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룩한 게으름뱅이의 모험
모리미 토미히코 지음, 추지나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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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부터 내용이 모두 일본스러운 한권의 책.

일본의 신사는 판타지와 참 잘 어울리는 하나의 상징같은 장소이기도 하다, 일본 여행때마다 간혹 접하게 되는

신사들은 각각의 전설같은 것들이 인상적이기도 하고, 괜히 덩달아 그 묘한 분위기 속으로 빠져들게 되는 순간

도 있다.  소설의 주인공이라고 하면 명석하고, 빠릿빠릿한 행동지향을 떠올리게 되지만 이 책은 제목부터

어딘지 게으름의 본능을 일깨우고 조금 늘어져서 읽을 수 있을거란 기대감을 갖게 한다.

소설의 화자는 제 3자의 입장에서 무심한듯 책속 인물들의 동향과 묘사를 들려준다.

도입부 부터 어딘지 김빠지고, 기대감없는 시작을 예고하지만 오히려 그 부분이 솔깃하게 와 닿는것도 신선하다.

 

사람은 좋아하는 것에 몰두 할때 행복해진다.

행복의 극치에 있을때 아이러니하게도 종종 인간은 바보가 된다고 묘사한 책속 대목에 공감하며. 책속 주인공

들이 각자의 환상속에서 펼치는 행보는 야무지지 못한 일들 투성이다.

사람들에게 인기를 얻기 위해 너구리 가면을 쓰고 무리하게 착한일을 하는 폼포코 가면부터, 주말이면 한없이

늘어져서 있지도 않은 미래의 부인과 할 일들의 목록을 작성하는 게으른 주인공,

일주일에 한번 출근하지만 고용주인 탐정보다 더 의욕넘치는 조수까지..임팩트있는 등장인물은 하나도 없는

그야말로 힘이 전혀 들어가지 않는 소설의 전개라니.

 

거룩한 게으름뱅이라는 명목하에 평범한 사람의 눈에는 이상한 존재이기만 한 게으름은 하늘의 질서와

맞닿고 쓸모없어 보이는 가운데서 또 그 쓸모를 만들어 내는 묘한 원리가 스토리속에서 반복되고, 읽다보면

빨려들게 되는 신기한 현상.

 

인류사의 시작은 나무위에서 시작되었으나, 게으른이들이 나무를 잘 타지 못함에도 불구하고 잘먹고 잘살아

왔음을 인지한 이들이 새로운 인류사의 터전에 변화를 갖게 되었음을 서술하는 대목에서는 보는 각도에 따라

게으름도 하나의 발견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결과에 따라 어떤 행동에 대한 판단이 180도 달라질 수 있는 경우는 비일비재하다.

 

게으름뱅이는 온종일 깔아놓은 이부자리를 그리워하고,

이성은 근심하고, 야성은 축제를 원했다. 그들의 격렬한 파동이 서로 부딪치고, 부서져 사라지는

자리에 일종의 정숙감이 생겨난다. p305

 

한여름의 절정으로 치닫는 요즘 이 책은 요즘에 가장 잘 어울리는 책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다.

누구나 저마다의 게으름을 내면에 달고 있다. 한없이 늘어지고 싶은 욕구는 부지런해져야 하는 상황에 쓰일

중요한 에너지원이기도 하다.

게으름과, 부지런함사이의 간극을 적절하게 이용하는 것도 잘 살기위한 하나의 요령이다.


 

화려하게 변신하는 책표지의 한 컷이 이 책을 한마디로 보여주는 것 같다는 생각을 마지막 책장을 덮으며 했다.

신문의 연재소설을 전혀다른 스토리로 각색해서 출판했다고 하는 저자는 책과는 전혀다른 부지런한 사람임에

틀림없다. 누구나 일상의 경계에서 한번쯤은 행동이 아닌 상상만으로도 큰 휴식을 얻는다.

그래서 이 책은 화려한 등장인물 하나 없고, 어수룩해 보이는 비 현실적인 이야기 속에서 기대감과 허무함을

동시에 주는 책이라는 결론을 내며, 저물어 가는 주말의 독서를 마무리한다.

절묘하게 마무리하는 책속 스토리와 나의 일상의 어우러짐 속에서 윌터의 상상이라는 영화제목이 떠오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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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은 아끼고 분쟁은 예방하는 상속의 기술 - 39가지 사례로 보는 똑똑한 상속의 모든 것
최봉길 외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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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법에 관한사항은 너무 어렵기도 하고 복잡해서 책을 읽으면서도 외국어보다 더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

잘 모르는 분야지만 누구나 한번은 겪어야 하는 항목들이라 미리 읽어보고 평소에 챙길수 있는 것들은 챙기면

좋을것 같아 읽기 시작했는데 읽으면서 더 어려워지는 복잡한 세법의 세계... ㅠ

여러명의 공저에 의해 가장 많이 상담하는 빈도가 높은 사례들을 꼽아가며 여러 상황을 비교설명한다.

 

상속이나 증여는 잘 모를경우 세금폭탄이 쏟아지는 상황이 생기기 때문에 잘 모른다고 그냥 넘어 가기에는

너무나도 출혈이 큰 항목들이다.  상속분쟁은 생각보다 많은 가정들에서 일어나기도 하고, 순탄하게 정리가

되는 경우에도 세금의 구조를 모르는 경우에는 세금폭탄에 더 난처한 경우가 생기기도 한다.

세금또한 아는 만큼 보이고, 아는 만큼 당황하지 않고 준비할 수 있다. 워낙 낯선분야이기도 하지만 어느정도는

알아야 하는 분야여서 마침 이 책에 거는 기대가 참 컸다. 그런데 읽으면서도 확실하게 머릿속에 잘 정리가 되

지않는 용어나 세율체계가 역시나 쉽지않다.;;

 

전반적인 세율체계를 숙지하고 사례별, 시기별 실질적인 사례들을 통해 상속세와 증여세에 대한 절세방법까지

소개하고 있다. 실제 공저자들의 상담사례에서 빈도가 높은 항목들에 대한 예시를 통해 어느정도 세금의 구조

와 세율의 정도를 체크해 볼 수있다. 가장 현명한 방법은 미리미리 준비하고, 의문이 생기는 부분을 체크해

두는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상황에 따라 상속보다 매매를, 혹은 상속포기가 더 유리한 경우들도 있으니

눈앞에 닥쳐서 진행하는 일이 없도록 평소에 챙길 수 있는 사항들에 대한 체크리스트를 한번쯤 챙겨봐도 좋겠다.

 

한번 읽는다고 세법에 관한 내용이 다 정리되긴 힘든 사항이고, 이 책은 상황에 따라 필요에 따라 찾아서

준비할 수 있는 항목들을 참고해 보는 정도로 활용하는 책으로 분류를 해야할 것 같다.

사실 상속에 관한 부분은 공증이나 법적인 효용을 잘 챙겨야해서 전문가의 상담은 필수로 챙겨야 하는 사항인

것 같다. 아무래도 조금 더 꼼꼼하고, 복잡한 세금체계에서 빠뜨리기 쉬운 것들이 분명 생길 수 밖에 없기때문

에 전반적인 상속법체계를 숙지하고 미리미리 챙길 수 있는 것들에 대비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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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뢰가 전부다 - 사람들은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김대영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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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에서 사람과의 관계에 대한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는 요즘이다. 갑질하는 기업의 오너,

미투운동으로 확산된 여러 유명인들의 사회적인 추락등등,

하루가 멀다하게 들려오는 소식들은 상식을 초월하는 단계에 까지 이르고 있다.

이제는 사람의 겉모습만 보고는 절대로 그 사람을 알수가 없다는 생각이 든다. 진정성을 담고 있는 평판관리.

그 안에는 신뢰와 믿음이 전제로 되어 있어야 한다.

좋은 평판을 갖기 위해서는 오랜시간 노력을 해야하지만, 그 신뢰가 무너지고 평판이 추락하고 나면 회복이

불가능한 경우가 더 많기도 하다.

 

법륜스님이 어떤 고민 상담자에게 해주었다는 사이다 같은 이야기는 사람과의 관계에서 지치기 쉬운 여러

상황들을 떠올리게 한다. 매 순간 상처받고, 매순간 상심하게 되는 일상의 경우들에 현명하게 대처하는 자세를

생각하게도 한다.

사람과의 관계에서 위기관리 능력, 그리고 자신의 평판에 대한 고찰 등 기본적이지만 일상에서 가장 중요한

여러 상황별 대처법들에 대해 객관적인 점검에 들어가보자.

 

관계 중시형 VS 업무 중시형.

사회생활에서 각자가 중요시하는 여러가지 기준에 따라 사람의 행동패턴은 달라질 수밖에 없다. 주변의 가까운

사람들의 모습속에서 내 모습을 돌아보는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능력이 뛰어난 사람이 인간관계에서도 그만큼의 빛을 발하는지 우리는 너무나도 많은 사례들을 통해 느끼고

경험해 왔다.

 

너무 일상적이라서, 혹은 너무나도 확신에 차서 스스로의 일상에 소홀하게 되는 것은 아닌지, 혹은 바쁜 일상에

치여 스스로를 돌아보는 시간이 너무 부족한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한다.

일등이 일류는 아니라는 사실은 우리가 쉽게 혼동하기 쉬운 진실이기도 하다. 지금은 얼굴을 마주하는 관계가

아니어도 늘상 디지털상의 교류가 이루어지기도 한다. 하루 24시간 꼬박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는 여러 관계들

속에서 더 신경써야 하는 일들도 많아질 수밖에 없다. 

소통의 세상에서 유행에 편승하는것이 아니라 자신의 성장곡선에 대한 점검이 늘 필요한 이유이다.

늘 부산하게 나아가고 있지만 어느순간  스스로도 자신의 방향에 대한 정체성을 잃고 혼란스러운 순간이 오기

때문이다. 책속에서는 태동기< 성장기<성숙기<쇠퇴기로 구분하고 있지만  사회가 변해가는 만큼 우리의

정체성에 대한 점검도 변화가 필요하다.

 

관계속에서 남이 나를 좋아하도록 하는것 보다 싫어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들 한다.

초반에 한번 굳어진 평판은 회복하기가 쉽지않기에 자기가치를 높이는 평판에 대한 자신만의 방법이나 기준을

세워놓으면 좋을것 같다.  개인의 평판관리에서 더 나아가 우리가 요즘 많이 의존하는 여러 정보들중에는

디지털 평판이라고 하는 정보들이 있다. 이런 정보들은 한번 세상에 공개되고 나면 변경이나 삭제가 어려워서

오랫동안 여파를 미치는 경우가 생길 수도 있다. 사소한 실수를  통해 두고두고 후회될 만한 섣부른 행동에도

주의 해야한다.

 

 

"내 앞머리가 무성한 것은 사람들이 나를 쉽게 붙잡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뒷머리가 대머리인 것은 한번

지나가면 다시 잡을 수 없도록 하기 위해서다. 어깨와 발에 날개가 달린 것은 빨리 사라지기 위해서다....내

이름은 카이로스  바로 "기회"다."

삶에는 무수한 기회들이 있지만 기회가 왔을때 그 기회를 놓치지 않고 얼마나 내 것으로 만들 수 있느냐는

평소의 삶의 자세나 관계들을 잘 관리했을 때 비로소 더 자신의 것으로 만들 수 있다.

교육 심리학자들은 사람의 능력을 세분화해서  챙겨야 한다고 소개한다. 지력과 심력 그리고 체력까지를 포함

시킨 복합적인 의미인데 우리는 대부분 지능지수(IQ)만으로 사람의 능력을 평가하는 것은 지양해야 하는

이유이다. 책에서 소개한 대로 한 사람의 평판은 타인과의 관계에서 신뢰와 믿음을 통해 서로 소통을 하는

과정에서 좋은 에너지를 발산하고 서로에게 좋은 관계로 남는것이다.

 

한 인간에게서 모든 것을 뺴앗아 갈 순 있지만, 한가지 자유는 뻇을 수 없는데 어떤 상황에서도 본인의 삶에

대한 태도를 정하는 자유다. < 빅터 프랭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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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탈피오트의 비밀 - 최고 중의 최고 엘리트 조직
제이슨 게위츠 지음, 윤세문 외 옮김, 윤종록 감수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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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브리어로 탈피오트는 '견고한 산성'혹은 '높은 포탑'이라는 뜻이다.

성경의 구약성서에서 리더십을 뜻하는 은유적표현으로도 쓰인다.

이스라엘은 우리나라 전라도 면적만큼이나 작은 나라지만, 끊임없이 분쟁이 일어나고, 불안정한 지역으로

알려졌지만 노벨수상자를 12명이나 배출하고 탈무드를 비롯한 교육의 메카로도 늘 이슈가 되는 곳이다.

어릴때부터 대학입시를 향해 교육의 채널이 일원화 된 우리나라와 달리 이스라엘에서는 남자는 3년, 여자는

2년의 의무복무를 실시한다. 그리고 나서 거의 대부분이 1년 6개월 정도의 해외여행을 떠난다.

작은 나라에서 살았던 이들의 시선을 넓은 세상으로 돌리고 제 2외국어를 반드시 익히도록 한다고.

영어와 히브리어를 공용어로 사용하는 이들은 해외여행 기간동안 수많은 경험과 시행착오를 통해

현지인들과의 교류를 통해 향후 자신의 진로를 위한 대학 진학을 하게 된다고 소개하는 부분에서는 무척이나

공감이 가기도 했고, 부럽기도 했다.
대학입시를 하나의 과정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인생의 목표처럼 한창 시야를 넓힐 청소년 시기에 우물안 개구리

처럼 학창시절을 보내는 아이들이 오버랩되며 안타깝기만 하다.

유대인들의 국민성을 대표한다고 하는 후츠파의 7대정신이 인상적이다.

형식타파, 질문의 권리, 융합, 목표지향, 끈질김, 위험감수, 실패로부터의 교훈이라는 덕목이 바로 그것이다.

실패가 두려워서 시도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지만 시도하지 않으면 성공도 없다는 것

성공의 성패와 관계없이 어느 상황에서도 남는것이 있다는 점, 실패는 성공을 위한 과정임을 다시한번 생각해

보게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도할 수 있는 용기가 또 하나의 플러스요인이 될것이 분명하다.

실패뒤에 남는 것은 파멸이 아니라 혁신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을 잊지말자.

 

이스라엘의 탈피오트라는 조직은 군대와는 별개로 선발되는 엘리트조직이다. '모든것이 가능하다'고 믿는

성향을 바탕으로 창의력이 있는 이들을 선발되는 이 조직의 멤버들은 상상력이라는 원료를 혁신이라는 가치로

만들어 소프트 파워로 성장시킨다. 기억은 익숙해진 과거로의 여행이지만 상상은 아직 가지않은 미래로의

여행이다.  그 과정에서 고비가 올수도 있고, 어려운 난관과 마주하는 순간들이 이들에게 고비를 안겨 주기도

한다. 그럴때 마다 이들을 지도하는 능력있는 심리 조언가가 제시하는 현명한 조언은 의외로 심리적 부담을

줄이게 하는 일이다.  어떤 하나의 훌륭한 조직을 판단하는 기준은 커다란 차이가 아니라는 점에 주목하게 된다.
 

유대인이 노벨상을 많이 받은 이유는 그들의 높은 지능지수가 원인이 아니라는 사실에 주목하게 한다.

그들이 다양한 방면의 많은 시도를 해 볼 수 있는 이유는 너른 시야를 갖고, 용기내어 시도하는 많은 일들의

결과일 뿐이라는 점에 주목하자.

일례로 우리나라의 많은 어린 영재들이 커가면서 설자리가 없어지고, 오히려 퇴보를 하게 되는 환경이 어떤

차이를 갖고 있는지를 생각해 보게 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한창 많은 경험과 호기심을 갖을 나이에 입시에

매진하게 되는 아이들은 점차 천편일률적인 길에서 교통체증처럼 진학을 하고 있는 실정이 답답해지는 순간

이다.

​ 

이스라엘 탈피오트의 리더들은  세계 곳곳에서 중요한 사람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들이 빛나는 이유는 어려운 상황에서 굴복하지 않고 전혀 새로운, 그렇지만 트렌드에 정확히 일치한 새로운

도전을 마다하지 않는 다는 점이다.

개업은 business opening 이라고 한다면 창업은 business creation 이다, 비록 작더라도 세상에 그 누구도 아직

시도하지 않은 것들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상상력이라는 원료를 혁신이라는 보이지 않지만 거대한 가치를 만드는 것은 소프트파워라는 새로운 힘이다.

지금 우리는 두개의 지구에서 살고 있다.

하나는 발로 딛는 지구, 또 하나는 보이지 않지만 엄연히 존재하는 디지털 지구를 의미한다.

어떤 엘리트조직의 성장 스토리가 아니라, 세상을 향해 행동하는 지혜를 다시한번 생각해 볼 시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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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촌을 걷는다 - 과거와 현재를 잇는 서울역사산책
유영호 지음 / 창해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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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촌길은 참 익숙한 동네지만 오밀조밀한 속내가 가득 담긴 동네이다.  조선왕조 500년의 역사를 비롯해 근현대

역사의 많은 사연들이 켜켜이 담겨있는 동네이다. 알면 알수록 더 호기심이 증폭되는 동네,

서울 한복판이라고  믿기지 않는 역사의 뒤안길이라고 할 정도로 고요한듯 보이지만 많은 사연과 사건들이

내재된 서촌길이 늘 궁금했다.

서촌길은 하루종일 걸어도 늘 제자리걸음 같은 동네이기도 하다.  여기저기 눈길을 끄는곳, 호기심가득했던

곳들이 밀집해 있다보니 하루가 부족한 코스이기도 하다.

막연히 알고 있던 서촌이 조금 더 자세히 알고 싶던차에 만나게 된 서촌이야기.

이 책은 서촌, 북촌, 남촌의 명칭의 유래부터

서촌일대를  눈에 보이는 위치에 따라 소개하고 있어서 직접 걸으며 참고하기에 좋은 구성이다.

무엇보다 근대의 정치적, 역사적인 사실들을 꽤 심도깊게 다루고 있어서 읽는동안 새롭고 놀라운 사실들을

일깨워주기도 했다.  역사적, 정치적으로 복잡하게 얽힌 여러 사안들을 소개하는 대목에서는 씁쓸해지기도

하고, 안타까워지는 순간도 있다. 그저 겉으로 보여지는 역사적인 장소나 사건으로서가 아니라 조금 더 명확

히 알고 싶었던 내용들에 대한 궁금증도 많이 해소가 되었다.

조용한 서촌의 과거속으로 그시대 그들이 살았던 그 장소, 시간속으로 시간여행을 떠나는 느낌으로 서촌탐방

을 했다. 그간 익숙하게 발길이 닿았던 곳의 이야기는 조금 더 쉽게 다가왔고, 이 책을 읽고 난후에는 한번 더

가보고 싶어졌다. 언젠가부터 핫플레이스로 입소문이 나면서 이 동네의 고즈넉한 아련함보다는 시끌벅적한

공간으로 변해가는 모습은 조금 안타깝기도 하다.

 

 

수성동 계곡이 복원되는 과정과 그 이면의 현실들은 한번도 생각해 본적이 없었는데 역서적인 고증과 더불어

조금 더 치밀한 계획과 목적을 가진 발굴과 보존또한 시급하고 중요한 문제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다양한 검증과 고증 자료들을 함께 수록해 놓아서 따로 검색하거나 찾아보지 않아도 주제에 대한 이해가

수월했다.

 

 

일제 강점기, 한국전 등을 연달아 겪었던 우리는 역사적으로도 많은 사람들에게도 상처와 아픔을 남겼다,

근간에 개인적으로 한국근대시기의 작품과 관련된 전시들을 연달아 해설하게 되어 근대사에 관한 자료들을

더 관심있게 공부하고 있다. 꼭 예술가 이야기가 아니라도 어떤 사건이나, 사람에 대한 이해의 바탕에는 시대적

상황을 고려하지 않을 수가 없다.

그래서 특히나 우리 근대사의 언저리에 있는 여러 사건들은 안타까움을 자아내는 이유이기도 하다.

 

 

​가족에 대한 그리움을 표현한 이중섭의 <길 떠나는 가족>이 춘화로 낙인이 찍히고, 민간인 신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전쟁포로로 취급되어 월북작가가 되어 가족과 영원한 단절을 맛보게 된 이쾌대를 비롯해 많은 사람

들이 역사적인 사건들 속에서 아픈 상처를 남기게 되기도 했고,  그 틈을 타서 개인적인 영욕을 취하기도 하였

다. 그 모든 것이 역사이고 또 현실이기도 하다.

겉으로 보여지는 모습이외의 것들에 눈을 뜨게 하는 시간이었다. 지금현재도 지나고 나면 역사가 된다.

늘 눈뜨고, 귀를 열어 두어야 겠다는 생각을 한다. 조금 더 멀리 보고도 싶다는 생각도 든다.

 

눈 덮인 들판을 걸어갈 때 함부로 걷지마라

오늘 내가 걸어간 발자국은 뒷사람의 이정표가 되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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