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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한한 위로 - 위로는 정말 그런 걸지도 모른다, 엉뚱하고 희한한 곳에서 찾아오는 것
강세형 지음 / 수오서재 / 2020년 7월
평점 :

어쩌면 위로는 정말 그런 걸지도 모르겠다.
작정하고 내뱉어진 의도 된 말에서보다는 엉뚱하고 희한한 곳에서 찾아오는 것.
타인에게 위로의 글을 건네던 강세형 작가가 이번에는 스스로에게 건넨 위로의 글들을 담담하게 담아
안부를 건넨다. 우리의 삶은 끊임없이 위로가 필요한 순간들과 마주하게 된다.
방향을 잃은 타인의 위로가 간혹 상처가 되기도 하고, 진짜 위로가 필요한 순간은 넋두리조차 힘든
순간이 있다. 끊임없는 선택의 순간을 마주하는 삶을 살다 보면 종종 운전 중 마주하는 신호등처럼
삶에도 그런 방향 지시등이 있었으면 하는 순간들이 있다.
사소한 것 100개를 쌓아 리듬을 만드는 것. 의식을 행하듯 아주 사소하고 자질구레한 나와의 약속들을
굉장히 나른하고 게으르게, 하지만 미루지 않고 느릿느릿 하나씩 해결해 가며 자신만의 리듬을 만드는 삶.
절대적인 자유란 컨트롤 타워가 없다는 게 아니라 컨트롤 타워가 내가 된다는 의미라는 그녀의 글에
공감하며 그간의 힘들었던 순간들을 떠올린다.
마음속에 정해놓은 단 하나의 정답을 향해 기를 쓰고 애를 쓰는 이들을 보는 일은 힘에 겹다.
한발 자욱 떨어져 그들을 보며 소용돌이처럼 그 속에 빠져들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삶의 속도에 욕심을 내다보면, 목적지에 도착하는 시간은 줄어들지 몰라도, 과정의 풍경을 모두 놓치고
만다. 시행착오가 없는 삶은 불가능하지만 목적지를 향해 나아가는 과정의 풍경도 보는 삶이고 싶다.
신체가 무너지면 마음도 무너진다. 마음이 불안하면 신체의 균형에도 문제가 생긴다.
건강한 삶이 얼마나 중요한지 나이가 들어가며 점점 느낀다. 건강은 하루아침에 적신호를 보내오기도
하지만 나이가 들어가는 과정의 자연스러운 현상이기도 하다.
누구나 젊은 시절의 건강을 고스란히 유지할 수는 없지만, 삶과 마찬가지로 건강도 다독이며 사는 삶을
살아가는 것이 필요하다.
온전하게 행복한 삶도, 대단히 불행한 삶도 없다는 걸 알아가는 것.
맑은 날과 흐린 날이 있듯. 쨍한 햇빛에는 그늘을 만들고, 비 내리는 날에는 우산을 챙기면 된다.
가끔은 그 내리는 비마저도 마음을 편안하게 하는 순간이 있듯. 삶은 그렇게 겪어나가는 것일 듯.
그런 순간들에 곁에서 온기를 나누며 함께하는 이들은 삶의 고단함을 다독인다.
서로에게 약한 모습을 보인다는 것. 그것이 오히려 사람 사이의 다리가 되어 줄 수 있다고 작가는
말한다. 결국 사람은 스스로의 고독함을 타인과의 온기로 서로 다독이며 살아가는 과정인 것 같다.

많은 이들에게 공감과 위로의 글로 온기를 전하던 작가의 독백 같은 잔잔한 글을 읽으며 많은 순간
공감했고, 마음이 아프기도 했고, 나의 주변을 돌아보기도 했다.
누구나 한 번뿐인 삶의 과정은 늘 시행착오를 경험하고, 그 과정에서 좌절과 상처를 경험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과정마저 어느 순간은 삶의 자양분이 되어 좋은 결실을 맺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런 과정에서
우리는 누구나 위로가 필요한 삶을 살고 있다. 이번에는 책을 읽으며 마음속으로 독자의 입장에서 나도
그녀의 건강한 삶을 응원했다. 결국 독자와 작가는 글로서 서로 교감하는 것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