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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트 베니핏 - COST BENEFIT
조영주 외 지음 / 해냄 / 2022년 3월
평점 :

짧은 단편소설 5편이 수록된 옴니버스 형식의 <코스트베니핏>은 가성비에 대한 다섯 명의 작가들의
작품을 담았다. 지금 이 시대를 사는 현대인이라면 한 번쯤은 느껴봤을 상황들에 대해, 그리고 지금 우리
시대의 모습을 생생하게 그려냄으로 많은 생각들이 교차하게 한 시간이었다.
수록된 다섯 편 각각의 리뷰를 쓰고 싶었을 만큼 책 읽으며 가족들과 얘기도 많이 하게 한 책이다.
어쩐지 책의 책을 읽으며 마치 오늘 종료된 미술관의 <올해의 작가 2021>을 책으로 읽는 느낌 같기도
했다. 각 작품들은 다른 주제들에 대해 다루고 있지만 관점에 따라 마치 하나의 스토리로 이어지는
느낌도 들었고, 짧지 않은 인생을 살아오며 겪었던 내용들이 또 경험치가 되어 공감대가 높아졌다고 할까?
책에서 다루고 있는 키워드 들을 봐도 친구, 인간관계, SNS, 결혼, 파이어족, 미래사회 등 인간과 노동,
그리고 관계들에 대해 폭넓게 다룬다. 재미있는 스토리에 묵직한 주제들이 실감나게 더해져서 픽션이
라고 하는 사실을 종종 망각하게 하는 장면이 많았다.
군중 속의 고독을 느끼고,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닌 실상들, 청년들이 꿈을 키워나가기 쉽지 않은 불안한
현실들을 통해 인간은 노동과 불안의 DNA를 가지고 태어나는 존재라는 사실을 실감한다.
인간의 삶이란 게 결국 가성비만을 따지며 살수 있는 것인지. 그 가성비의 기준 또한 제각각 일수 밖에
없어서 삶에서 정의 내리기란 어쩌면 애초에 불가능한 것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온전하게 성공만 하는 인생도, 실패만 하는 인생도 없을 뿐 더러 인생 자체가 스펙터클한 과정의 연속
아닐까.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과 더불어 인생에서 어느 정도는 노력 총량의 법칙이 작용한다고 믿는다.
실패의 순간마저 우리는 또 한 단계 나아가게 하는 계기가 되니까.
흑자 생존의 시대에 각각의 작가들은 이야기들을 통해 우리에게 거꾸로 질문을 던진다.
생각보다 우리는 사소함에 상처받고, 사소함에 위로받는다. 아주 오래전부터 지금 현재, 그리고 미래에
도 인간의 본성은 변하지 않을 것이고 다른 시대 다른 상황에서도 같은 주제들로 고민하고 머리를 싸맬게
뻔하다. 가성비 자체의 기준점이 결국은 우리 마음속에 있으니 기분에 따라 변덕을 부릴게 분명하니까.
두리안의 고약한 냄새에 대한 선입견은 싱가포르 여행에서 실제 두리안의 맛을 보고 완전히 빗나갔다.
가성비 따지고 다수의 의견에 이끌리는 삶은 경험의 폭을 축소시킬 수밖에 없다.
얼마 전에 작고하신 김병기 화가 님의 말씀처럼 길이 생기면 이미 길이 아니고, 오랜 기간 숙성해서 나온
예술의 가치만큼, 각자의 삶의 방식도 가성비보다는 실패와 성공의 경험의 축적에서 나오는 바이브가
아닐까 생각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