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터 2020.7
샘터 편집부 지음 / 샘터사(잡지)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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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터 7월호. 물리적인 시간의 흐름에 대한 자각을 일깨워주는 매월호의 샘터.

시원한 표지그림보니 진자 여름이구나. 샘터는 요즘 우리집 3대가 함께보는 월간지가 되었다.

얼른 보고 아빠드릴 생각에 휘리릭~ 속도를 내본다.

이번호에도 다양한 고정코너들과 또 새로운 소식들이 담겼다.

 

새벽 여명의 탑구경에 대한 이야기를 읽으니 새삼 이런 고요한 공간들에 대한 동경이 생긴다.

어릴때 한창 유행하던 호랑이선생님이란 프로그램에서 시도하여 <여름이동교실>을 떠났었던 곳도

합천의 해인사였고, 여행 즐겨하시던 신식할머니를 둔 덕에 참 많이도 이런 여행들을 경험했었다.

그때의 할머니 연세가 아마도 요즘의 내 나이쯤이 아니었을까 생각해보니 절로 웃음이 난다.

오래전 그런 기억들이 종종 떠오른다.

한창 인기를 끌었던 <부부의 세계>의 파급력은 엄청났다. TV 잘 안보는 나도 꼬박꼬박 챙겨보게 되던

부부의 세계. 짧은 이 글을 읽으며 생각해보니 부부란, 서로를 응원하고, 현실에 닥친 상황들에도 호흡

을 맞춰가는 사람들이 되어가는 것 같다. 삶의 긴 여정이 늘 계획대로만, 예상했던 대로만 흐르지 않을

테니 때로는 눈앞에 놓여진 장애물들을 현명하게 치워가며 사는 삶인가 싶기도하다.

산 정상을 향해 오르다 옅은 바람만으로도 행복해 지는 순간들.

운전 25년차인 내게 차는 생활의 일부분이다. 삶의 속도를 높여주고, 행동반경을 넓혀주는 가장 중요한

생활수단이기도 한 자동차. 종종 질주본능 차오르면 답답한 요즘의 일상에서 잠깐 벗어나는 힐링의

기회가 되기도 한다. 모든 편리한 것들에는 또 그림자가 있는법.

자동차가 일상화되며 그만큼 사고의 위험도가 높어진것도 현실이다. 100년전 230채로 시작한 자동차는

이제 200만대를 넘어섰다고 하니 그만큼 안전수칙과 매너가 필요하다. 자동차와 관련해 새로운 법규가

생기고 안전불감증에 대한 적신호가 종종 들린다. 편리한 일상의 수단인 자동차가 위험한 무기로 탈바

꿈 할 수있다는 것을 잊지말자.

이번호에도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다양한 목소리로 담겼다.  코로나시대로 인한 삶의 변화도 글에

서 많이 느껴진다. 그 와중에도 새롭게 발견하는 삶의 또 다른 이면에 대한 이야기는 그나마도 한줄기

빛처럼 희망적으로 다가온다. 내 이야기, 다른이들의 이야기를 오버랩하며 소통부재의 시간들을

채워간다. 지구촌이라는 말이 무색한 요즘, 꽁꽁닫힌 사회 각 분야와 세상이야기는 답답함과 무기력한

일상을 만들어내기도 하지만 이 또한 지나가리라. 평소에는 시간이 없어서 못하는것이라고 생각했던

일들이 시간이 많아져도 못하고 있는것들이 있음을 알게되기도 한 요즘이다.  그러니 결국 모든것은

마음먹고, 실행하기 나름이라는 또 한번의 경험.

점심먹고 아이와 재미삼아 <십자말풀이>를 하며 빵터졌다.

❔말로 약속함
❕언약
_
정답을 확인한 20살 우리그녀의 한마디
"옛.날.사.람"💥

그러고보니 이제는 신조어 만큼이나 또 반면에 시대와 어울리지않는 말들이 저 멀리로 잊혀져가는

그런 오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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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원 (양장)
백온유 지음 / 창비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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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직된 뒷모습이 주는 위태로움에 끌려, 연일 더웠던 날씨마저 가을바람 같았던 오늘의 책.

한편의 성장 소설이자, 심리묘사가 섬세하게 더해지는 글을 읽다보니 첫인상에서 <우아한 거짓말>

이라는 작품이 오버랩된다. 아마도  등장인물의 배경이라거나, 가족의 죽음과 마주하는 상황들이 더해

지니 책과 영화로 봤던 작품의 장면들이 떠오른 탓이다.

사건의 발단은 우연히 버려진 담배꽁초에서 시작된다. 누군가의 습관적인 무심한 행동이 한 가족의

삶을 하루아침에 바꾸어 버리는 계기가 된다. 실제로 연일 뉴스에서 소개되는 사건사고는 그야말로

찰나의 순간에 벌어지는 일들이 다반사이다. 

환경이 사람을 만든다고 하던가. 타인의 행복보다 사람은 타인의 고통에 더 공감을 느낀다고 하는 말이

이 작품을 통해서도 드러난다. 의도하지 않게 사람들에게 배려의 대상이 되고,  관심이 대상이 되는

일은 당사자에게는  오히려 위축감을 자아내기도 한다. 우연한 사고로 타인에 의해 목숨 값을 치른 삶은

어느새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삶의 무게를 몇 배 더해가기도 한다.

관계와 관계 속에서 누군가는 희생양이 될 수밖에 없다. 그런 와중에도 인간의 본성은 천사와 악마의

두 얼굴을 드러내기도 한다.

스토리를 이어가는 하나의 발단이 된 사건은 다양한 형태로 묘사되고, 재현된다.

한 챕터가 고작 6줄의 묘사로 꿈속 장면을 묘사한다. 미세한 감정과 관계를 탁월하게 표현한 책이라고

느끼게 하는 장면과 표현들이 인상적으로 다가오고 여운을 남긴다.

제대로 성장하지 못한 어른 곁에는 너무 일찍 성장해 버린 아이들이 등장한다.

트라우마에 누군가는 좌절을 하고, 누군가는 절대 지지 않겠다는 의지로 이겨내는 눈물겨운 사투를

벌이기도 한다. 아픔을 경험한 사람은 타인의 고통에도 무심하지 않다.

누군가에게는 생명의 은인으로, 누군가에게는 없는 것보다 못한 존재가 되는 인물로 등장하는 한 사람.

인간의 본성의 양면을 탁월하게 담고 있어서 씁쓸했다. 내면의 의도까지 더해지면 세상엔 완전한 악인도

완전한 의인도 없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책 속 장면 중 유원과 수현이 서로의 마음속 깊은 곳의 비밀을 털어놓는 장면에서 막상 꽁꽁 숨겨두었던

비밀들이 말로 더해져 드러내고 나면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되어버려 허무해 하는 장면이 있다.

삶의 모든 순간은 아무리 지독하더라도, 드러내 산화되고 나면 또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된다는 것.

그러니 용기 내어 현실의 벽들과 마주하라는 또 하나의 메시지가 아니었을까?

"높은 곳에 서려면 언제나 용기가 필요했다. 나는 옥상에서 아래를 볼 때 느끼는 감정을 단순하게 불안과

공포라고 여겼다. (중략) 그러나 이곳에 서 보니 확실히 알 수 있었다.

나는 오히려 이런 걸 좋아하는구나.

이곳에서 느끼는 감정은 설렘과 기대감, 혹은 전율이라고 불러야 마땅했다. "


삶의 과정은 누구에게나 용기가 필요하다. 시도하지 않으면 변화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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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의 재단
시마모토 리오 지음, 김난주 옮김 / 해냄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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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작스럽게 더워진 날씨에 어울리는 강렬하고 시원한 표지 그림이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일본의 대표적인 문학상 아쿠타가와상과 나오키상을 동시에 수상한 작가의 책이라는 대목을 봐도

작가의 내공이 입증된 책이라는 기대감이 든다. 문학상이 작품성에 대한 모든 것을 입증한다고 생각하

지는 않지만 전혀 다른 기준의 문학상 수상작가라는 사실은 분명 호기심의 대상이 된다.

요즘 워낙 묵직하고 지식 위주의 책들을 보고 있어서 사실 소설이라는 장르가 무척 반가웠고, 가볍게

휴식의 차원에서 읽을 수 있겠다는 기대감에 첫 장을 펼쳐 들었다.

묵직한 표지에서 주는 임펙트에 비해 책은 무척 간결하고, 군더더기 없는 전개를 펼친다.

사계절과 재단이라는 키워드가 주는 의미를 책을 읽기 전에는 파악하지 못했다. 무척 함축적인 의미의

각 단락들은 계절, 혹은  계절 뒤의 키워드가 중심이 되어 스토리를 끌어간다.


한 사람의 성장과정은 사계절 날씨의 변화를 고스란히 마주한다.
트라우마 혹은 알게 모르게 자신이 쌓아놓은 틀안에서 허우적 거린다.
회색을 못 견뎌하고, 분명하게 선을 긋고,  고정되지 않으면 불안해하기 일쑤지만, 1초 후의 미래에도

사실은 아무 보장이 없다는 것을 알아가는 과정들이 등장인물을 통해 그려진다.
주인공을 중심으로 다양한 인간 군상들이 등장하고 그들과의 관계 속에서 섬세하게 마음속 한켠에 잠자

고 있는 트라우마를 마주하는 주인공의 심리가 그려진다.

내 생각만 하고, 상대가 이해해주지 않으면 옳지 않다고 단정해 버린다. 그러나 타인끼리 알 수 있는 건

사실은 별로 많지 않다. 장황하지 않고, 단순하지도 않고, 가볍지도 않은 사계절의 변화만큼이나

온탕과 냉탕을 넘나드는 과정 속에서 그녀는 자신과 무척이나 닮아있는 한 사람을 만나며 오히려 쉽게

오랜 트라우마를 극복하는 계기를 마주하게 된다.
트라우마 극복 성장 심리소설. 결국 마음의 벽은 남이 아닌 내가 쌓고, 허무는 것!이라는 과정을 관계

속에서 풀어내는 장면들이 독특하게 등장인물 중심으로 장면들을 교차해나가며 풀어냈다.

종종 일본 소설을 읽다 보면 유난히 우리나라의 정서와 비슷하다 느끼곤 하는데, 그런 와중에 또 무척

괴리감이 드는 정서가 분명 있음을 또 한번 확인한다. 요즘 본의 아니게 무척이나 다양한 장르를 넘나

들며 책을 읽다 보니 순수문학을 꽤 오랜만에 접했다는 생각이 든다.

모든 소설이나 문학 장르가 사람의 심리묘사가 두드러지게 마련이지만, 유난히 주인공의 불안한 심리

묘사가 와닿았던 이유는 아마도 누구나 마음속에 한 가지 이상의 본인만의 트라우마를 담고 살아가는

이유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오히려 마음속 깊은 곳에 꼭꼭 숨겨두느라 점점 더 어둠의 아우라

가 크게 느껴지는 것일 수도. 설상가상으로 그로 인해 마음속의 장벽이 쌓여 점점 자신의 생각을 옭아매

는 족쇄가 될 수도 있음을 생각하면 분명 트라우마는 극복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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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 순간도 돌아가고 싶은 그때가 된다
박현준 지음 / M31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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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의 가장 빛나는 순간을 꼽는다면 어느 시절을 떠올리게 될까?

누구나 한 번쯤은 지나간 시간에 대한 그리움의 순간들을 떠올리며 종종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어느

시간으로 가고 싶은지 묻곤 한다.

내 생애 가장 빛나는 시간은 언제일까? 어린 시절에는 막연하게 어른이 되는 날들에 대한 동경을 품게

되고 어른이 되면 할 수 있는 많은 일들에 설레고 했다.

어린 시절의 서른은 까마득하고 완벽한 어른을 떠올렸다. 막상 서른이라는 나이를 마주하는 순간의

기억들을 떠올린다.

스물아홉의 마지막 날과 서른의 첫날.

물리적으로 구분 짓는 것조차도 막상 서른을 훌쩍 넘기고 까마득하게 돌아보아도 별반 다르지 않은

날들이었다.

생각해보면 서른은 누구나 막연하게 어른으로 발돋움하는 기준선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어른이 되는 순간은 또 언제일까?

몇 년 전 청춘의 한복판에서 반짝반짝 빛나는 한 작가의 북 토크에 친구와 갔던 적이 있다.

글로 만났던 그녀의 글들을 떠올리며, 질풍노도 청소년기를 보내고 있는 우리 그녀를 떠올리며 몇 마디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글과는 전혀 다른 느낌이 들어 살짝 실망스러웠다. 내가 정한 기준의 모범답안을

떠올리고 예상에서 벗어난 대답이 아니어서 였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누구나 마주하는 청춘이 누구에게나 같을 수 없음을 실감한 순간이다. 모범답안이 있을 수 없다.


누구에게나 삶의 모든 순간은 고민과 선택과 갈등과 방황의 연속이다.

어떤 삶을 살더라도 후회가 있을 테고, 그리운 순간들이 있을 테니 완전히 좋은 것도, 완전히 나쁜 것도

없다. 스물에서 서른을 지나오는 청춘들이 내 눈에는 다 예뻐 보인다.

삶의 질은 점점 좋아지고 있다지만, 요즘을 사는 청춘들에게는 치열한 날들의 연속일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나온 날들에 대한 추억과 기억들로 후회 없는 날들이기를.

가지 않은 길에 대한 아쉬움보다, 무모하게 도전했던 일들에서 더 많은 가능성을 발견하는 시간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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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애 가장 큰 축복 - 성석제 짧은 소설
성석제 지음 / 샘터사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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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모든 순간은 글이 된다.

샘터에서 출간된 <성석제 짧은 소설>은 짧은 호흡으로 읽는 단락글들을 모아 책으로 엮였다.

과거, 현재, 그리고 상상속의 주제와 관련된 에피소드와 경험들의 기록들을 읽다보니 요즘 내가 읽는

책들의 장르가 극과 극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요즘 많은 부분에서 레트로 열풍이 불고 있는데 이 책도 궂이 장르로 구분짓자면 레트로감성이 가득한

주제들이 담겼다.

책 읽다가 종종 에피소드를 아이에게 얘기해 주다보면 "라떼는 말이야~~"

이야기를 하다보면 종종 과장도 더해지고, 그러면서 그 순간만큼은 그시절로 여행을 떠난다.

돌이켜보면 불과 몇십년 전의 일들이 이제는 골동품처럼 느껴지곤 하는 순간들이 있다.

매일매일 빠르게 변화하는 삶 속에서 업그레이드 해야하는 일들은  컴퓨터 하드웨어에 국한되지 않고,

삶 전반을 아우른다.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변화하는 과정에서 특히 요즘처럼 코로나로 인한 사회적인, 생활 속 격리가

지속되며 이제 삶의 방식이 또 다른 방향으로 변하고 있음을 느낀다.

변화는 늘 낯설고 어색하지만 막상 마주하고, 익숙해 지면 그 안에서 나름대로의 장점들을 발견한다.

극히 개인적인 경험과 생각들로 채워져 있지만, 마치 내얘기 같기도 하고, 평소에 생각했던 주제들에

대한 소회를 묵직하게 풀어내기도 한다.

요즘 종종 대중교통을 타고 외출하게 되면 다양한 사람들을 길에서 마주하게 된다.

한정된 공간에서 짧은 시간 마주하는 과정에서도 유난히 눈길을 잡는 순간이 있다. 타인의 행동에서

나를 돌아본다고 하던가? 타인의 삶은 때로 우리에게 많은 부분에서 영향력을 발휘한다.

책도 그렇다. 장르불문, 국적불문, 다양한 글 속에서 또다른 세계를 경험한다.

요즘 반려견과 반려묘가 유난히 많아진 것 같다. 언젠가 마주할 이별의 순간이 두려워서 뭔가를 곁에

두는 일에 무척 소극적인 나라서 더욱 대단해 보이는 사람들이 바로 반려동물과 함께 하는 사람들이다.

나와 다른 사람들, 나와 다른 상황들, 상상의 나래 펼치며 소설속 상황들과 사람들과 간접적으로 마주

했던 많은 순간들 속에서 웃었다가, 공감도 했다가, 찡하기도 했다.

전혀 모르는 낯선 타인에게 들었던 한마디의 따뜻한 덕담은 생각보다 그 온기를 오래 남기기도 한다.

 

짧은 호흡으로 읽는 소설들은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놓으며 지난날의 경험들을 자꾸 소환한다.

지나온 모든 순간들은 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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