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보는 비밀 미술관 - 모든 그림에는 시크릿 코드가 있다
데브라 N. 맨커프 지음, 안희정 옮김 / 윌북 / 2021년 6월
평점 :
품절


 

 미술작품에 담긴 이야기는 그 작품과 좀 더 친근함을 갖게 하는 중요한 요소이기도 하죠. 오래전 예술

작품들은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고, 궁금증을 자아냅니다. 과학의 발달은 최신 복원기술을 불러왔고,
그림 속 숨겨진 장면들을 찾아내는 것을 비롯해 다양한 각도로 접근하는 과정에서 그림들은 이전과는

또 다른 느낌으로 좀 더 친근해집니다. 처음 보는 비밀 미술관>에서는 작품에 대한 다양한 접근방법

을 통해 작품 속 이야기를 재미있게 드러내고 있습니다.

트롱프뢰유 trompeloeil 시각적 허상을 일컫는 미술 용어입니다.
착시는 미술 관람을 즐겁게 하는 요소로 빠질 수 없는데 달리는 특히 환영을 완벽히 재현하는 능력으로

대표적인 초현실주의 화기이기도 하죠. 달리의 풀네임을 들어보셨나요?
살바도르 도밍고 펠리페 하신 토 달리 이 도메네크
Salvador Domingo Felipe Jacinto Dalí i Domènech, (b.1904-1989)


[Swans Reflecting Elephants, 1937] 51×77cm oil on canvas

🔎<코끼리를 비추는 백조>라는 작품에서 코끼리와 백조 찾으셨나요?
백조의 물그림자가 코끼리로 읽히는 놀라운 현상👀
이 외에도 그림 왼쪽에 서 있는 남자는 달리의 작품을 수집하고 홍보하는 일과 메이 웨스트 입술 소파에

엄청난 비용을 지불했던 영국 시인 에드워드 W.F 제임스로 알려지고, 구름이 웅크리고 있는 용과 사람을

형상화하고 있다고 해석되기도 합니다. 시인의 바로 뒤 나무는 팔을 들어 올리고 나무에 몸을 기댄

여인처럼 보이기도 하는데 달리는 이런 현상들을 '편집광적 비평 방법'이라고 명명하기도 했어요.
무려 10년 가까이 연구하고 이 작품을 그렸다고 합니다.

 

 

익숙한 그림 속에 안 보이던 장면들을 찾아내는 순간 그림은  이전과는 다르게 친근감을 갖게 합니다.

못 찾겠다 꾀꼬리~아니고 <처음 보는 비밀미술관> 재미있네요:)

마크 로스코 전시가 몇 년 전에 우리나라에서도 있었고, 연극으로도 무대에 오를 만큼  세계적으로 그의

작품은 작품만큼이나 반향이 큰 작가이기도 하죠.  위대한 작가들의 공통점 중의 하나는 또 유난히

자신의 작품에 대한 자부심과 욕심이 큰 것도 빼놓을 수 없는 것 같아요. 작품 이야기만큼이나 예술가의

모습에서 진정한 프로의 모습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계기도 됩니다.

 

​<처음 보는 비밀 미술관>에서 드러난 이야기 속에서 놀랍게도 의외의 장면이 발견되기도 합니다.

작품 속 사물을 통해 어떤 장면을 연출하고 싶었을지 작가의 입장이 되어 상상해 보게 하는 장면도

흥미진진하게 이 책을 읽게 하는 요소였어요.

 

책에는 회화뿐 아니라 오브제, 사진과 드레스코드까지 다양한 예술 분야의 재미있는 이야기들을 담고

있습니다. 장르의 다양한 숨은 이야기들과 관심사를 담고 있어서 폭넓은 분야를 접하는 장점이 있네요.


프리다 칼로는 디에고 리베라와 더불어 많은 이들에게 잘 알려진 예술가 중 한 명이죠. 그녀의 패션 또한

작품에서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어요. 작품 속 자신의 모습을 옷으로 상징한 그녀의 작품 이야기.

수록된 작품 중에는 고흐와 고갱을 의자로 상징하는 부분 또한 이런 맥락과 같은 부분이라고 할 수

있겠죠. 작품의 특정 부분을 확대하여 분석하는 이 책의 구성이 그런 부분들을 쉽게 잘 알려줍니다.
 

퍼포먼스 아트로 도발적인 작품 활동을 많이 했던 마리나 아브라모비치의 <측정할 수 없는 것>은

어쩌면 예술과 대중과의 관계를 가장 상징적으로 잘 보여주는 작품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어요.

일상에서 생각보다 많은 부분에서 우리는 예술과 교집합을 이루고, 많은 예술가들은 작품을 통해 발언

을 하기도 하는 것이 예술이 아닐까요? 예술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많은 담론을 던지는 책.

그래서 이런 책들이 반가운 이유입니다.

 

윌북 인스타그램 프로필 링크에서는 <처음 보는 비밀 미술관> 관련해서 

 🎯 재미로 알아보는 나의 명화 찾기 제공하고 있어요. 저는 레오나르도다빈치의
<The Lady with an Ermine,1489-1490> 담비를 안고있는 여인이 나왔어요.
동시대 미술보다 회화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서였던 것 같은데
이 작품도 책 속에 수록 작품이에요. 원래 이 작품의 초안에는 담비가 없었다고 해요. 작품 속을

꿰뚫어 보는 광학기술은 그림 속에 숨겨진 사연들을 더해 재미있는 추측들을 불러오기도 합니다.

🪧나의 명화 찾기 궁금하신 분은
윌북 @willbooks_pub 프로필 링크에서 가능해요 🔗

https://answer.moaform.com/answers/Mm1pD5 

 

 

​과학적인 분석을 통해 작품속 담긴 그림의 변천 과정을 알아내는 과정이 흥미진진합니다.

 

책을 읽으며 기존에 집에 있던 책에 수록된 작가와 작품을 조금 더 연결해 보는 재미도 좋았어요.

한 사람의 예술가에 대한 작품세계를 다른 작가의 시선과 작품으로 연결해 가는 것은 마치 두 개의 다른

전시에서 같은 작가의 작품을 만난 것만큼이나 반가운 일입니다.

 

당당한 여성화가 자신의 자화상에서 자신감이 돋보였던 소포니스바 앙귀 솔라는 그시대 대부분의 여성

화가들이 가업을 이은 계기로 화가의 길을 걸었다면 그녀는 자신의 재능으로 인정을 받았고, 아버지의

적극적인 후원이 더 힘이 되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스스로 허영에 들뜨거나 경박한 복장을 하지 않고

당당한 표정이나 자세를 잃지 않았던 멋진 여성화가였답니다. 그녀의 다른 작품속서도 역시나 빛나는

그녀의 자신감 넘치는 표정이 딸을 키우는 엄마의 입장에서도 참 멋지게 보였습니다.

 

위대한 여성 예술가들 500여 명을 수록한 책이다 보니 <처음 보는 비밀 미술관>의 접근보다는 작가와

대표 작품 한 점 만 수록하고 있는데 교집합의 작가를 만나는 경우에는 그래서 더 반가워요.

처음 책을 받아보고 꽤 두껍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읽어보니 조금 더 분량이 많았으면 좋았겠다 싶을만

큼 재미있어 마지막 장을 덮고 나서는 무척이나 아쉬웠어요. 그야말로 꼭꼭 눌러읽으며 작품 감상했던

시간이었는데 후속편도 더 나와주었으면 하는 생각이 듭니다. 

차 한 잔과 함께  비밀 미술관의 숨겨진 이야기들을 통해 멋진 예술작품들이 담고 있는 이야기들에

귀 기울여보세요.

 

🎨 모든 그림에는 시크릿 코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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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릭 로메르 - 은밀한 개인주의자 현대 예술의 거장
앙투안 드 베크.노엘 에르프 지음, 임세은 옮김 / 을유문화사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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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람의 일대기를 담은 biography를 읽는 일은 마음을 열고 귀를 기울일 준비를 했다는 것이다.

이미 세상에 잘 알려진 유명인에 대한 정보는 간단한 인터넷 검색만으로도 많은 자료들이 즐비한 세상

이지만 평전을 통해 그의 일대기를 마주하고 나만의 감상으로 온전히 또 느끼고 싶은 욕심도 있다.

전 세계 영화에 영향을 미쳤던 프랑스 영화의 새로운 물결인 누벨바그,
New Wave의 주역인 에릭 로메르°
🎬

Éric Rohmer (b.1920, 3.21-2010.1.11) 


시네아스트 Cineaste 자기만의 예술세계를 지닌 특출한 감독에게 존경을 담아 보내는 호칭으로

에릭 로메르에게 시네아스트의 호칭은 전혀 어색하지 않다.


철저하게 베일에 가린 생활방식에 그의 어머니도 작고하기까지 20년간 그가 영화감독이라는 사실을

몰랐다고 한다. 수수께끼투성이였던 그는 카메라 앞에서 완전한 자유를 누리기까지 철저하고 치밀한

준비를 했었던 것으로도 알려졌다. 훼손되지 않은 야생의 강과 자연의 바람소리를 간직한 풍경을 찾는데

꼬박 3년이라는 시간을 들일 만큼 자신이 추구하고자 하는 것에 대한 남다른 고집이 또 그를 이해하는

대표적인 영화감독으로서의 단면이기도 하다.

많은 실패에도 불구하고 '아마추어 정신'으로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계속 이어가는 과정에서 자신의

스타일을 완성할 수 있었던 그의 이야기를 담은 이 책의 각주와 필모그래피만 120여 쪽에 달한다.

 

요즘 예능프로그램에서도 유행하는 부캐. 멀티 페르소나를 떠올리게 하는 에릭 로메르의 본명은

모리스 세례 Maurice Schérer 다.

프랑스어 교사로, 비평가로, 시네필이자 저술가로, 그리고 시네 아스트로 활동했던 그의 행보 가운데는

초상화에도 능숙한 솜씨를 발휘하기도 했던 그는 25세에 질베르 코르디에라는 이름으로 그의 첫 번째

소설 <엘리자베스, 300p>를 갈리마르 출판사에서 출간하기도 했다.

에릭 로메르라는 이름은 결국 그 모든 그의 행보 가운데 영화감독으로서의 영역에만 해당한다는 말이다.

고전주의를 사랑한 혁명가로 로메르 영화의 기원은 앙드레 바랭의 영화론에서 기원한다.

인간의 눈을 통하지 않고 사진렌즈를 통해 얻는 이미지로 자체의 모습을 드러내는 탁월한 예술을

지향했던 거장의 깊이 있는 시선은 조용하지만 사람들에게 각인되었던 주요한 요소가 되었다.

그의 영화제작의 원칙은 영화에서 작가가 드러나지 않고 렌즈를 통해 창조물이 동참하는 것이지 다른

창조물로 왜곡되는 것을 완강하게 꺼렸던 것을 알 수 있다. 에릭 로메르는 영화의 창조성이 작가의 주관

성에 있는 것이 아니라 현실을 '전사'하는 것이라고 믿었고 평생 그의 영화제작의 원칙이었다.

 

에릭 로메르의 성장과정을 따라가다 보니 그의 관심사의 폭이 놀라울 만큼 방대했다.

공간과 건축, 고전의 현대성, 영화의 리얼리즘, 프랑스 고전문학과 영국에 대한 관심, 독일어와 독일문

화에 대한 관심, 환경보호 운동에 적극 참여했던 점, 변화에 대한 추구.

심지어 그의 초기 남성 중심적 세계의 관심사가 여성적 세계에 대한 묘사로 이어지며 거대하고 매끈한

영화를 만들기보다 아마추어리즘의 자신만의 세계를 만들어가는 감독으로 고집스러울 만큼 행보를

이어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에릭 로메르의 성장과정에서도 어김없이 거장들의 어린 시절처럼 책과 함께했던 가정의 분위기를 찾을

수 있다. 쥘 베른이나 도스토 옙스키,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등은 그를 매료시킨 작품

이었고, 문학 이외에도 미술과 음악 등 다방면의 관심사가 그를 자연스럽게 영화라는 장르로 이끌어준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 인생의 한순간에 접하게 되는 어떤 사소한 경험은 생각보다 큰 반향을 일으

키는 계기가 됨을 알 수 있는 대목은 에릭 로메르가 교과서에 실린 흑백의 라파엘로와 렘브란트의 회화

를 접하고 느낀 순간이다. 역시 거장은 거장을 알아보는 것인가. ^^

다양한 장르의 고른 관심과 경험들로 귀결된 에릭 로메르의 영화는 현대 예술이 본연의 고전주의로

회귀하는 순환을 포함한 복합적인 사고들은 에릭 로메르 영화의 핵심 주제이기도 하다.

소설과 문학, 그리고 예술을 기반으로 한 에릭 로메르와 그의 동생의 눈에 띄는 꾸준하고 친밀한 교류는

서로의 세상을 넓히는 계기가 되었다는 것도 이 책을 읽으며 인상적인 부분이었고 둘의 관계는 고흐와

동생 테오의 관계를 오버랩시키기도 했다.


책의 말미에 수록된 필모그래피에는 에릭 로메르가 전체를 완전하게 연출한 작품들이 소개되었다.

그에 대한 이해가 높아진 상태에서 마주하는 영화는 분명 같은 작품이어도 또 다른 시선들을 이끌어낼

것이 분명하다.

한 인터뷰에서 영화를 찍는 이유를 묻자 그는 다른 예술을 할 때 분명히 찾을 수 없었던 행복을 영화를

할 때 발견했다고 하는 답을 남겼다. 분명 영화를 찍으며 마주했을 난관들을 극복했던 가장 큰 힘은

영화에 대한 그의 애정에서 비롯되었음을 행복"이라는 단어에서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나를 행복하게 하는 것들을 다시 한번 떠올린다.

을유문화사 <현대 예술의 거장>시리즈 너무 사랑한다 진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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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지 않고 삽니다 - 나만의 라이프스타일을 완성하는 구독경제 소비생활
정희선 지음 / 미래의창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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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건을 소유하거나 구매하지 않고, 소유보다 경험°의 가치를 중요시하는 시대가 되었다.
풍부한 환경에서 수준 높은 소비취향이 가능해지며 구독 경제°는 일상 속으로 깊이 들어왔다.
최신 소비 트렌드를 분석하는 애널리스트의 시선을 따라 진화하는 구독 경제의 실용 가치를 일상 속에서

업그레이드해보고 싶다는 기대감에 펼쳐든 최신 트렌드를 제안하는 큐레이션 도서.

 

알게 모르게 이미 우리는 일상에서 많은 구독 경제를 경험하고 살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코로나 팬데믹

2년 차에 접어들며 이제는 비대면이라는 단어가 일상에 깊숙이 자리 잡은지 오래고, 이런 환경이 이제

제법 익숙해져가고 있다는 사실에 씁쓸한 생각이 든다. 생각보다 세상의 변화는 순차적으로 일어나는

경우도 있지만 이렇게 어쩔 수 없는 사건 사고, 전염병 등 큰 사건을 통해 빠른 전환점을 갖게 한다.

마트에 직접 가지 않아도 자고 일어나면 문 앞에 생필품을 비롯한 다양한 제품들이 도착해있는 생활.

매번 주문하는 번거로움마저 싫다면 이젠 정기배송이라는 시스템이 생기기도 했다.

 

예전에 외국영화를 보면 이사마저도 짐을 바리바리 싸 들고 옮기는 것이 아니라 간단한 짐만 들고 이동

하곤 하던 장면들이 이제 우리나라에서도 낯설지 않는 풍경이 되었고, 소유보다는 서비스와 구독이라는

방식으로 경험의 폭을 넓히는 방법들이 하루가 다르게 늘어나고 있다. 패션 스트리밍부터 커피,

좋아하는 제품의 구독에서 벗어나 큐레이션 된 제안들을 더해 그 폭이 넓어지는 것 또한 구독 경제의

범위를 넓히는 요소가 되고 있다. 그야말로 진화하는 구독 경제의 다양한 사례를 담은 책을 읽으며

생각보다 훨씬 일상에 많이 침투하고 있는 구독 경제의 다양성에 놀라웠고, 그런 반면 또 개인의 정보와

취향에 대한 과도한 공유나 분석이 우려가 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구독 경제는 요즘처럼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에 또 가장 적절한 삶의 방식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소유하고 보관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또 한편으로 늘 미니멀리즘을 지향하는

뭔가 정 반대의 필요성을 느끼기도 하니까.

어떤 물건을 소장한다는 것에 대해 요즘 더 많이 생각하는 시간이기도 했다. 삶의 공간은 늘 한정적인데

그 과정에서 소소한 애장품들을 소장하는 과정에서 딜레마에 빠지기도 했던 많은 순간들.


어쩌면 삶은 시대에 따라 변화하고 삶의 방식을 개선해 나가는 과정이 필연적으로 동반될 수밖에 없는데

이왕이면 제대로 알고 합리적인 방식의 삶으로 만들어 가는 것이 꼭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 의미에서 일상의 많은 부분을 우리는 늘 경험하며 시행착오를 겪고, 또 그렇게 진화해나가게

되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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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의 기억, 시네마 명언 1000 - 영화로 보는 인문학 여행
김태현 지음 / 리텍콘텐츠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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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 깊은 책속구절, 혹은 영화 속 대사들은 오랫동안 사람들이 입에 회자되며 시대를 이어간다.

오랫동안 관람했던 영화 포스터들을 모아 책으로 몇 권을 만들어 소장했던 시간들이 있었다.

어느 날 집안을 정리하다 자리만 차지하고 잘 봐지지 않아서 없애버렸는데 이 책을 보니 괜히 버렸다

후회가 된다. 그나마도 요즘은 코로나로 영화 포스터를 제작하지 않는 경우가 더 많아졌다.

<스크린의 기억> 시네마 명언 책에는 200여 편의 영화 속 문장 1000개를 소개한다.

책 속에서 소개되는 영화들은 8개의 주제로 나뉜다. 꿈과 자유/ 사랑/ 인문학적 통찰을 다루는 영화/

심리/휴식 같은 힐링 영화 / 더불어 살아가는 인간의 이야기/ 인간의 의지와 한계/ 상상력

다양한 주제의 영화들을 분류해 놓아서 영화 선택에도 편리하게 활용할 수 있을 것 같다.

주로 극장에서 보는 영화를 선호하지만, 요즘은 집에서도 편안하게 영화를 볼 수 있는 시대이니 가끔

뭘 볼까 고민하는 경우 참고해도 좋겠다. 수록된 영화 중에는 내가 이미 봤던 영화들과 제목만으로도

익숙한 영화들이 제법 있다.

책 속에 소개된 대사들을 읽다 보니 한번 보고 싶어지는 영화들이 꽤 있었다.

아마도 영화의 명대사로 이보다 더 유명한 문장이나 영화가 있을까 싶을 만큼 <죽은 시인의 사회>속

명대사는 오랫동안 여러 장면들에서 회자되어 살아나고 살아나고 살아난다.

영화가 주는 힘. 그리고 영화 속 명장면이 주는 힘은 이토록 강렬하다.


문장들과 원어가 함께 표기가 되어있어서 원작의 느낌을 좀 더 실감 나게 재현할 수 있는 부분도 마음에

들었다. 나는 대부분의 경우 영화를 보기 전에 원작이 있으면 영화보다 먼저 보기를 선호하는데 간혹

영화가 너무 좋았어서 원어로 그 문장들을 마주하고 싶은 경우 원서를 사기도 한다.

책 속에 소개된 문장들은 대표 문장들이 소개되는 경우도 있고, 영화 속 대사가 소개된 것들도 있다.

영화에 관한 간단한 소개와 더불어 문장들을 읽어보고 궁금한 작품을 감상해보는 것도 좋겠다.

 

영화를 보지 않았어도 문장만으로도 와닿는 구절이 있다. 영화 속 문장처럼 세상에는 경험해 보지 않고

설명만으로 충분히 알 수 없는 것들이 분명히 있지.

얼마나 많은 작품들에서 시간. 특히 "지금 현재"를 살아가라고 말하고 있는지

그럼에도 우리는 늘 막연한 미래에 대한, 혹은 이미 지나간 시간들에 대한 후회를 거듭하다 지금의

순간을 놓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과거는 추억 한편으로 미래는 지금의 현재를 잘 살아가다 그렇게 자연

스럽게 만나지는 것으로 하자.

영원한 것은 아무것도 없지만, 모든 것이 영원하다면 그것도 슬플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시간에 따라 자연스럽게 변해가는 것은 아마도 그에 마땅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변하는 것이 어쩌면

가장 자연스러운 것이다.

우리 모두는 자신의 삶 속 주인공이지. 내가 맡은 배역의 비중은 내가 사는 삶의 방식에 따라 결정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인생이 온통 주인공으로만 가득하다면 그것도 너무 피곤할 듯.

주인공도 되었다가 때로는 조력자가 되기도 하는 그런 삶. 영화 속에 모든 것이 있네.

책 속 영화 구절을 읽다 보니 어느새 영화 몇 편을 본 것 같다. 책 속에 담긴 많은 영화 대사들은 어쩌면

우리 인생의 문장들인지도 모르겠다. 아무 페이지나 펼쳐보아도 생각들이 스쳐 지나가는 그런 책이었다.

어느 고요한 날은 꼽아둔 영화도 한편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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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밖의 동물들 - 행복한 공존을 위한 우정의 기술
박종무 지음 / 샘터사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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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단순하게 반려동물을 대하는 태도에 관한 책이라고 생각했다. 30년 가까이 동물병원을 운영했다고

하는 저자는 그저 단순하게 동물에 대한 공감이 높은 것에서 출발하지만 읽다 보니 지구 생태환경으로

까지 그 범위가 넓어지며 많은 생각을 하게 해주었다.

동물은 그저 인간의 먹는 행위에서 출발해 축산업으로까지 발전했고, 그 과정에서 지구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생각보다 크다는 데 문제가 있다.

책은 그저 반려동물을 대하는 태도가 아니라, 수많은 생명과 생태계의 범주에서 고민이 필요하다는

것을 제안하는 책이다.

처음 동물원이 생긴 것이 고대 이집트나 아시리아 제국 같은 나라들이 다른 나라를 침략했을 때 그곳에서

잡아온 낯선 동물을 과시의 목적으로 귀족 대상으로 전시하던 것에서 비롯되었다는 역사적인 사실부터

시작한다. 놀라운 것은 16세기 엘리자베스 1세 여왕이 대중에게 공개하면서부터 동물원이 일반인에게

공개되었는데 초기 동물원에서는 낯선 동물뿐 아니라 아메리카 인디언이나 아프리카 원주민을 잡아다

전시하기도 하는 과정에서 추운 겨울 풀잎 옷을 착용한 사람들을 전시하는 과정에서 동사하는 경우마저

생겼다고 하니 과히 충격적이다.

생물과 환경의 관계는 생태학이라는 학문적인 것을 들지 않더라도 인간의 편의만을 위해 동물을 이용

하는것에 대해 숙고해야 하는 과학적인 근거들을 제시한다. 과학의 발전으로 최첨단의 시대를 일상에서

종종 경험하지만 온전히 지구에 존재하는 생명체들과 자연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우리는 이미 잘

알고 있다는데 있다. 건강한 생태계가 유지되지 않으면 인간의 삶 또한 건강하게 이어질 수 없다는

사실을 책을 읽으며 다시 한번 상기한다.

두 마리 치킨이 탄생한 배경이나, 소고기 마블링, 옥수수 경작과 생태계의 영향, 가축전염병과 살처분.

그 배경에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진지하게 생각해 본 사람이 과연 있을까?

식물이나 동물을 재배하고 사육하는 인간의 능력을 우리는 과대평가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세균은 온전히 나쁘기만 한 것인지, 책을 읽으며 상식과 편견의 모순덩어리였던 일상을 돌아보는 시간

이었다. 모든 생명체는 제각각 살아가고 있는 듯 보이지만 완전히 독립된 개체는 없다는 사실을 저자는

책 속에서 여러 번 강조한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생명체는 생태계의 순환 속에서만 온전히 살아갈 수 있고 이런 생태계가 파괴되는

과정에서 자연숙주와 바이러스의 공존이 깨지며 여러 가지 문제점들이 발생하고, 우리는 지금도

그런 여러 가지 원인들로 인한 코로나 시대를 뼈아프게 지나고 있다.

생태계의 작은 존재에 불과한 우리 인간이 생태계의 관계망을 무참히 파괴하는 주범이 되지 않으려면

지금이라도 저자가 제안하는 생태적 삶을 지향하는 삶을 의식적으로 가꿔가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함께 읽어보고, 생각하고, 실천해야 할 시급한 과제를 이 작은 책 한 권이 담고 있다.

강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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