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가족, 숲에서 살기로 했습니다 - 스페인 고산 마을에서 일궈낸 자급자족 행복 일기
김산들 지음 / 시공사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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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가족, 숲에서 살기로 했습니다


삭막하고 복잡한 도시를 떠나 넓은 들판과 푸르른 산이 보이는 시골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은 항상 해왔다. 시골에 제대로 살아본 적이 없어서 더 그럴지도 모르겠지만, 언젠가는 도시를 떠나 산과 들이 보이는 그리고 호수가 보이는 그런 풍경 속에서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을 정확히 언제인지 모르겠지만 막연하게 해왔다.

그리고 언젠간 이 헬조선에서 벗어나 해외로 나가보고 싶다는 생각 아니 짧게라도 해외에서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특히 요즘들어 그런 생각이 절실하게 드는데 미세먼지가 심해지고 하루라도 마스크없이 나갈 수 없는 나날이 지속되다보니 맑고 깨끗한 공기를 마음껏 들이마쉬며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우리 가족, 숲에서 살기고 했습니다>는 바로 이런 나의 소망들이 담긴 삶을 몸소 살아가고 있는 저자의 소소한 일상부터 어떻게 스페인이라는 나라에 그것도 고산 마을에 자리를 잡고 살게 되었는지의 과정이 담긴 에세이이다. 이 책의 저자 김산들씨는 한국에서 평범한 직장을 다니다 인도와 네팔 여행길에서 세계일주 중이던 지금의 남편 '산똘'을 만나 인생의 제2막을 아주 행복하게 살고 있으며 남편을 만나 스페인 발렌시아 주북서쪽 해발 1200미터 고산 마을 비스타베야에 정착하며 살아가는 이야기를 이 책에 담았다.

이 책은 저자가 스페인이라는 나라에 그것도 고산 마을인 비스타베야에 정착하게 되었고 정착하여 살고 있는 소소한 일상들을 하나하나 맑고 고요하고 싱그러운 풍경사진들과 함께 소소한 이야기를 들려주며 삭막하고 바쁜 일상을 사는 독자들에게 세상에는 다양한 삶이 많다는 것을 직접 보여준다.

이 책에서 저자는 지은 지 200년도 더 된 돌집을 남편과 함께 전문적인 도움없이 둘이서 7년동안 수리하고 전기도 수도도 인터넷도 제대로 들어오지않는 오지라면 오지라고할 수 있는 곳에서 그 모든 어려움을 해결하는 과정을 이 책을 통해 보여주면서 현실적인 이야기도 담고있다. 그녀는 전기는 태양광 전지로 생활용수는 빗물로 화장실은 부식토를 이용하며 유기적인 생태환경 속에서 살고 있으며 자연과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이 책을 통해 보여준다.

이 책을 읽으며 마냥 낭만적이라고 생각했던 모습들의 현실적인 모습을 보았고 그럼에도 현실을 뛰어넘은 낭만이 정말 부럽게 느껴졌다. 멋진 남편과 사랑하는 세 아이와 함께 스페인 고산마을 비스타베야 마을에 살고 있는 생활 속 소소한 모습들을 보면서 나무와 꽃과 돌과 바람과 함께 자연 속에 동화되는 모습은 신기하기도하고 아름답기도한 한폭의 그림같은 정경을 이 책을 통해 볼 수 있었다.

이 책을 통해 자연이 주는 따스한 행복을 느낄 수 있었고 낭만과 현실이 함께 존재한다는 사실도 새삼스럽게 깨닫게 되었다. 한 잔의 캐모마일차같은 여유를 선물해주는 이 책을 바쁜 현실 속에 이리치이고 저리치이며 살아가는 이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자연 속에 던져진 하루하루를 대리만족하며 볼 수 있었던 힐링 에세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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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요 - 조선왕조실록 기묘집 & 야사록
몽돌바당 지음 / 지식과감성#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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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요>



작가의 말 中


조선왕조실록엔 왕에 관한 이야기만 있을까?

점잖고, 격식에 찬 이야기로 가득 차 있을까?

조금의 망설임 없이 말하고 싶다.

조선왕조실록은 인류역사상 최고의 리얼리티라고...

조선을 굉장히 폐쇄적인 시대라고 폄하해 왔던 나의 단단한 편견은

여자가 되고 싶어 했던 한 남자(인요)에 대한

매우 사실적 묘사를 확인하는 순간 심한 부끄러움을 타게 되었다.



한줄평:

"조선왕조실록에는 딱딱하고 재미없는 역사이야기만 있다"

라는 말에 편견을 깨주는 독특하고 개방적인 인요에 대한 이야기.



인요란 떳떳한 도리에 벗어난 요사스럽고 괴상한 짓을 하는 사람을 이르는 말로 여자가 남자로 변복하고 남자가 여자로 행세하는 따위를 이른다. 그리고 이러한 인요에 대한 내용이 실린 조선왕조실록을 바탕으로 저자만의 독특한 상상력이 더해진 <인요>는 딱딱하고 지루하게만 느껴졌던 조선왕조실록의 신비롭고 기묘한 이야기를 다룬 소설로 인류역사상 최고의 단일왕조 역사서이자 조선시대 최고의 역사서인 조선왕조실록을 토대로 폐쇄적이고 격식적인 나라라고만 생각했던 조선을 '인요'라는 단어를 통해 편견을 깨주는 독특하고 기묘한 이야기이다. 이 책은 제목에서도 알다싶이 '인요'에 대한 이야기가 절반 이상을 차지하며 그 밖에 조선왕조실록에 실린 사료를 바탕으로 저자의 상상력이 가미된 기묘한 이야기들이 실려있다.


 

역사를 좋아하고 역사에 관한 내용이면 무조건 읽어보는 나로서는 사실 조선왕조실록 속에 담긴 다채롭고 신비로운 이야기가 많다는 걸 이미 알고 있었다. 보통 조선왕조실록하면 왕에 대한 업적이 줄줄이 나열되어있는 시시하고 지루한 일명 '왕에 대한 자랑집'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을 것 같은데 사실 조선왕조실록들 속 신비롭고 기묘한 이야기들도 많다. 그래서 사료들을 읽으면서 이에 대한 이야기들도 많이 각색되어졌으면 좋겠다라고 생각했기에 <인요>라는 소설을 알게 되었을 때 정말 기대가 되었다. <인요>는 일단 조선왕조실록의 사료를 바탕으로 '인요'라는 독특한 인물과 상황을 토대로 트랜스젠더라는 독특한 설정이 읽기 전부터 기대가 되었다. 조선시대랑 인요라 언뜻 들었을 때 안 어울리는 조합이지만 이 책에서는 인요와 트랜스젠더를 합쳐 부담스럽지않으면서 절묘하게 잘 어울렸던 것 같다. 다만 이 책을 읽는 내내 문체들이나 언어선택이 조금은 잘 안 어울렸던 것 같고 인터넷소설 같은 느낌이 들어서 아쉬웠다. 그렇지만 나름대로 무거운 조선시대 배경이 가볍고 코믹적으로 느껴져서 무겁지 않아서 라이트노벨처럼 느껴졌다.



그리고 2부와 3부는 조선왕조실록에 실린 기록들과 조선왕조실록 내의 기록들을 바탕으로 단편소설들을 엮어서 전개된다. 그 중 2부 기묘집에서는 '미지와의 조우'라는 소설과 3부 야사록에서는 '살인귀'에 대한 내용이 인상적이었는데 특히 '살인귀'에 대한 내용은 악명 높았던 선조의 아들 순화군 이보의 이야기로 이 이야기는 내가 즐겨보는 역사각색프로그램에서도 다룬 내용이라 더욱 더 관심있게 읽었는데 워낙 조선왕조실록에도 순화군의 이야기가 많이 다뤄지는터라 다른 소설보다 저자의 고증력이 돋보였다. 야사록에 대해서 많은 자료조사를 통해 단편소설을 썼는지 읽는 내내 다른 소설보다 어색함이 별로 느껴지지않았다. 그리고 순화군 이보를 너무 사실적이게 그려내어 더 실감나게 소설을 읽을 수 있었던 것 같다. 이 책을 읽으면서 평소 조선왕조실록들을 보면서 흥미롭게 생각했던 내용들을 주로 다루어 정말 읽는 내내 즐거웠다. 그리고 물괴나, 해우등 몇몇은 이미 영화와 소설등에서 많이 다룬 내용이 있었지만 영화에서와는 또 다른 내용을 보여주어 새롭고 매 소설마다 조선왕조실록에 대한 사료를 함께 실어 소설과 사료를 비교해가며 읽는 재미도 있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특히 2부와 3부가 다양한 흥미로운 사료들에 대한 소설을 한꺼번에 볼 수 있어서 개인적으로 장편보다는 단편이 더 재미있었다. 하지만 '인요'와 트랜스젠더를 엮어 판타지 사극 소설을 탄생시킨 것은 이 책을 읽는 가장 큰 매력이 아닐까 생각된다. 이 책을 평소 역사소설을 좋아하고 특히 정사보다는 야사에 대해 더 관심이 많다면 추천하고 싶다. 이 책을 통해 조선왕조실록이 주는 기존의 편견에서 벗어나 역사를 즐기고 역사를 통해 재생산을 하는 재미를 느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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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를 권하는 사회 - 주눅 들지 않고 나를 지키면서 두려움 없이 타인을 생각하는 심리학 공부
모니크 드 케르마덱 지음, 김진주 옮김 / 생각의길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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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를 권하는 사회


사람은 누구나 고독하다. 하지만 어떤 사람은 고독으로 인해 또다른 삶의 에너지와 쉼을 얻고 어떤 사람은 고독으로 인해 좌절과 괴로움을 얻는다. 고독은 이처럼 두가지 얼굴을 가지고 있다. 현대인들에게 있어 고독은 삶의 일부분과도 같다. 핵가족이 평범한 가족 구성원이 된 시대, 맞벌이 부부가 평범한 시대, 1인가족이 증가하는 시대결혼대신 화려한 싱글을 즐기는 시대, 갈수록 아파트보다는 1인 오피스텔이 더 많이 지어지는 시대에 현대인들은 살고있기때문이다.
그렇기때문에 우리는 고독을 어떻게 다루느냐가 매우 중요해졌다. 고독이라는 시간을 좌절과 괴로움의 시간으로 보내 결국 자기자신을 파멸로 이끄는 것이 아니라 고독이라는 시간을 자신의 마음과 영혼을 돌볼 수 있는 시간으로 만들어야한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우리는 고독을 우리 삶의 이로움으로 이끄는 것으로 만들 수 있을까?

<혼자를 권하는 사회>는 이에 대한 답으로 일상에서 벗어나 어떤 방해도 받지 않는 자기만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자발적인 고독을 이루어야한다고 조언한다. 이 책은 임상심리치료사이자 정신분석학자이며 베스트셀러 작가인 모니크 드 케르마 덱의 저서로 모니크의 상담 내담자들의 사례를 인용하거나 이를 바탕으로 여러 학문들을 통해 고독의 본질을 파헤친다.
그래서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이 스스로를 작아지게하고 힘들게 하며, 끝나지 않을 것만 같은 절망감에 사로잡히는 고독을 벗어날 수 있도록 고독이 어떤 의미인지 분석하며 고독의 근원을 찾아갈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이 책에서는 고독은 숙명이 아니며 모든 사람이 고독을 겪을 수 있지만 긍정적인 방법으로 고독을 겪어낼 수 있다면 고독이 더이상 두렵고 힘든 존재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이 책은 총 10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1장은 마음을 나눌 사람 하나 없다는 것의 위태로움이라는 제목으로 아델린과 저자의 편지를 통해 아델린의 고독이 어떤 의미인지 다루며 이에 대해 어두운 고독에 우리가 왜 사로잡히는 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2장은 대부분의 혼자는 사실 괜찮지 않다라는 제목으로 고독이 더이상 현대사회에서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 되었으며 고독을 '사회심리학적 위험'으로 규정하는 이유와 오늘날 고통의 원인들에 대해 다양한 사례를 통해 분석해보면서 고독의 위험성에 대해 이야기한다.
3장은 혼자를 권하는 사회라는 제목으로 저자의 내담자가 이야기하는 고독의 본질에 대해 이야기하며 현대인들이 고독을 느끼게 되는 이유에 대해 개인적, 사회적 변화를 토대로 설명하며 현대인들이 고독을 이해하고 말하는 데 어려움이 있음을 밝힌다. 4장은 '현대사회 연구 주제 1순위, 고독이라는 제목으로 고독이 오늘날 어떻게 연구되어지며 왜 1순위로 다룰만큼의 주제인지에 대해 현대사회의 재앙이자 사회적 문제인 고독에 대해 다양한 신경과학과 정신분석학적인 사례와 분석을 통해 설명한다.

이후 5장 '좋은 고독 나쁜고독', 6장 '속마음은 애정을 갈구하면서 왜 혼자이고 싶어할까?', 7장 '영재들은 왜 더 고독할까?', 8장 '똑똑한 여자일수록 더 고독한 이유' 을 통해 임상의로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고독에 대한 연구를 내담자의 사례를 통해 고독으로 특히 고통받는 사람들의 특성에 대해 제시한다.
그래서 9장 '혼자 설 수 있는 능력의 뿌리는 무엇일까?', 10장 '홀로 설 수 있는 능력, 자기 자신으로 살면서도 두려움 없이 타인과 관계 맺는 연습'을 통해 고독의 원인들을 규명하는 방법을 배우고 본원적 결핍들이 무엇인지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며 그 원인과 본원적 결핍들을 극복하고 고독에 맞서는 방법을 터득할 수 있는 방법들을 제시한다. 그래서 고독을 치유하고 고독을 또다른 삶의 에너지로 승화시켜 고독의 본래의 가치를 회복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 책을 통해 '사회심리학적 위험'으로 불리는, 보편화된 고독에 대해 우리가 겪는 고독의 원인, 근본적인 결핍은 무엇인지 다양한 내담자의 사례를 통해 알 수 있었고 괴롭고 두렵게만 느껴지는 고독을 어떻게 성찰하여 고독의 원인들을 고찰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들을 알 수 있었다. 이를 통해 고독에 고통받는 이유에 본질적으로 다가갈 수 있었고 고독의 원인들을 극복하고 고독의 본래의 '밝은 고독'의 가치를 찾을 수 있는 방법을 배울 수 있었다.
이 책은 단지 우리가 고독을 겪는 이유만을 다루지 않으며 우리가 이 책을 통해 실천적으로 고독의 본질에 다가가 고독의 본래 가치를 회복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여 고독에 대해 수동적인 입장에서 고독에 대해 능동적인 입장을 취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이 책을 통해 현재 고독을 겪고 고독으로 인해 불행과 괴로움을 경험하고 있는 분들께서 고독의 본원적인 결핍을 찾아내고 고독을 제대로 바라볼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 이 책을 자신의 정서적 관계들에 있어 참을성이 없는 극단적인 이들에게 고독으로 인해 정서적으로 결핍된 이들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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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력 - 권기태 장편소설
권기태 지음 / 다산책방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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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력>


하지만 늘 그렇게 살 수만은 없다는 것을 나는 안다. 나는 내 속에 열정이 숨어 있는 것을 안다. 가끔은 달궈진 마음을 온통 쏟아부을 그 무엇을 기다린다는 것을, 그럴 때 나는 내 몸 이상이며 내 마음 이상의 존재가 된다는 것을. - p.38


용기는 계속할 힘이 아니다. 힘이 없어도 계속하는 것이다. 우레 같은 외침만 용기가 아니다. 쉬었다가 다시 해보자. 나지막이 속삭이는 것도 용기다. - p.318


눈이 내려오는 저곳에 하늘이 있었어요. 그리고 구름장 너머의 하늘이 보였어요. 그 바깥의 칠흑도요. 맑게 개인 밤마다 올려 보던 장대한 광경, 매일 밤마다 하늘을 옮겨 다니던 수백 개의 별자리들, 비스듬히 기울어져 금세 가슴에 쏟아져 내릴 것 같던 수 억 개의 금모래들 ...... 그 무한을 저는 올려다보았어요. 그 속에 제가 있었어요. - p.428


희망은 말이야, 날개가 달려서 떠나간다. 하지만 있지, 어느 날 갑자기 힘차게 돌아오기도 하는 거야. - p.438



예전에 어느 책에 이런 문구가 소개된 적이 있다. "당신이 하늘을 바라보는 만큼 당신의 마음엔 여유가 있습니다." 그 때 나는 이 문구를 읽으며 "참 하늘한번 제대로 바라보지 못하고 사는 구나"하고 한탄을 하며 모든 일이 끝난 밤 하늘을 무심코 올려다보았다. 그리고 그 때 알았다.  밤하늘엔 별이 이다지도 많구나하고... 좀 뜬구름 잡는 소리이긴하지만 도심에선 구경하기 힘든 별이니 그 때는 신기해하며 목이 아프도록 몇분 동안 밤하늘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런데 <중력>을 읽으며 예전에 바라보았던 그 하늘이 생각이 났다.

대지를 고르고 얇게 덮었을 뿐인 공기의 껍질을 우리가 하늘이라고 부르는 것은 그 바깥에 끝없는 깊이의 우주가 있어서다. 밤은 대낮 동안 팽팽하던 빛을 거두고서 그 무량대의 캄캄한 돔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 p.10

이 문장을 읽으며 우주는 낮보다는 밤에 더 가까이 다가오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낮 동안 해에 가려져 안보였던 저 높은 우주가 밤만 되면 제 모습을 스스로 빛내며 자기자신을 내보이는 것 같았다. <중력>은 그 이름처럼 지구의 모든 것을 끌어당겨 발 붙이고 살 수 있게 하는 중력처럼 오랜만에 온전히 책에 빠져들게 해주었다. 사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그렇게 기대하며 읽지 않았다. 단순히 평범한 연구소 직원인 샐러리맨이 우주인이 되기위한 고군분투하는 이야기. 단지 그 뿐이었다. 하지만 내가 막상 소설을 읽었을 때 단순히 '어느 평범한 샐러리맨이 우주인이 되는 이야기'가 아니라 지구의 핵으로 모든 것을 끌어당기는 중력처럼 하나의 <중력>이 되었다.

이 책은 초반부터 묘사가 뛰어나다. 그래서 이 책을 읽는 내내 마치 내가 고즈넉한 해질녘을 바라보고 있는 것처럼 해질녘에서 밤하늘이 되어버린 깜깜한 하늘을 바라보고 있는 것처럼 그렇게 마치 수채화처럼 그려졌던 소설이다. 이 책의 내용은 앞에서도 말했듯이 평범한 가장이자 연구소 직원으로 근무하고 있던 '이진우'라는 주인공이 대한민국 최초의 우주인을 선발한다는 소식을 듣고 우주인에 지원하게 되면서 겪는 에피소드들을 다루고 있는 소설로 단순하게 우주인을 선발하는 내용을 보여주기보다는 그 우주인 선발이라는 꿈과 그 꿈을 위해 일등이 되어야하는 경쟁, 그 경쟁에서 이기위한 사람의 이중적인 모습들을 그려내 조금 더 심오하고 복잡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이 책은 꽤 우주인을 선발하는 과정자체가 구체화되어 다뤄지고 있는데 실제로 저자는 이 책을 쓰기위해 우주인 선발과정을 자세하게 자료조사를 해 이 글을 썼다고 한다. 그래서 그러한지 단순하고 밋밋하게 다뤄질 수 있는 우주인 선발이라는 주 내용이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자료를 바탕으로 구성되어 우주선 선발 과정을 완성도 높게 그려내고 있다. 이 책은 스케일 자체로 경이롭다할만큼 작가의 섬세함과 구체성이 보여 이 책을 읽으면서도 마치 읽는 내가 직접 우주인 선발과정에 참여하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을 주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일상의 중력에 대해 나는 얼마만큼 중력을 느끼며 살아가고 있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달에서 우리의 몸무게는 지구의 몸무게의 1/6밖에 나가지 않는다고 한다. 즉, 지구의 중력이 달의 중력에 6배라는 사실이다. 이 책에서 중력은 이중적인 의미를 가지는 것 같다. 우리가 과학적으로 이야기하는 '중력'과 우리가 일상 속에서 느끼고 있는 삶의 무게에서의 '중력' 말이다. 그래서 이 책을 읽으면서 개인적으로 이 책이 우리에게 주인공 이진우가 평범한 연구소 직원이라는 일상에서 벗어나 우주인을 꿈꾸었듯 우리도 일상의 중력에서 벗어나 즉, 우리가 짊어지고 있는 삶의 무게에서 벗어나 진정한 꿈과 희망을 꿈꾸며 살아가라는 메세지를 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상의 중력에 지쳐 힘든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 분들께 삶의 무게는 잠시만 내려놓고 진정한 꿈과 희망을 생각해보게 만드는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이 책이 가진 힘은 지구의 중력만큼이나 강렬하고 강력했기때문에 이 책을 통해 삶의 무게에 지친 이들이 위로를 받고 따스한 감동을 받을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내가 이 책을 통해 하루동안의 일상의 중력을 내려놓고 나 자신을 바라보았듯 이 책을 읽는 다른 독자들도 이 책을 통해 평범한 삶의 무게를 내려놓고 다시한번 나 자신을 제대로 바라볼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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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를 배우다 - 내 인생에서 만난 사람들 더 사랑하기
수잔 스테빌 지음, 강소희 옮김 / 두란노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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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를 배우다

에니어그램이라는 말은 혹시 알고 있는가?
에니어그램은 인간관계의 다양한 문제들에 있어 활용되는 지표로서 이 세상을 경험하는 아홉 가지 각기 다른 방식에 대해 간단한 관계도로 정리한 것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에니어그램은 삶에 관한 기본적인 질문들, "나는 누구이고, 나는 왜 이렇게 행동할까?"등의 문제에 대해서 대응하는 아홉 가지 방법을 이야기하는 것으로 완전주의자유형, 조력자 유형, 능력자유형, 낭만가유형, 관찰자유형, 의리파유형, 열정가유형, 모험가유형, 화해자유형이 있다. 이 각 유형에 따라 우리는 사회에서 관계를 맺고 유지하는 방식과 성향이 다 다르며 이 유형간의 관계의 비밀이 우리가 관계를 완만하게 유지하는데 도움을 준다. 그래서 우리는 에니어그램이라는 도구를 통해 좀 더 나 자신을 잘 이해하며 타인을 잘 받아들이고 이해할 수 있기에 여러 관계에 있어 힘들고 괴롭다면 에니어그램이라는 렌즈로 나 자신과 자신의 주변을 돌아보는 것도 좋은 해결책이 될 수 있다.
사실 이 책을 읽게 된 이유는 인간관계에 있어 평소 갖고 있던 "어떤 사람은 나와 잘 맞고 어떤 사람은 나와 잘 맞지 않은데 이 사람들 간의 차이는 무엇일까?"라는 등의 궁금증을 갖고 있었고 인간관계에 있어 쉽게 지치고 힘들어하는 나에게 필요한 책이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이 책을 읽기 전에는 에니어그램에 대해서 전혀 모르고 있던 터라 초반에는 과연 인간의 심리, 성향을 아홉가지의 유형으로 나눈다는게 정말 가능할까라는 의구심이 있었다. 인간의 상호작용이란 복잡하고 각양각색이기때문에 자칫 일반화의 오류를 가질 수도 있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에니어그램을 통해 나와 내 주변을 나누고 나니 조금은 그동안 이해하지 못했던 일들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고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에 대해서 나와 다르다는 점을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었다.

이 책은 총 3파트로 나눠져있는데 각 파트는 에니어그램의 역할에 따라 묶여 전개된다. 에니어그램의 역할은 트리이어드라고 해서 에니어그램 안에 세상을 만나는 3가지 방법(감정, 사고, 행동)에 따라 아홉 가지의 유형을 3개씩 짝을 이루어 트라이어드가 된다. 이 트라이어드는 어떤 정보나 상황에 대해 어떻게 대응, 대처하는지에 따라 결정되는데 예를들어, 8,9,1번은 행동의 지배를 받는 장형 트라이어드이고 2,3,4번은 감정이 지배적인 가슴형 트라이어드이고, 5,6,7번은 사고의 지배를 받는 머리형 트라이어드라고 나눌 수 있다. 그래서 이 책도 이러한 트라이어드로 나눠 내용이 전개되는데 각 번호에 해당되는 이들에게 요구할 수 있는 것, 할 수 없는 것, 받아들여야 할 것등의 관계의 주의사항을 알려주어 관계맺음에 있어 필요한 기본 이해를 배울 수 있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관계란 비록 정형화해서 나눌 수는 없지만 관계에 있어 힘들어했던 이들이라면 한번씩 해봤을 고민들에 대해서 자세하고 현실적인 조언을 해주었다는 점에서 인간관계에 대한 정석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간관계에 있어서 그동안 오해와 편견들을 이 책을 읽으면서 많이 이해할 수 있게 되었고 이러한 해당 유형의 사람들을 만날 때 무엇을 조심해야하고 무엇을 어떻게 대하면 좋을지에 대해 자세하게 다양한 사례를 통해 배울 수 있어서 좋았다. 개인적으로 인간관계뿐만아니라 심리에 대해서 관심이 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다양한 임상심리학적 상황들을 배울 수 있어서 흥미로웠고 즐거웠다. 그리고 이 책을 통해 나 자신이 무슨 유형이고 나 자신을 잘 이해하기위해서는 어떻게 행동하고 어떤 감정으로 대해야하는지 타인뿐만아니라 나 자신에 대해서도 배울 수 있어서 좀 더 타인과의 관계에 있어서 좀 더 자신감있게 대할 수 있게 된 것 같다. 이 책을 나 자신에 대해서도 잘 모르고 타인 관계에서도 많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분들께 추천하고 싶다. 이 책을 통해 인간관계 속에서 아직도 누군가를 대하는 것에 있어 힘들어하는 분들이 나 자신을 이해하고 타인을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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