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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내일 1~2 세트 - 전2권
라마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9년 6월
평점 :
품절
네이버웹툰만화가 책으로 출간되었다. 웹툰의 다양하고 방대한 주제들은 가장 최근의 이슈들을
발빠르게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도 흥미진진하다.
이 책의 머릿글을 읽으며 작가가 이 책을 쓰게 된 계기를 읽을때는 살짝 호러블한 내용인가싶어서 긴장
했다. 영화로도 출간되고 많은 인기몰이를 했던 <신과함께>라는 만화가 생각났다.
고정관념속 저승사자가 아니라 수트를 말끔하게 차려입은 모던한 저승사자들이 펼치는 사이다같은
속시원한 전개는 기존의 착한 컴플렉스를 완전히 탈피했다는 점에서도 마음에 든다.
이렇게 귀욤귀욤한 작가지만 책에서 다루는 내용은 진지하고 사뭇 날카롭다.
근간에 사회문제로 대두되고있는 학교폭력, 청년취업난, 입시지옥등 아이를 키우는 엄마입장에서도
너무너무 공감되고, 몰입이 될 수밖에 없었다.
학창시절의 친구가 평생친구로 남는다던 말은 이제 옛말이 되어가나 싶을만큼 요즘 아이들은 서로
교류를 할 여유도 시간도 없는 것이 현실이다보니.
열심히 하면 성공한다!는 말이 진리를 벗어난지 꽤 오래고, 재능과 지능과 운이라는 여러가지 요소들이
필요한 시대라는것이 너무나도 현실.
노력해도 변하지 않는 현실앞에서 얼마나 많은 이들이 상처입고, 좌절하고 힘겨워하는지 책에서 너무
적나라한 묘사와 현실을 보여주고 있어서 공감하면서도 씁쓸함을 지울수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통해 아마도 많은 이들은 대리만족, 혹은 토닥토닥 위안을 받을것 같다.
아무리 큰 고민이라도 누군가와 나눌수 만 있다면 고민의 무게는 반이하로 줄어드는 경우가 많다.
혼자서 굴을 파고 땅으로 가라앉는것이 아니라, 말을 하면서 저절로 객관화하는 신기한 현상이 발생하
는 것이다. 나눌수 있으면 그것은 더 이상 큰 고민이 아니라는 점을 이 책에서는 자연스럽게 방향을
제시한다.
인생의 모든 과정에서 아무것도 아닌 순간은 없다고 했던 말이 떠오른다.
실패와 좌절은 또 다른 방향으로의 전환점이 되는 경우가 많았던것 같고, 그 과정에서 더 큰 깨달음을
얻게 되는 경우도 종종있다. 가지않은 길에 대한 후회라는 말은 비단 시에서 뿐만 아니라, 인간이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뒤돌아 보게하는 지점이다.
실패를 두려워하며 도전하지 않는 삶보다, 적당한 실패와 좌절은 도약의 기회라고 생각하자.
근간에 읽었던 어느 글에서 인생은 미완성인채로 끝나고, 시간이 거듭되는 과정에서 점차 성숙한 사람
으로 거듭나는 과정이라는 글이 와 닿았다. 나이의 무게를 더해갈 수록 어깨에 드리워지는 삶의 무게도
절대로 가벼워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점차적으로 깨달아 가는 요즘.
이 책의 감상평중 "진짜 존재했으면 하는 분들"이라는 글에 나도 격하게 공감했다.
가벼운듯 소개하고 있지만 이 책은 웹툰이라는 장르에 대한 내 고정관념에도 변화를 주었다.
보이지 않는 누군가가 마치 수호신처럼 세상의 위태로운 장면들에 개입하여 문제를 해결해 준다는
이런 설정이 잠시나마 따뜻했고, 감동적이었다.
약자들을 지켜주고, 나쁜일을 하는 사람에게는 그에 응당하는 벌을 내리는 스토리또한 사이다만큼이나 시원했던 작품.
이 책은 다음편의 출간을 또 예고하고 있다.
어설픈 잔소리나 충고보다, 좋은 책한권, 혹은 적절한 에피소드와 솔루션이 더 강한 여운과 충고들을
전달해 준다는 생각, 그리고 힘들어하는 현대인들에게 큰 위안이 될것같아서 나도 벌써부터 다음편의
출간이 기대되는 책이다. 많은 이들에게 위안과 울림이 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