이지만 일본에 사는 한국인이 아닌 독립적인 존재로 스스로를 생각하기를 원하는 사람들) 사이의 관계,자이니치와 한국인 지식이 사이의 관계에 대한 문제의식등을 이야기한다. 3장에서는 [진보 개념의 미래]라고 해서 2007년 말 노무현 정권 말기에 대두되었던 진보에 대해서 [문학과 사회]의 제안으로 쓰여진 것을 다루고 있다.
1부에서 다룬 것처럼 역사적인 흐름의 공간들을 둘러보면서 드는 생각들, 상황들을 그려내고 있다. [도그빌]이라는 영화에 대한 이야기에서는 정말 무서움을 금치 못했다. 내가 살고 있는 삶은 어느때는 아름다운 평화로운 풍경인듯 싶으면서도 어떤 면에서는 아주 무서운 독기를 품고 있는 인간의 잔인성을 품고 있기도 하다. 나는 평안속에 안주하고 싶지만 역사는 또다른 미로 속을 헤메이는 듯한 그런 아주 면밀하면서도 복잡한 다중성을 지니고 있다. 오직 커다란 세상을 이끌어가고자 하는 거대한 욕심덩어리가 역사를 이끌어가는듯이 보이기도 하고 약한자들의 그렇지만 강단있는 외침이 어디에선가 울림으로 울림으로 퍼져서 세상을 이끌어가는 듯도 하다.
책의 말미에 촛불시위에 대한 이야기들도 다루고 있다. 촛불들의 움직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대목에서는 마음속에 담아두었던 아픔이 다시 상기되기도 하고 말이다.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느냐는 아는 만큼인 것이다. 지금도 역사는 흘러가고 있다. 그 공간속에 나는 존재하고 있다. 앞으로의 역사는 누구에 의해 어떻게 쓰여질지 그것이 누구의 몫인가를 다시 한번 진지하게 생각해볼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