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방구석 역사여행
유정호 지음 / 믹스커피 / 2020년 6월
평점 :

요즘 문화, 예술, 체험 이외에도 많은 분야의 일들이 방구석°이라는 키워드를 달았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아니었다면 집에 앉아 글로, 영상으로, 네트워크로 이렇게 많은 걸 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을 거란 생각이 든다.
🏡 방구석 역사여행_ 알고 가면 재밌는 대한민국 역사 이야기
전국 방방곡곡에 숨어있는 역사의 현장을 소개하고, 그 공간에 깃든 역사적 이야기를 들려준다.
기존에 알았던 곳도 있고 생소한 장소들도 있지만 책을 읽으며 역사여행, 공간 체험이 생생하게 다가온다.
언젠가부터 역사체험, 박물관 체험이 학습처럼 단체 학습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현실이 된 요즘,
그래서 이 책이 반갑다.
우리나라의 다양한 숨은 공간에 담긴 역사여행의 이면들을 꼼꼼하고 재미있게 담았다.
책을 읽으며 가보고 싶은 몇 곳을 꼽아놓았다.

저자는 오랜 기간 역사와 체험에 관한 글을 쓰고, 경험들을 꾸준히 소통하고 나누는 일을 하고 있다.
워낙 많은 역사탐방과 체험에 관한 책들이 많아서 이 책에서도 그간 많이 접했던 정도의 기대를 품고
책장을 넘겼다. 이미 꽤 익숙한 곳들도 있었고 역사적인 장소에 얽힌 이야기들이야 기존에도 다양하게
정보들이 담긴 책들을 읽었던 터라 새로울 것이 있을까 했던 예상과 달리 일단 무척 재미있고, 꼼꼼하다.
역사와 장소에 얽힌 이야기들을 쉽고, 생생하게 담아서 책 읽는 과정이 진짜 여행 같다.
가까이에서 접했던 장소들은 익숙해서, 또 멀리 있어서 낯선 장소들은 잘 몰라서 그저 장소에 가서 인증
사진만 찍고 오게 되기도 했던 많은 경험들이 떠올랐다.
책을 읽으며 장소와 역사에 관한 사연들을 읽으니 그 장소들이 전과는 무척 다르게 느껴진다.
아이가 어릴 때는 역사적인 유적지에 종종 가곤 했다. 그마저도 아이가 학년이 올라갈수록 여유 있는
여행보다 그저 학습적인 내용들을 접하게 되는 아쉬움이 있었는데 이 책에서는 장소와 역사를 접목하
는 방법에 대한 가이드를 잘 담아놓았다. 실제로 저자의 아이들에게 들려준다는 생각으로 글을 썼다고
하니 좀 더 현실감 있게 다가온 것 같다.
책에는 사진자료도 꽤 넉넉하게 담겼다. 그래서 책을 읽으면서도 현장체험 같은 생생함이 잘 전달되는
장점이 있다. 요즘 역사탐방이 사적인 개인 여행보다 단체로 떠나는 역사탐방 형식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꽤 많아졌다. 나도 기회가 있어 아이와 몇 번 참여했던 적이 있는데 제법 멀리까지 나서는 여정으로
정해진 시간에 여러 사람이 이동하고, 주로 그런 여행들이 주말에 몰리다 보니 일반 여행객들과 섞여
여행 본연의 취지를 흐리게 되는 경우가 많았다.
거기에 학습적인 주입식 설명으로 일관되는 진행도 좀 불만스러웠고, 무엇보다 공간을 제대로 감상할
여유마저 갖기 쉽지않았던 기억이 있다.

책을 읽다 보니 실제로 이 공간들에 다시 한번 나서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사람이 많이 몰리는 곳을 피하는 요즘이지만 한적하고 조용하게 곧 방학을 맞을
아이와 책에서 소개한 공간들을 직접 느껴보고 싶다.
근간에 <방구석>이라는 타이틀로 미술여행, 음악여행 등 다양한 여행들을 했지만 우리나라의 구석구석
숨겨진 보물 같은 장소들에 대한 기대감으로 그나마도 멀리 떠나지는 못하지만 여행이라는 타이틀로
일상의 갑갑함을 해소하고, 의미 있는 경험도 될 것 같아서 읽는 내내 기분이 좋았다.
아는 만큼 보이고, 보이는 만큼 생각하게 할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