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괜찮아요, 천국이 말했다
미치 앨봄 지음, 공경희 옮김 / 살림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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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에 출간되어 많은 이들에게 반향을 일으킨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을 썼던 미치 앨봄의 신간이

나왔다. 미치 앨 봄은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방송인으로 많은 글들을 쓰고 있는데 특히 삶에 대한 의미를

일깨우는 따뜻한 글쓰기는 많은 이들에게 공감을 일으키고 있다.

많은 이들에게 회자가 되었던 전작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은 연극으로도 제작이 되었었다.

오랜만에 책을 꺼내보니 마침 그때 관람했던 티켓과 연극 브로슈어가 보관되어 있어서 기억이 새록새록

했다. 이번에 출간된 신작 <다 괜찮아요, 천국이 말했다>는 개인적으로 전작보다 더 마음에 공감을

일으키는 내용이 담겼다.



"인생사는 베틀에 걸린 실처럼 얽혀서 우리도 모르는 방식으로 짜인다."라는 문장은 이 책을 이어가는

핵심문장이기도 하다. 누구나 삶에 대한 큰 그림을 그리고, 나름대로의 미래를 그리지만 실제로 마주하

는 삶은 늘 녹록지 않아서 계획과는 전혀 다른 길에 놓이기 일쑤이다.

작가는 그것을 바람"이라는 말로 표현한다.

바람을 일으키는 것은 무엇일까? 고기압과 저기압의 만남, 온기와 냉기의 만남, 변화와 변화가 바람을

일으킨다. 변화가 클수록 바람도 세게 분다.

인생도 마찬가지다. 한가지 변화가 다른 변화를 일으킨다.

책에서는 한 사람의 주인공이 생에서 마주한 사람들과의 이야기를 담는다. 그 과정에서 상처, 친구, 포옹,

어른, 이별이라는 과정을 그린다. 결국 삶은 태어나는 순간부터 누군가와의 관계 속에서 형성되고 많은

영향을 미치고, 나의 삶 또한 누군가에게는 큰 흔적을 남기게 된다.

우리는 종종 눈앞의 많은 일들에서 우리의 삶이, 시대가 다른 시대와 이어진다는 사실을 종종 잊어버린

다. 지금 현재의 모든 일들은 하루아침에 누구 혼자의 힘으로 만들어진 것이 하나도 없다.

지금의 모든 것들은 앞서간 이들의 어깨 위에서 세워지고 변화해 온 결과물이다.



책 속의 이야기는 애니라는 주인공 한 사람의 사례를 담았지만, 결국 애니는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

이기도 하다.

책 속의 큰 테마 사이사이 애니의 전 생애가 <애니 실수하다>라는 제목으로 등장한다.
그녀는 삶의 과정에서 자신의 선택에 의해, 혹은 주어진 환경 등에 의해 자의적인, 타의에 의한 실수들을

경험한다. 그 과정에서 그녀의 삶의 방향이 정해지고, 매 순간 만나지는 사람들은 그녀의 일생에도

진한 여운을 남긴다. 책 속 등장인물은 우리가 살아있는 동안 매일  무언가를 잃는다고도 했다.

그것이 때로는 방금 내쉰 숨결처럼 작은 것일 때도 있고, 때로는 못 살 것 같은 큰 것일 때도 있다고 했다.

하지만 결국  우리는 살고, 살아야 한다.

우리가 저지른 많은 잘못 들은 바른 일을 할 문을 열어주는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어제 이탈리아의 음악의 거장인 엔니오 모리코네가 별세했다. (B.1928-2020)

생전 고인이 미리 써둔 부고 글이 화제가 되고 있다.

고인은 "나 엔니오 모리코네는 죽었다"로 시작하는 부고에 ”그래서 나는 내 죽음을 항상 나와 가까이

있었던 모든 친구들에게, 그리고 조금 멀리 떨어져 있지만 큰 애정을 갖고 인사를 나눴던 사람들에게

알린다"라고 적었다. 이어 ”그들 모두의 이름을 언급하는 건 불가능하지만, 내 인생 마지막 몇 년 동안

형제처럼 지냈던 친구 페푸치오와 로베르타와 특별한 추억이 있다는 걸 밝힌다"라고 했다.

그가 이처럼 직접 부고를 써 둔 건 장례식을 가족장으로 치르겠다는 의지 때문이었다. 자신의 장례식으로

사람들을 귀찮게 하고 싶지 않다고 한 고인은 가족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열거하며 사랑을 전했다.

엔니오 모리코네가 마지막으로 언급한 것은 1956년 결혼해 64년 동안 함께 한 아내 마리아였다.

그는 “지금까지 우리를 하나로 묶어주었지만 이제는 포기해야 하는 특별한 사랑을 다시 전한다.

당신을 향한 작별 인사가 가장 고통스럽다"라고 썼다.

누구나 삶의 마지막 순간이 아쉽지 않은 사람은 없겠지만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작별인사를 남긴

老거장의 마지막 인사가 마음을 울린다.

 

우리는 종종 사후의 세계에 대해 이야기한다. 종교와 상관없이 사후세계에 대한 우리의 상상은 아마도

무한하지 못한 생의 아쉬움에 대한, 그리고 언젠가 헤어지게 될 사람들에 대한 그리움과 미련을 담은

마음의 일환일 것이다. 그만큼 언제일지도, 분명하지도 않은 미래에 대한 우려보다 지금 현재의 우리의

삶과, 내 주변의 사람들과의 매 순간을 소중하고, 행복하게 가꾸어 가는 삶을 살아야겠다고 생각했다.

그 과정에서 우리가 종종 저지르는 실수들에 대해 조금은 편안하게 마주할 수 있게 하는 용기와, 바른

태도 등을 제시한다.

기억을 함구 한다고 거기서 해방되는 것은 아니다. 비밀을 지키면 상황을 통제 할 수 있다고 믿지만,

사실 비밀이 우리를 통제하게 된다. 실수가 없는 삶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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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에게
이해인 지음, 이규태 그림 / 샘터사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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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의 첫날
꽃같이 고운 책이왔다.
<친구에게 >
글과 어우러지는 그림을 보고있으니 미술관이 따로없다.

이번에 출간된 <친구에게>는 이해인수녀가 글을 쓰고, 이규태작가의 그림이 더해져 글과 함께 그림에서 주는

느낌도 마음을 편안하게 한다.

잔잔하게 그려진 색연필화는 은은하지만 더 자세히 들여다보게 하는 매력이 있다.

 

이해인수녀의 첫번째 시집 <내 혼에 불을 놓아>

내가 이해인 수녀의 글을 처음 접한것은 중학교 2학년때 담임선생님이자 영어과목 선생님이 주신 책선물이

계기가 되었다. 지금도 이해인수녀의 글들을 마주할 때마다 선생님이 떠오른다.

그러고보면 책선물은 책 자체로도 의미가 있지만, 더 많은 의미들을 만들어낸다.

벌써 수십년이 지났어도 여전히 내 책꽂이 가장 빛나는 한켠에서 온기를 지닌채 가끔 꺼내보게 만든다.

 

<친구에게>도 그런맥락에서 오랜친구 혹은 오래전 헤어진 의미있는 사람들을 떠올리며 마음을 전한다.

 

책에서 전하는 친구는 애인이나, 반려자와는 또 다른 빛깔로 다가오는 다양한 존재들을 이른다.

우리가 살면서 얼마나 많은 인연들을 만나고, 헤어지게 되는지를 생각해 보게한다. 종종 마음과는 달리 가까운

이들과 마음을 전하며 사는일이 쉽지 않다.

그러다 어느순간 연락이 끊겨버린 친구들이 떠오를때면 마음 한켠이 허전하다.

화단에 가꾸는 식물조차도 사람의 온기가 더해지면 더 빛을 발하는 것을 생각해 볼때 사람사이의 인연이야

말해 무엇하리.

 

요즘 사회적 거리두기로 사람들과의 만남이 편안하지 않은 시대가 되었다.  세상에 많고 많은 사람중에 친밀하고

마음이 통하는 사람을 만나는 일은 굉장한 인연이다. 어느것 하나 저절로 만들어 지지 않는다.

좋은 인연을 만나기 위해서는 나부터 좋은 사람이 되면 좋은 인연은 저절로 찾아온다는 말이 있다.

나는 폭넓은 인간관계보다  마음을 나눌수 있는 몇몇사람과의 인연이 더 소중하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쨌튼 주변의 사람들을 돌아보고, 또 그리운 이들을 떠오르게 하는 이 책 한권은

글과 그림만큼이나 마음을 따뜻하게 한다.

 

요즘 우리집에 가장 자주오는 이들은 택배를 전해주시는 분들이다.  장마가 시작되어 하루하루 변덕스러운 날씨

별것 아닌 도넛하나에 마음을 담아 전해드렸다.

각박하고 하루하루가 불투명한 요즘이지만 예민해지기보다 조금은 여유있는 마음을 다독여본다.

그리운 친구들과 반갑게 마주하는 그날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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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아에 대해 말하자면 - 김현진 연작소설
김현진 지음 / 다산책방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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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책.

출판사 책 소개 글을 읽으며 도발적이다!라고 생각했던 내 첫 느낌보다 훨씬 더 강하게 이 책의 여운을 

남기며 마지막 책장을 덮었다. 작가는 겸손하게도 히트작 하나 없이 도낏자루 썩는 줄도 모르고 20년간

글을 써왔다는 말로 시작을 하지만 무수한 저서 이력을 빼곡하게 적어놓은 책들을 읽으며 의아했던

기억들을 떠올려보면 지나친 겸손이라고 생각을 한다.

그래서 검색을 해보니 역시나 페미니즘에 관한,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글들을 비롯해 꽤 많은 책들

을 출간한 이력을 가진 작가다.

앞으로 이 작가의 행보가 벌써부터 궁금해질 만큼 이 책은 무심한 듯 묵직한 돌덩이들을 각 챕터가

끝날 때마다 하나씩 던져주는 느낌이 들었다.


이 책은 연작소설로 책 속에 8편의 단편이 실려있다.

책 속에 등장하는 등장인물들, 정아 혹은 지현, 정정은, 영진 등 모두 일반화된 여성들이다.

각각의 스토리는 소설 같지만 실제로 어딘가에서 지금도 일어나고 있을법한 이야기, 구체적으로 떠오

르는 사건, 그리고 생각보다 빈번하게 삶에서 마주하는 순간들에 대해 다룬다.

그래서 소설이라는 타이틀로 읽고 있지만 너무나도 현실적이다.

 

내 독서는 한 권을 다 읽고 다른 책들 펼쳐드는 편인데 요즘은 너무나도 많은 책들을 한꺼번에 넘나들고

장르마저도 들쑥날쑥하다. 함께 읽고 있는 책 중 <샤덴프로이데>라는 심리학적인 책 속 이야기와

일맥상통하는 문장이 있어서 연결을 해봤다. 타인의 고통이 행복까지는 아니어도 내 불행과 비교 대상이

될 수도 있다는 이론은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일상에서 빈번하게 마주하는 경험이다.

샤덴프로이데에 관한 이야기는 일단 접어두고,

각각의 챕터들은 별개의 스토리로 담겨있지만 이야기 중심이라기보다 삶의 진솔한 생각거리를 담는다.


어떤 장면들은 너무 안타깝고, 어떤 장면들은 너무 몰입되어 등장인물의 등짝 스매싱이라도 날리고

싶을 만큼 적나라하다.  결국 저자도 이쯤에서 등장하여 안타깝긴 하지만 작가로서 전해야 하는 메시지

를 충실하게, 담담하게 전달한다.

어른이 어른답지 못한 것도 문제지만, 아이가 아이답지 못한 경우도 바람직하지 않다.

어른이라고 늘 이성적일 수 없고, 아이라도 기댈 언덕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되는 순간 일찌감치 어른이

되어버린다.

 

"사람들은 충동적인 것이 청소년기의 본성이라고 하지만, 한때 청소년이었던 모든 어른들도 가끔 자제

력을 잃는 날이 있기 마련이다." <정정은 씨의 경우>中

삶의 많은 순간들을 마주하며 때로는 이성적인 어른으로, 때로는 반항적이고 충동적인 성장기로 퇴보를

하는 순간도 있다.

몇 년 전 미술관에서 <신여성>에 관한 전시해설을 하며 분명 100여 년 전의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이상하게도 요즘의 현실과 별로 변한 게 없다는 점이 놀랍다는 생각을 했었다. 책 속 이야기들을 읽다

보니 마찬가지로 그렇게 결론 없는 질문만이 쏟아진다.

뭔가 무거운 마음으로 마지막 장을 덮고 <에필로그>를 읽다 보니 이 책의 가장 소설적인 부분은

에필로그 뿐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어떻게 보면 삶이라는 것 자체가 소설 한 편 아닌 사람이 있겠냐 싶기도 하고, 나이의 숫자가

높아 질수록 점점 이상보다는 현실감에 좌절하기 일쑤인 것 같기도 하다.

 

종종 다시 시간을 돌릴 수 있다면 언제, 몇 살 때로 돌아가고 싶나요?라는 질문을 던지곤 한다.

작가도 책의 마지막 장에 독자들에게 하나의 질문을 던진다.

근간에 읽었던 책 중 "질문하는 삶"에 대한 김헌 교수의 <천년의 수업>이라는 책이 생각났다.

정아에 대해 말하자면.

결국 작가는 책을 통해, 정아를 비롯한 여러 인물들을 통해 우리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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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구석 역사여행
유정호 지음 / 믹스커피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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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문화, 예술, 체험 이외에도 많은 분야의 일들이 방구석°이라는 키워드를 달았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아니었다면 집에 앉아 글로, 영상으로, 네트워크로 이렇게 많은 걸 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을 거란 생각이 든다.
🏡 방구석 역사여행_ 알고 가면 재밌는 대한민국 역사 이야기 


전국 방방곡곡에 숨어있는 역사의 현장을 소개하고, 그 공간에 깃든 역사적 이야기를 들려준다.
기존에 알았던 곳도 있고 생소한 장소들도 있지만 책을 읽으며 역사여행, 공간 체험이 생생하게 다가온다.
언젠가부터 역사체험, 박물관 체험이 학습처럼 단체 학습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현실이 된 요즘,
그래서 이 책이 반갑다.
우리나라의 다양한 숨은 공간에 담긴 역사여행의 이면들을 꼼꼼하고 재미있게 담았다.
책을 읽으며 가보고 싶은 몇 곳을 꼽아놓았다.



저자는 오랜 기간 역사와 체험에 관한 글을 쓰고, 경험들을 꾸준히 소통하고 나누는 일을 하고 있다.

워낙 많은 역사탐방과 체험에 관한 책들이 많아서 이 책에서도 그간 많이 접했던 정도의 기대를 품고

책장을 넘겼다. 이미 꽤 익숙한 곳들도 있었고 역사적인 장소에 얽힌 이야기들이야 기존에도 다양하게

정보들이 담긴 책들을 읽었던 터라 새로울 것이 있을까 했던 예상과 달리 일단 무척 재미있고, 꼼꼼하다.

역사와 장소에 얽힌 이야기들을 쉽고, 생생하게 담아서 책 읽는 과정이 진짜 여행 같다.

가까이에서 접했던 장소들은 익숙해서, 또 멀리 있어서 낯선 장소들은 잘 몰라서 그저 장소에 가서 인증

사진만 찍고 오게 되기도 했던 많은 경험들이 떠올랐다.

책을 읽으며 장소와 역사에 관한 사연들을 읽으니 그 장소들이 전과는 무척 다르게 느껴진다.

아이가 어릴 때는 역사적인 유적지에 종종 가곤 했다.  그마저도 아이가 학년이 올라갈수록 여유 있는

여행보다 그저 학습적인 내용들을 접하게 되는 아쉬움이 있었는데 이 책에서는 장소와 역사를 접목하

는 방법에 대한 가이드를 잘 담아놓았다. 실제로 저자의 아이들에게 들려준다는 생각으로 글을 썼다고

하니 좀 더 현실감 있게 다가온 것 같다.

책에는 사진자료도 꽤 넉넉하게 담겼다. 그래서 책을 읽으면서도 현장체험 같은 생생함이 잘 전달되는

장점이 있다. 요즘 역사탐방이 사적인 개인 여행보다 단체로 떠나는 역사탐방 형식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꽤 많아졌다. 나도 기회가 있어 아이와 몇 번 참여했던 적이 있는데 제법 멀리까지 나서는 여정으로

정해진 시간에 여러 사람이 이동하고, 주로 그런 여행들이 주말에 몰리다 보니 일반 여행객들과 섞여

여행 본연의 취지를 흐리게 되는 경우가 많았다.

거기에 학습적인 주입식 설명으로 일관되는 진행도 좀 불만스러웠고, 무엇보다 공간을 제대로 감상할

여유마저 갖기 쉽지않았던 기억이 있다.

 

 

책을 읽다 보니 실제로 이 공간들에 다시 한번 나서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사람이 많이 몰리는 곳을 피하는 요즘이지만 한적하고 조용하게 곧 방학을 맞을

아이와 책에서 소개한 공간들을 직접 느껴보고 싶다.

근간에 <방구석>이라는 타이틀로 미술여행, 음악여행 등 다양한 여행들을 했지만 우리나라의 구석구석

숨겨진 보물 같은 장소들에 대한 기대감으로 그나마도 멀리 떠나지는 못하지만 여행이라는 타이틀로

일상의 갑갑함을 해소하고, 의미 있는 경험도 될 것 같아서 읽는 내내 기분이 좋았다.

아는 만큼 보이고, 보이는 만큼 생각하게 할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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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을 위한 법학 에세이 - 곽한영 교수와 함께 생각해 보는 사람을 향한 법 이야기 해냄 청소년 에세이 시리즈
곽한영 지음 / 해냄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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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시절 나는 사회 선생님이 되고 싶었다. 다양한 사회 분야의 생생한 얘기들을 접하며, 뭔가 살아있는

과목 같았던 느낌.
법학 에세이라는 장르가 어딘지 모르게 생경하게 들렸는데 법°과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들을 담았다.

법과 관련된 신화와 기원부터, 인간의 약속이 된 법이 진화하여 민주주의가 탄생된 배경, 그리고

우리나라의 법 이야기, 법과 인권, 범죄와 형벌, 법과 관련된 역사적 사건과 사람들,
여전히 끝나지 않은 논쟁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태고의 법의 기원들을 짚어 나가다 보면 <사자의 서>가 빠질 수 없다. 법은 정의로운 사회를 위해 고대

부터 다양한 방법으로 인류와 함께 만들어져갔다. 종교적인 관점으로 시작해서 현대에 이르기까지 그

변화 과정들 속에는 응보 사상으로 알려진 '탈리오의 법칙' 혹은 '복수법'이라고 불리는 법을 포함해

사람들의 정의에 대한 갈망을 담아 변화해 가는 과정들을 보여준다.

​법法이라는 한자를 살펴보면  신과 자연의 초월적 규범이라는 의미로 제사를 지내고 있는 사람의

모습을 통해 의미가 드러난다. 왕권신수설은 이런 절대주의 국가에서 일어난 정치이론으로 왕권은

신으로부터 주어진 것으로 왕에게 절대복종을 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다양한 주제와 접근법으로 이론에 대한 설명에서 그치지 않고 각 장의 코너에서는 생각해 볼 주제들을

제시한다. 학창시절의 논술이라는 장르가 언젠가부터 주입식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 개인적으로

무척 안타까웠는데 책 속 커리큘럼이 유용하게 활용하기 좋겠다.

 

법에 대한 정보에 이어 세계적인 법에 관한 사건사고들을 다루었다. 초 현대사회인 요즘도 과거의 인권

관련 사고가 끊이지 않고 이어져 오고 있다는 것이 새삼 놀랍다. 물질문명의 발달은 분명 첨단으로 이어

지고 있지만 여전히 정의롭지 않은 사람에 대한 고정관념들과 잘못된 선입견들로 인한 사건들을 보니

마음 한편 이 씁쓸하다.

책을 읽다 보니 자연스럽게 법과 관련된 또 하나의 공익을 생각하는 직업군, 공익변호사에 대해 다룬다. 얼마 전에 읽고, 직접 저자와의 만남 자리에도 다녀왔던 책 한 권이 떠오른다.

 

책 한권이 다뤄주는 영역이 무척 넓어서 법에 대한 정보뿐 아니라 다양한 시야의 법관련 정보들을 통해

청소년들의 진로와 관련해서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점도 좋았다.

사회 과목은 단순히 암기라고 생각하지만, 배경과 스토리를 통한 이해는 가장 좋은 사회 공부법이고,

실생활에서도 유용한 학문이다. 책을 읽다 보니 현대사회는 여전히 변하지 않고 있는 문제들이 꽤 많고,

인간다운 세상을 위해 법은 인간으로 당연한 일을 머리로 배우고 뼈에 새기는 일이라는 말에 공감한다.
법에 대한 지식과 정보를 전달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생각의 당위성을 제시하는 책

재미있게 읽다 보니 재미와 정보를 알차게도 담은 책이다. 청소년과 성인 모두에게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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