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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조차 나를 사랑하지 못하고
변종모 지음 / 자음과모음 / 2018년 7월
평점 : 
절판
: 나조차 나를 사랑하지 못하고
당신이
왜
자주 허무한지
이유 없이 우울한지
왜
사랑하는 사람 옆에서도 불안한지
방향도 모르고 그리운지
따뜻한 집 안에서도 편안하지가 않은지
이유 없이
까닭 없이
문득
어느 날 문득
그렇게 찾아오는 많은 것들
모든 것에는 이유가 있을 것이다
다만
현재에서 찾지 못하고 찾을 수 없었을 뿐
경험하지 못해서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일 뿐
어느 낯선 곳에서 아무렇지 않게 발견되는 당신의 그 이유
낯선 곳에서 위로받을 때가 있다
그런 당신에게 권유한다
때론
그곳에 있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당신은 지금보다 훨씬 아름다워질 수 있으므로
당신은 지금보다 몇배는 더 든든해질 수 있으므로
당신은 지금보다 더욱 자주 행복해질 수 있으므로
그런 그곳들을, 사람들을
당신도 만나보라고 권유한다
[에필로그 중...]
[나조차 나를 사랑하지 못하고]라는 책 제목을 들었을때부터 이 책에 끌렸던 것 같다. 내 마음을 그대로 글로 나타낸 듯한 문장이라 홀린듯 책을 집어들었다. '여행'이라는 단어는 언제들어도 누군가의 마음을 두근거리게 만드는 것 같다. 여행에세이를 좋아하는 이유도 여행을 위한 용기가 필요하지만 그 용기가 부족해서 간접적으로나마 감동을 느낄 수 있어서 더 좋아하는것 같다. 그래서 책 한권으로 누군가의 여행을 함께할 수있다는 매력이 여행에세이라는 장르를 좋아하게만들었고 여행에세이 [나조차 나를 사랑하지 못하고]를 읽게 만들었다. [나조차 나를 사랑하지 못하고]는 총 28개의 여행에세이가 담겨있고 10여곳의 나라들과 그 곳을 여행하면서 느꼈던 감정들이 잔잔하게 다가오는 책이었다. 때론 너무 가까운 사람일 수록 내 마음을 다 표현 못하고 다 이해 받지 못할때가 있다. 그런 생각들이 책을 읽을때 이 책에서 만난 낯선 곳들은 익숙하지않지만 편안하다는 느낌이 들게만들었는데, 그래서인지 이 책을 통해 낯설음에서 주는 따스함을 느꼈다. 낯선 곳에서 느끼는 잔잔한 위로와 울림은 그 곳의 풍경과 만나 아름다운 기억을 만들어준다. 아마 이 책을 읽게되는 많은 사람들도 나처럼 일상에 치쳐서 혹은 여행에 대한 동경으로 이 책을 펼쳤을 것 같다. 나는 가벼운 생각으로 이 책을 펼쳤다. 하지만 이 책을 읽는 내내에 문장하나하나 내 마음 같았다. 그간 내안에 쌓여있었던 떠나고 싶다는 열망이 이 책을 통해 조금이나마 실현되고 위로받게되었다. 처음에는 동경하면서 책을 펼쳐봤다면 이제는 그곳으로 직접하고싶다는 확신을 가지게되었다. 이 책은 여행하는 곳마다 작가와 함께 하는 것 같았고 직접 그곳에 간 것 같은 느낌을 주었다. 장소 곳곳에서 느낄 수 있었던 잔잔한 떨림들은 이 책을 읽는 내내 함께했고 이 책을 다 읽고나서도 여운을 남겼다. 이유없이 불안하고 화났던 마음에 위로가 되었다. 지쳤던 마음을 위로받고 나만의 시간이 필요했던 마음을 충족시켜주었다. 여행에세이의 베스트중 하나로 남을 것 같다. 그리고 이 책에는 여행팁도 여행지마다 소개되어있어서 잘 몰랐던 사실들이라서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았다. 여행에세이로서 문학적 측면뿐만아니라 짧은 팁이지만 정보제공 측면에서도 매력적이었다.
" 나만 그런 것이 아니라고 말해달라 조르고 싶었다. 그 말이 가장 큰 위로처럼 느껴지던 때는 외로웠거나 많이 지쳐있었을 것이다. 여행이라는 것이 새로운 것을 찾아 나서는 일이기도 하지만 비슷한 삶을 바라보며 위로를 받는 일이기도 했다. 나의 작고 나약한 마음을 걸어둘 곳 없고 단순한 일상이 미로처럼 여겨질 때, 그렇다면 한 번쯤 그곳으로 가라."
" 따뜻함을 받아들이는 속도보다 서운함을 받아들이는 속도가 더 빠르다
따뜻함은 둥글고 서운함은 날카롭기 때문에 "
" 그대가 가끔 말없이 먼 곳을 바라보는 이유는
또 하나의 그대가 이미 그곳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그대가 사랑하는 것을 그곳에 데려다 놓기 때문이다
가슴속 깊은 수심에 작은 섬 하나를 띄워놓고 자주 그곳을 다녀간다
당신이 품은 희망을 놓지 말고 섬처럼 고요하라
우리는 끝내 그곳에 닿으리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