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허기질 때 어린이책에서 꺼내 먹은 것들 - 나를 채운 열일곱 가지 맛 에디션L 4
김단비 지음 / 궁리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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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와 둘이 읽던 그림책 이야기를 도서관의 아이들과 함께 하다가 더 많은 아이들과, 또 어른들과

같이 읽고 어린이책을 매개로 참 많은 일을 했다. 어느덧 돌아보니 여전히 나는 종종 그림책을 읽고, 

글과 그림을 매개로 한 일을 이어가고 있는 중이다.

아이를 키우며 다시 읽기 시작했던 그림책부터 어린이 책들을 읽는 시간에 나는 종종 내 어린 시절의 

한순간으로 돌아간 것 같기도 했고, 나중에 아이가 생기면 이 책은 꼭 함께 읽어야지 했던 책들을 

실제로 함께 읽으며 감회가 새롭던 시간들을 잊을 수가 없다.



 

책에서 소개하는 17권의 책들 중 꽤 여러 권을 많은 아이들과 독후 활동으로 했던 터라 반갑고, 추억이

방울방울 피어오르던 시간이었다. 어린이 책을 많은 아이들과 함께 읽으며 어려운 환경의 아이들에게

책을 지원해 줄 수 있었던 시간이 가장 보람 있었고, 또 마음 한편에 여전히 잊을 수 없는 아이들이 있다.

별것 아닌 책 한 권이 누군가에게는 큰 행복으로 다가갈 수 있다는 것을 여러 번 경험했고, 책을 통해 

소통하는 과정의 많은 에피소드는 내게도 많은 생각을 하게 해 주었다.


동심은 어린이의 마음속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어른들의 마음 한편에도 조용히 자리하고 있다가, 문득

꺼내 먹는 알사탕 같은 존재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다. 같은 책을 읽더라도 경험과 생각에 따라 다가오

는 문장이 다르고, 또 새롭게 다가오는 문장이 있듯, 그 나이에서만 느낄 수 있는 감동을 각인시키게 

되는 것이다 보니 어린이 책에서만 느낄 수 있는 특별함이 있다.

저자는 책에서 어린이 책을 여러 가지 맛에 비유한다. 넉넉한 맛, 따뜻한 맛, 노동의 맛, 기억의 맛,

삶의 맛, 모자란 맛, 추억의 맛, 까칠한 맛, 가난의 맛, 결핍의 맛, 눈물의 맛, 세월의 맛, 자연의 맛,

충격의 맛, 그리움의 맛, 치유의 맛 그리고 상상의 맛.

10년이 넘는 시간을 아이들과 책 이야기를 했던 습관으로 여전히 나는 종종 어린이들과 함께 읽었으면

좋은 책들을 발견하면 마음이 설렌다. 


 


요즘은 책 이야기 대신 그림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같은 그림이라도 어린이의 시선으로 보는 느낌이 또

다른 책 이야기처럼 사뭇 즐겁다. 책 속에 소개된 어린이 책 중 서너 권을 꼽아 두었다. 

저자가 꼽은 다양한 맛들의 향연을 느껴볼 기대로 또 설렌다. 오랜만에 우리 집 한편의 어린이 서가를

여러 번 기웃거리는 시간이 나에게는 또 다른 추억여행 같은 시간이었다.

어린이 책을 함께 읽는 어른이 많아지면 관계의 온도가 조금은 따뜻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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