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전쟁 - 국가의 미래를 좌우하는 새로운 지정학 전투, 2022 세종도서 교양부문
클라우스 도즈 지음, 함규진 옮김 / 미래의창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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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이란 전진하는 문명의 필연적 산물이다. 이는 자연의 배치와 꼭 맞아 떨어지지 않는 인간의 발명

이기 때문에, 이를 훼손하려는  움직임을 처단할 만큼 강력하고 안전한 경우에만 확실한 가치를 지닌다.

<토머스 홀디치_정치적 변경과 경계 짓기 中, 1916년>


국경이라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올려지는 장면이 있다. 아프리카 지도상의 자로 그은듯한 반듯한 경계선.

그 경계선에 대한 사연들을 학창시절에 역사의 한 장면으로 배우며 느꼈던 감정이 여전히 생생한데,

우리는 종종 국경에 대해서도 단편적으로만 인지하고 있었다는 것을 책의 목차를 보며 새삼스럽게 

느끼며 세계적인 지정학 석학의 시선으로 세상의 경계들을 탐구한다.


3년 차의 코로나 정점의 시대를 살아가며 느끼는 것은 국경에 대한 개념이 달라지고 있다는 것이었다.

이미 세상은 너무나도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어, 국경이라는 개념 너머의 것들을 실생활에서 마주하게 

되는 시대다. 세상 어딘가에서는 끊임없이 국경 분쟁이 일어나고, 국경의 범위는 스마트 국경으로까지

확장되었다. 인류의 발전은 그만큼 더 인간의 삶의 반경을 넓히고, 신경써야 할 것들이 많아졌다는 의미

이기도 하다.

분단국가에서 태어나 살다가 유럽여행을 갔을때 하루에도 몇 번의 나라별 경계를 넘나들며 기분이 묘했

던 기억들이 떠오른다. 국경이라는 것이 이리도 낮은 장벽이었나 새삼스러웠던 경험의 순간들.


책에서는 DMZ 상황에 따른 '토지 광풍 매입'에 대한 이슈도 다룬다. 투자자들은 구글어스 인공위성 

사진과 지도를 보며 근방 땅을 훑듯이 사들였다는 사실인데 나는 또 이 부분을 읽으며 지금 국립 현대

미술관에서 전시 중인 <올해의 작가 2021> 최찬숙 작가의 양지리 프로젝트 <60호, 2020>을 떠올린다.


눈에 보이는 것 이상의 국경과 소유, 이권과 이해관계는 점점 복잡해지고 점 하나로 표시되는 섬 하나,

바다의 경계등 많은 첨예한 소유권 분쟁이 끊이지 않는다. 가상 장벽에 대한 것들에 대해 무심했던 탓에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국경의 논리들을 따라가며 우물안 개구리 같았던 그간의 시선들을 넓혀본다.

 

부유한 사람들은 방해받지 않고 이동할 권리를 누리고 싶어 한다. 그러나 가난한 사람 절망적인 사람들이

똑같은 권리를 누리는 일은 바라지 않는다.  22019년 말 일단의 중앙아메리카 이민자들은 두 나라의

하천 국경 사이에서 오도 가도 못하게 되었다. 두나라 모두 그들을 원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p223

 

국경은 더 이상 눈에 보이는 그대로 믿어서도, 단정 지어서도 안되는 시대가 되었다. 

보이지 않는 것들을 보게 해주는 석학의 시선이 사뭇 예술가의 그것과 또 닮아있다는 생각을 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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