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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터 2021.12
샘터 편집부 지음 / 샘터사(잡지) / 2021년 11월
평점 :
품절

어느덧 2021년의 마지막 샘터. 이번 달에는 <그래도, 다시 한 번!>이라는 테마 아래 샘터의 이야기꽃을
피운다. 매일매일의 일상을 살다 보면 느린지, 빠른지조차 감지할 새도 없이 일상은 늘 다사다난했고
코로나 와중에도 시간은 어김없이 흘러갔고, 아이러니하게도 나의 일상은 더욱 바쁘게 흘로 간 듯하다.
감사하게도 좋은 일과 좋은 사람들이 주변에 늘 많았고, 나름대로 아쉬운 순간도 있었지만 그래도
한 해 동안 수고한 많은 순간들에는 토닥토닥 셀프 위로를 해본다.
그래도, 다시 한 번!
많은 순간들에 우리는 종종 이런 리셋이 필요하지만, 특히 한 해를 보내는 마지막 한달은 가는 해,
오는 해를 보내고 또 맞이할 새로운 마음의 준비를 한다. 잘 보내야 또 잘 맞이할 수 있을 테니.
시작도 중요하지만 나는 마무리와 뒷모습이 더 중요하다고 믿는다. 뒷모습이 고운 사람이고 싶다.
시작의 순간은 누구나 다 의욕이 넘치고 기대감으로 설레지만 과정의 끝까지 무사히 도착하기 위한
노력과 끈기는 쉽지 않음을 우리는 익히 알고 있으니.
새로 찾은 삶의 활기, 쓰임 혹은 재활용, 건강, 인생 2막, 다시 찾은 꿈, 건물의 재탄생 등 많은 것들에서
새로움을 발견한다. 보는 관점에 따라 쓰임의 용도가 다양해진다는 것을 알게 되는 시간.
그 과정에서 유행이 돌고 돌며 세대를 이어주고, 추억을 일깨운다.
특히나 레트로는 뉴스로 와는 달리 감성 충만한 코드가 많다. 잊고 있던 시간들을 떠올리고, 그 속에서
또 힐링이 되기도 한다. 턴테이블과 LP를 떠올리면 학창시절 주말 아침이면 올드 팝송으로 거실을
채우곤 하던 아빠의 젊은 날이 떠오른다. 그 시절에는 좀 올드하다 느끼기도 했었지만 어느덧 내게도
그때 그 음악들은 시간여행을 저절로 하게 한다. 그 외에도 어그 부츠, 곱창밴드, 달고나 등등.
이번 호에 실린 동해 논골담길의 야경을 보니 어느 봄날 우리 가족이 여행 갔던 그 장소, 그날이 떠오른다.
날씨가 좀 풀리면 다시 한번 나서봐야겠다고 생각했다. 내가 갔던 화창한 날과 다르게 야경이 담긴 한 컷
은 따뜻한 겨울밤의 정취를 담은듯하다.
벌써 김장도 다 끝나고, 겨울 채비들을 진작에 마친 지금. 올해는 일을 하느라 결혼 후 처음으로 김장에
참여를 하지 못했지만, 겨울 김장은 또 하나의 계절을 준비하는 명절만큼이나 큰 연중행사다.
이제 그마저도 김장을 안 하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하지만, 사 먹는 김치와는 분명 다른 낭만이 있지.
강화도 순무. 결혼 후 처음 맛본 순무김치. 아직도 우리나라 김치중에 못 먹어본 종류가 있을 만큼
지역마다, 집집마다 다양한 김치문화. 건강도 맛도 부족함이 없는 완전식품이 바로 김치지.
12월에는 크리스마스를 기다리는 마음들이 넘쳐나니 종교와 상관없이 한 달 내내 축제 같은 기분이다.
올해는 우리 집에도 오랜만에 간단한 크리스마스 월트리를 설치했을 만큼, 두근두근 셀레는 12월의 정경.
샘터에서도 겨울 왕국 노르웨이의 크리스마스 만찬을 소개한다. 여행이 가장 그리운 코시국에 책으로
떠나는 해외여행, 꼭꼭 담아뒀다가 언젠가는 직접 몸소 체험해 보고 싶은 많은 순간들.
2021년의 마지막 샘터의 온기도 따뜻했고, 사람 사는 이야기들이 도란도란 끊이지 않고 이어졌다.
차가운 계절 겨울도 서로의 온기를 더하면 결코 춥지만은 않다. 어렵고 팍팍한 일상에도 버스 아저씨의
친근한 인사 한마디에, 옆자리 동료의 따뜻한 말 한마디에, 마음이 담긴 따뜻한 차 한 잔에서 전해지는
온도는 오랫동안 여운을 남긴다. 가는 해는 늘 아쉽고, 오는 해는 또 늘 설렌다.
벌써 새해 첫 호 다음 달 샘터가 도착해서 새해의 설렘을 전할 준비가 되었다.

올해 샘터의 표지는 모두 내가 그렇게도 많이 미술관에서 미술 이야기로 전했던 박고석 화가의 아들인
사진작가 박기호님의 작품이 담겼다. 그래서 더 마음이 갔고 남다른 감회를 매호 마주할 때마다 느끼곤
했다. 세상은 참 넓고도 좁다는 것을 이럴 때 느낀다.
올 한해 마음 따뜻한 내 책장의 기록 속에 샘터는 그런 세상과 삶의 이야기를 울림 있게 전해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