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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번역가의 세계로 초대합니다 - 번역을 사랑한다면 이들처럼
노경아 외 지음 / 세나북스 / 2020년 9월
평점 :
나는 이렇게 매일 숫자와 머릿속에서 사투를 벌인다. 하루라도, 아니 반나절이라도 번역할 시간이 빠지면 일정을 어떻게 조절해야 할지 분량을 재분배하고 날짜를 요리조리 뺐다 넣었다 난리가 난다. 오늘 세 페이지를 못 하면 ‘이 세 페이지를 어디에서 메꾸지. 하아, 이렇게 나의 휴일 하루가 또 날아가는구나!‘ 하거나 ‘맞다, 예비로 때문 날짜가 하루 있있지!‘, ‘하루에 500자씩 더 번역하면 4일이면 메꿔지겠네?‘ 하는 식이다.
p. 163
출판된 도서들을 보면 책의 제목, 저자, 출판사말고도 표지에 새겨지는 또 하나의 이름이 있다. 바로 ‘역자‘이다. 역자는 그 이름이 책의 저자와 나란히 새겨지는데, 이를 볼 때 많은 이들이 막연하게 번역가로서의 직업을 동경하곤 한다. 하지만 번역가로서의 삶은 그리 녹록지 않다. 마감시간에 쫓겨야하고, 단순히 언어를 번역하는 것에서 그치지않고, 그 나라의 문화와 사회를 알아야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책에서는 바로 많은 이들이 쉽게 생각하지만 쉽게 도전할 수 없을 것 같은 번역가로서의 삶을 현실적으로 소개한다.
이 책, [도서번역가의 세계로 초대합니다]는 4명의 한일번역가와 1명의 한중번역가가 공동으로 작업한 책으로 도서 번역가로서의 리얼한 현실을 알려준다. 평소 프리랜서 번역가의 삶을 동경하고 꿈꾸었던 나로선 솔직히 이 책 속 리얼한 번역가의 삶을 보며 ‘역시 세상에 쉬운 일이란 없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넉넉하게 보이지만 마감시간에 쫓기고, 출판사로부터 온 교정 일정을 걱정하고, 원한 만큼의 만족스런 번역을 하지 못했다는 것을 걱정하는 등등 이 책을 읽으면서 멋져 보이고 편하게만 보였던 번역가로서의 삶이 급격하게 현실적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번역일에도 종류가 많지만 마감시간 길고 분량도 많은 도서 번역은 자기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한순간의 자기 관리 실패로 마감 시간까지 제때 일을 해결하지 못하는 최악의 결과가 생길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책에서는 번역가로 일한다는 건 철저한 계획을 바탕으로 시간 관리를 해야하며 단순히 언어를 잘하는 것에 그치지않고 그 나라의 문화와 가치관 등을 잘 알고있어야하며 만약 모른다면 적극적으로 알아보고 배워야한다. 그래서 마냥 번역가로서의 삶을 동경했던 이들이라면 이 책을 읽어봤으면 좋겠다. 이 책 속 다섯명의 번역가들은 솔직하게 번역가로서의 리얼한 현실을 소개하며 어떻게하면 번역가의 일을 할 수 있는지, 번역일의 장단점, 번역가로서의 수입현실 등등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책을 좋아하고 배우길 좋아하고 다른 나라의 언어와 문화를 이야기하길 좋아한다면 번역일에 한번 도전해보는 것은 어떨까. 이 책을 통해 막연하게 꿈꾸고 동경했던 번역가로서 삶을 미리 알아보고 번역가로서의 꿈을 계획하고 키워가보길 바란다. 번역가로서 뼈아프지만 냉정한 현실이지만 용기와 격려가 담긴 이 책을 번역가를 한번이라도 꿈꾸고 바랐던 이들에게 추천하고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