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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애 가장 큰 축복 - 성석제 짧은 소설
성석제 지음 / 샘터사 / 2020년 5월
평점 :

일상의 모든 순간은 글이 된다.
샘터에서 출간된 <성석제 짧은 소설>은 짧은 호흡으로 읽는 단락글들을 모아 책으로 엮였다.
과거, 현재, 그리고 상상속의 주제와 관련된 에피소드와 경험들의 기록들을 읽다보니 요즘 내가 읽는
책들의 장르가 극과 극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요즘 많은 부분에서 레트로 열풍이 불고 있는데 이 책도 궂이 장르로 구분짓자면 레트로감성이 가득한
주제들이 담겼다.
책 읽다가 종종 에피소드를 아이에게 얘기해 주다보면 "라떼는 말이야~~"
이야기를 하다보면 종종 과장도 더해지고, 그러면서 그 순간만큼은 그시절로 여행을 떠난다.
돌이켜보면 불과 몇십년 전의 일들이 이제는 골동품처럼 느껴지곤 하는 순간들이 있다.
매일매일 빠르게 변화하는 삶 속에서 업그레이드 해야하는 일들은 컴퓨터 하드웨어에 국한되지 않고,
삶 전반을 아우른다.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변화하는 과정에서 특히 요즘처럼 코로나로 인한 사회적인, 생활 속 격리가
지속되며 이제 삶의 방식이 또 다른 방향으로 변하고 있음을 느낀다.
변화는 늘 낯설고 어색하지만 막상 마주하고, 익숙해 지면 그 안에서 나름대로의 장점들을 발견한다.
극히 개인적인 경험과 생각들로 채워져 있지만, 마치 내얘기 같기도 하고, 평소에 생각했던 주제들에
대한 소회를 묵직하게 풀어내기도 한다.
요즘 종종 대중교통을 타고 외출하게 되면 다양한 사람들을 길에서 마주하게 된다.
한정된 공간에서 짧은 시간 마주하는 과정에서도 유난히 눈길을 잡는 순간이 있다. 타인의 행동에서
나를 돌아본다고 하던가? 타인의 삶은 때로 우리에게 많은 부분에서 영향력을 발휘한다.
책도 그렇다. 장르불문, 국적불문, 다양한 글 속에서 또다른 세계를 경험한다.
요즘 반려견과 반려묘가 유난히 많아진 것 같다. 언젠가 마주할 이별의 순간이 두려워서 뭔가를 곁에
두는 일에 무척 소극적인 나라서 더욱 대단해 보이는 사람들이 바로 반려동물과 함께 하는 사람들이다.
나와 다른 사람들, 나와 다른 상황들, 상상의 나래 펼치며 소설속 상황들과 사람들과 간접적으로 마주
했던 많은 순간들 속에서 웃었다가, 공감도 했다가, 찡하기도 했다.
전혀 모르는 낯선 타인에게 들었던 한마디의 따뜻한 덕담은 생각보다 그 온기를 오래 남기기도 한다.
짧은 호흡으로 읽는 소설들은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놓으며 지난날의 경험들을 자꾸 소환한다.
지나온 모든 순간들은 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