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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을 까는 여자들 - 환멸나는 세상을 뒤집을 ‘이대녀’들의 목소리
신민주.노서영.로라 지음 / 한겨레출판 / 2022년 2월
평점 :

얼마전 드디어 앞으로 5년간 나라를 이끌어 갈 대통령 선거가 끝이 났다. 이례적으로 사전투표율도 높고,
코로나 시대의 확진자 참여까지 이루어졌을 만큼 정치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사가 반영되었던 가장 대표
적인 행사였다. 이 책의 부제는 < 이대녀들의 목소리>라는 타이틀이 붙었다.
공식적인 선거운동 기간에 가장 많이 들었던 단어. 이대녀, 이대남. 언제부터인가 이런 신조어가 속속
등장하며 나이대별, 성별 등 자꾸 획을 긋는 일이 일상다반사가 되었다.
페미니즘을 넘어 세부적으로 나누어진 이들 중 이대녀들은 "유난히 진지하게 구는 불편한 존재"로 전락
했고 그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이 책은 이대녀들이 직접 자신들의 목소리를 담았다는 점에서 멍석을 깔았다고 해도 되겠다.
당사자인 그녀들은 구절판의 오색찬란한 구색 맞추기가 아닌 목소리를 낼수 있고, 목소리를 반영할 수
있는 새로운 판을 깔아야 하는 이유를 토로한다.
어느덧 세월이 나를 기성세대의 대열에 합류하게 했고, 사회구성원으로 살아가는 많은 상황들에서
여전히 대부분의 남성들이 차지하고 있는 비중이 높고, 이번 대통령 후보들의 성비로 보나, 많은 기득권
있는 자리를 두고 별이는 경쟁들에서 여성들은 불리한 여건으로 적용되는 경우들이 여전히 진행형이다.
여성의 몫이 늘어난다고 남성의 몫이 줄어드는 것이 아닌데 여혐 혹은 남현으로까지 치닫는 경우가 종종
여러 상황들에서 일어난다. 페미니즘이라는 단어가 주는 다소 부정적인 느낌도 이분법적인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한 탓일지도 모르겠다.
학창시절부터 남녀 차별에 대한 이슈가 나오면 남성들은 군대 문제를, 여성들은 출산 문제를 꺼내들며
결론 없는 무리수 같은 의견들을 내곤 했던 기억이 있는데 수십 년이 흐른 지금도 여전히 그런 상황들이
반복된다.
이 책을 읽으며 나는 예전에 읽었던 <인간으로 사는 일은 하나의 문제입니다>라는 책이 자꾸 떠올랐다.
정치에 대한 여러 정의를 내리고 남녀 구별 없이 인간으로서의 삶의 문제를 다루는 일들에 정치를 대입한
그런 문장들이었다.
"인간에게 필요한 것은 반성된 삶과 숙고된 정치이다" 타인과 더불어 살아가야 하는 것이 인간이고,
그 과정에서 남과 여. 세대별 차이는 서로 보완하고 협력해야 하는 존재이지 무한 경쟁 상대가 아니라는
점을 우리는 잘 알면서도 막상 현실에서는 익숙한 프레임에 갇히기 일쑤다.
정말 믿을 수 없을 만큼 어려운 시대를 살고 있다. 손으로 버튼을 누르지 않아도 이제는 인공지능으로 말만
해도 실행이 가능한 최첨단의 시대가 일상에서 펼쳐졌는데 표면적인 혁신만큼 생각의 혁신은 쉽게
일어나지 않는다. 나와 다른 의견, 내게 익숙하지 않은 어떤 상황들이 우리에게는 더 발전하는 도약의
기회가 되었던 경험들을 잊지 말자.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