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터 2020.10
샘터 편집부 지음 / 샘터사(잡지)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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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터 10월 호. 유난히 올해는 매번 새달을 맞는 느낌에 어쩐지 만감이 교차한다.

아침저녁으로 쌀쌀해진 날씨는 어느새 가을 문턱으로 훌쩍 들어온 게 실감 나는 요즘. 샘터 10월 호에도

우리 이웃들의 이야기가 다양한 소식들을 전한다.


이 번호에는 익산 미륵사지 석탑의 해체보수 공사 후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석탑 미륵사지 석탑이 무려 19년간 해체와 보수공사가 마무리된 올해.

사진 속에 담긴 석탑을 보며 저절로 마음속의 염원들을 떠올려본다. 내일을 장담할 수 없는 시국의 모든

어지러움이 오랜 세월 이어져온 탑의 좋은 기운들로 잠잠해지면 좋겠다.


역시나 샘터에는 다양한 분야의 우리 이웃들의 목소리를 전한다.  오감을 자극하는 조향사의 일상을

통해 향에 얽힌 여러 가지 의미들을 들어본다. 좋은 향기는 마음까지 편안하게 한다.

인공향 별로 좋아하지 않는 나지만, 일상의 활력을 위해 근간에 나만의 아로마향을 두어 가지 장만해

놓기도 했다.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니 종종 기분전환과 집안 환기에도 도움이 된다.


10월 호의 특집기사는 "라떼는 말이야"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나눈다.

때로는 타인의 조언이 매서운 충고가 되기도 하고, 마음의 온기를 전하는 방식이 되기도 한다.

경험을 나눈다는 것. 애정과 관심이 담긴 조언과 사례들을 나누며 공감과 여운을 공유한다.


코로나로 인한 이동이 자유롭지 못한 요즘은 유난히 여행과 해외의 소식들이 반갑다. 스페인의 만성절

소개 기사가 실렸다. 죽은 이들을 추모하고 기리는 폴란드의 전통을 알아볼 수있다.


스포츠에는 인생이 담겼다고 하던가. 샘터 고정 코너 중 내가 좋아하는 코너이기도 하다.

야구는 잘 몰라도 야구규칙에 빗대어 인생 법칙을 끌어내는 방식이 참 유익하고 재미있다.

스포츠나 인생 각각의 승리를 쟁취하기 위한 방법들에 대해 생각해 본다.


<함께 사는 세상>에서는 우리 이웃들의 사랑의 실천사례들을 전한다. 유기견의 마지막 안식처를 운영

하는 아지네 마을을 소개한다.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이들이 많아지는 요즘. 신중하고 책임 있는 태도로

이들과 함께하는 것도 중요하다.


매호 <할머니의 부엌 수업>은 손맛 담긴 레시피와 사연을 함께 전한다.

10월 밥상의 손맛을 소개하는 이는 <서른 살이 심리학에게 묻다>外 많은 저서를 내기도 하는 김혜남

작가의 어머니이기도 하다. 김혜남 작가의 투병 소식은 많은 이들에게 안타까움을 전하기도 했는데

어려운 상황에서도 꾸준히 집필을 이어오고 있는 작가에게 마음으로 응원을 보낸다.


<바람이 전하는 말>코너의 종이신문 사연. 우리 집도 꾸준히 조간신문으로 하루를 여는 날들이라

공감 가득했다. 요즘은 미리 인터넷 속보로 종이신문이 가장 속도가 느린 것이 사실이지만 종이신문이라

가능한 또 다른 장점들이 많다. 나에게 종이신문은 결혼 전까지 아빠가 읽고 입말로 전해주는 몇가지

그날의 뉴스를 참 맛깔스럽게 들었던 기억이 더해져 요즘은 나도 종종 아이에게 아빠 흉내를 내며

신문의 소식들을 나눈다. 거기에 더해져 함께 신문 읽는 그녀와 서로 정보를 나누기도 한다.

신문은 역시 종이로 보는 게 제맛이지!!


그 외에도 제로 웨이스트 운동에 관해 다룬 기사는 많은 이들이 함께 보면 더 좋을 내용이었다.

코로나로 일회용품 수요가 훨씬 많아졌다는 뉴스가 종종 나온다. 환경은 우리가 살아가는 지구를 위해

잠시도 소홀히 해서는 안되는 일상이다. 티끌 모아 태산은 환경에도 해당되는 원칙임을 잊지 말자.


매월 최예선 작가가 들려주는 근대건축 이야기. 이번호에는 서울 돈의문 박물관을 소개한다.

나도 전시를 보러 몇 번 가곤 했던 돈의문 박물관은 의외로 혼자 방문하면 스산하게까지 느껴지곤 할 만큼

낯설고 쓸쓸했던 기억이 있다. 서울 한복판에 위치한 장소로 활용적인 측면에서는 뭔가 개선이 필요한

공간으로 개인적으로도 꼽고 싶다.


요즘 많은 문화콘텐츠들이 랜선으로 운영이 되곤 한다. 다양한 장르의 문화예술을 소개하는 코너도

빠지지 않는다. 새로 개편되며 신간도서 소개 코너가 줄어서 살짝 아쉽기도 하지만 다양한 변화와

시도가 나쁘지 않다. 곧 추석 연휴가 멀지 않았다.

풍성한 한가위가 올해는 좀 위축되는 분위기지만 건강한 날들을 위한 멈춤은 당분간 유지되어야 할 것

같다. 매월 내가 읽고 아빠에게 전해드리는 샘터.

어린 시절 아빠가 공유해주던 신문의 몇몇 소식처럼 샘터는 꾸준히 나와 아빠의 징검다리로 오늘도

열일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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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하는 새와 뱀의 발라드 헝거 게임 시리즈
수잔 콜린스 지음, 이원열 옮김 / 북폴리오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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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거 게임>시리즈의 신작이 10년 만에 출간되었다.(사실 워낙 임팩트가 강한 작품이다 보니 책으로,

영화로 각인되어 이렇게 오래되었는지 모를 정도로 여전히 그 여운이 강하게 남은 작품이다.)

전 세계가 함께 보는 작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만큼의 시리즈다. 표지를 보는 순간부터 책 읽는 꼬박

이틀간의 여정은 텍스트와 영상이 동시에 구현될 만큼 집중력이 필요하다. 특히 이 작품은 몰아서

단숨에 읽어야 더 제맛인 그런 시리즈.

우리 집에 원서가 함께 있다는 건 그만큼 임팩트가 강하게 남는 작품이라는 뜻이기도 하다. 오랜만에

책장 뒤적여 영화의 여운을 좀 소환해 보기도 했다.



가장 치열한 생존게임,  한 국가의 통치방식이기도 한 잔인한 생존의 방식은 게임에 동원된 이들에게는

생존에 관한, 이를 지켜보는 또 다른 이들에게는 엔터테인먼트가 되기도 한다.

판엠의 지도자였던 아버지가 몰락하고 주인공 스노우는 헝거게임의 학생 멘토가 되어 조공인을 배정

받게된다. 가장 열악하고 우승후보가 되기에는 가망이 없어 보이는 조공인과의 첫 만남에서 강한 인상

을 받게 된 스노우와 생존게임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두 사람이 만들어 가는 관계는 많은 시사점을

안겨준다.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니다. 역시 이 작품에서도 빠지지 않는다.

책을 읽는 내내 오르락내리락 긴장감을 끌어올렸다가 안도하게 되었다가, 영화의 러닝타임과는 다른

이틀의 여정이 만만치 않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작품은 크게 세 개의 단락으로 나뉜다. 멘터--> 수상---> 평화 유지군.

생존게임의 과정이 주가 될 거라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무척 심오한 주제를 다룬다. 등장인물들을 통해

삶의 다양한 과정에서 드러나는 인간 심리가 무척 섬세하고 예리하다.

각각 캐릭터의 성격을 통해 선과 악의 구분이 모호할 만큼 인간의 양면성에 대해, 그리고 본성에 대해

여러 부분에서 생각하게 한다.


✔젊은 두뇌는 경험의 부족을 이상주의로 벌충할 때도 있지

✔죽음이라는 위협 앞에서 너의 좋은 매너, 교육, 가족 배경, 네가 자랑스러워하는 모든 것이

눈 깜빡할 사이에 벗겨졌고, 넌 너의 본 모습을 전부 드러냈어. 문명이 얼마나 빨리 사라지는지..

그건 벌거벗은 인간성, 그게 자연상태의 인간이야

✔상황이나 환경 탓으로 돌릴 수 있지만 네 선택은 다른 누구도 아닌 너의 선택이야
인간은 무엇일까, 우리가 어떤 존재일까, 그 질문에 대한 답이 어떤 방식의 통치가 필요한지

결정하기 때문이야.


스노우에게 던지는 골 박사의 대사들이 유난히 와닿았던 건 누구에게나 자신에게 유리한 방식으로

스스로를 합리화하는 본성과 마주하는 순간들이 빈번하기 때문일 거란 생각을 했다.

 

사람의 본성과 실제의 행동 패턴 사이에 보이는 반전의 상황들이 작품 속에 종종 등장한다. 가끔은

스스로가 추구하는 여러 가지 목표를 마주하게 되었을 때 어떤 선택을 하게 되느냐에 따라 다른 결과를

만들어 내는 상황들이 생긴다. 인생은 늘 선택의 연속이어서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도, 혹은 너무 신중

해서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순간들이 생긴다., 돌아보면 인생의 큰일들은 사소한 선택에서 비롯된 것

들이 꽤 많았다는 걸 또 한번 생각하게 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만나지는 사람들과의 관계를 생각

한다. 영원한 적도, 영원한 아군도 없다는 말이 그렇게 거창한 말이 아니다.

스노우와 세라누스의 관계는 가장 그 문장을 잘 대변해 주는 듯.

희망은 가장 힘들 때 위를 버틸 수 있게 해주는 등불 같은 존재다, 나약하고 우승후보와는 거리가 멀어보

이는 루시그레이는 멘터인 스노우에게 " 내가 정말로 우승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부터 시작해봐."

라는 주문을 한다. 한줄기 희망의 불씨는 생존게임을 이어가는데 큰 중심이 된다.

한없이 약해 보이는 생존게임의 당사자 루시그레이는 이야기를 들려주는 노래 "발라드"를 그녀의 큰

무기로 삼았다. 약하지만 강한 것. 오히려 삶의 큰 원동력은 그런 작은 에너지가 모아지는 힘일지도

모르겠다.

 

 

책의 마지막 장을 덮기까지 결론을 예측할 수가 없었다. 선택에 선택을 거듭하고, 그토록 사랑이라 믿었

던 것들과의 관계 속에서도 위기의 순간은 반복적으로  되풀이된다. 폭풍처럼 치열했던 생존게임을

끝내고 숨을 돌릴 겨를도 없이 인생 2막의 장면이 펼쳐지며  또 한 번의 폭풍 같은 장면을 만들어 내는

이 작품은 영화 두 편을 한꺼번에 본 것 같은 대장정이었다.

그리 길지 않은 시간의 서사를 통해 인생 전체를 한 바퀴 돌았던 것 같은 치밀함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그야말로 대. 장. 정 그리고 삶은 역시 녹록지 않음을!!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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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들의 정원 - 명화를 탄생시킨 비밀의 공간 정원 시리즈
재키 베넷 지음, 김다은 옮김 / 샘터사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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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존하는 화가들의 정원과 작품세계가 흥미진진하고 책도 너무 예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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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한한 위로 - 위로는 정말 그런 걸지도 모른다, 엉뚱하고 희한한 곳에서 찾아오는 것
강세형 지음 / 수오서재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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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위로는 정말 그런 걸지도 모르겠다.

작정하고 내뱉어진 의도 된 말에서보다는 엉뚱하고 희한한 곳에서 찾아오는 것.

타인에게 위로의 글을 건네던 강세형 작가가 이번에는 스스로에게 건넨 위로의 글들을 담담하게 담아

안부를 건넨다. 우리의 삶은 끊임없이 위로가 필요한 순간들과 마주하게 된다.

방향을 잃은 타인의 위로가 간혹 상처가 되기도 하고, 진짜 위로가 필요한 순간은 넋두리조차 힘든

순간이 있다. 끊임없는 선택의 순간을 마주하는 삶을 살다 보면 종종 운전 중 마주하는 신호등처럼

삶에도 그런 방향 지시등이 있었으면 하는 순간들이 있다.


사소한 것 100개를 쌓아 리듬을 만드는 것. 의식을 행하듯 아주 사소하고 자질구레한 나와의 약속들을

굉장히 나른하고 게으르게, 하지만 미루지 않고 느릿느릿 하나씩 해결해 가며 자신만의 리듬을 만드는 삶.

절대적인 자유란 컨트롤 타워가 없다는 게 아니라 컨트롤 타워가 내가 된다는 의미라는 그녀의 글에

공감하며 그간의 힘들었던 순간들을 떠올린다.

마음속에 정해놓은 단 하나의 정답을 향해 기를 쓰고 애를 쓰는 이들을 보는 일은 힘에 겹다.

한발 자욱 떨어져 그들을 보며 소용돌이처럼 그 속에 빠져들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삶의 속도에 욕심을 내다보면, 목적지에 도착하는 시간은 줄어들지 몰라도, 과정의 풍경을 모두 놓치고

만다. 시행착오가 없는 삶은 불가능하지만 목적지를 향해 나아가는 과정의 풍경도 보는 삶이고 싶다.

신체가 무너지면 마음도 무너진다. 마음이 불안하면 신체의 균형에도 문제가 생긴다.

건강한 삶이 얼마나 중요한지 나이가 들어가며 점점 느낀다. 건강은 하루아침에 적신호를 보내오기도

하지만 나이가 들어가는 과정의 자연스러운 현상이기도 하다.

누구나 젊은 시절의 건강을 고스란히 유지할 수는 없지만, 삶과 마찬가지로 건강도 다독이며 사는 삶을

살아가는 것이 필요하다.


온전하게 행복한 삶도, 대단히 불행한 삶도 없다는 걸 알아가는 것.

맑은 날과 흐린 날이 있듯. 쨍한 햇빛에는 그늘을 만들고, 비 내리는 날에는 우산을 챙기면 된다.

가끔은 그 내리는 비마저도 마음을 편안하게 하는 순간이 있듯. 삶은 그렇게 겪어나가는 것일 듯.

그런 순간들에 곁에서 온기를 나누며 함께하는 이들은 삶의 고단함을 다독인다.

서로에게 약한 모습을 보인다는 것. 그것이 오히려 사람 사이의 다리가 되어 줄 수 있다고 작가는

말한다. 결국 사람은 스스로의 고독함을 타인과의 온기로 서로 다독이며 살아가는 과정인 것 같다.


 

많은 이들에게 공감과 위로의 글로 온기를 전하던 작가의 독백 같은 잔잔한 글을 읽으며 많은 순간

공감했고, 마음이 아프기도 했고, 나의 주변을 돌아보기도 했다.

누구나 한 번뿐인 삶의 과정은 늘 시행착오를 경험하고, 그 과정에서 좌절과 상처를 경험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과정마저 어느 순간은 삶의 자양분이 되어 좋은 결실을 맺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런 과정에서

우리는 누구나 위로가 필요한 삶을 살고 있다. 이번에는 책을 읽으며 마음속으로 독자의 입장에서 나도

그녀의 건강한 삶을 응원했다. 결국 독자와 작가는 글로서 서로 교감하는 것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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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떡볶이로부터 - 떡볶이 소설집
김동식 외 지음 / 수오서재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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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른한 오후의 떡볶이 아니고, 10人 10色의 떡볶이 소설집을 읽는다.

친근한 소재의 제목 때문에 솔깃했는지  책이 도착하자마자 우리 그녀가 먼저 읽고 나는 그 뒤를 이어

읽기 시작했다. 각각의 스토리를 읽으며 나보다 먼저 읽은 우리 그녀의 감상평을 퍼즐 맞추기 하며 읽는

재미도 두 배로 이 책을 재미있게 만들었던 요인이었다.

첫 번째 스토리는 애피타이저처럼 가볍게, 배꼽 빠지게 웃기기도 하고 옛날 추억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컵 떡볶이 국제법을 만들고 싶을 만큼 떡볶이 개수 하나가 때로는 세상의 전부가 되던 시절도 있었지. ​

 

생각해보니 떡볶이만큼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어필하고, 요리법을 다양화한 메뉴가 있을까 싶을 만큼

우리나라의 대중적인 메뉴 중 대표라고 할 수 있는 떡볶이. 덩달아 이 책을 읽으며 평소보다 떡볶이를

두 배는 더 먹었던 것 같다. 생각만 해도 입안에 침이 고이는 떡볶이처럼 수록 작품들을 읽다 보니 스토리

를 통해 꽤 묵직한 생각거리들을 제시하기도 한다.

다소 과하다 싶을 만큼 황당했던 장면들을 아이와 종종 소환하며 하루 종일 몰입하기도 했고, 엄마마음

으로  마음 한편에 너무 공감이 가서 쿵 하고 내려앉는 이야기도 있었다.

아이와 나의 공감대가 만들어지지 않았던 스토리도 아마 그런 경험의 장면들이 다른데서 오는 차이가

아니었을까 한다.

사소한 음식이 때로는 과거의 시간이나 장면들을 소환하기도 하고, 마음의 위로를 전하기도 한다.

수록된 열 명의 작가는 각자 다른 시선으로 떡볶이와 관련된 에피소드와, 혹은 자신의 이야기를 녹여

내고 있다. "전지적 작가 시점"이 아니라 "전지적 떡볶이 시점"으로 떡볶이가 화자가 되어 세상에 합류

하고 다시 자연으로 돌아가는 과정은 정말 사물이 아닌 사람의 인생 여정과 별반 차이가 없다.

아~ 세상에 무엇 하나 소중하지 않은 것이 있겠냐만 그동안 먹는 것에만 열중하느라 존재감을 미처 몰라

봤다는것 인정. 일상의 사소한 것들이 떡볶이말고 또 무엇이 있을까도 생각.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는 떡볶이지만 의외의 이유들로 떡볶이를 즐기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양하게 떡볶이를 즐기는 사람들. 과연 떡볶이의 가장 핵심요소는 무엇일까?

떡볶이에 대한 단상에서 다시 일상으로 돌아와서. 우리는 종종 모든 공간에서 본인이 아닌 타인을 중심

으로 한 삶을 살아가기도 하고, 스스로의 정체성에 대한 회의감을 느낄 때가 있다. 

떡과 어우러지는 다양한 양념들처럼 우리의 삶도 어떤 상황이나 사람들과 마주하더라도 본인 스스로의

정체성을 돌볼 필요가 있다.

요즘의 가장 큰 화두는 코로나 시대의 완전히 달라진 생활방식이다.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재난 영화나

바이러스에 관한 영화들을 보면 SF처럼 전혀 현실감 없는 가상의 세계처럼 느껴졌다.  그런데 이제

재난 영화나 가상의 영화들을 통해 재현되는 장면들이 영화보다 현실의 장면들과 오버랩이 되곤 한다.

인간의 욕심이 전쟁과 기상이변을 만들어 내고, 그것이 결국 대재난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

지 이미 오래다. 하나의 바이러스에 대처하고 나면 또 거기서 변종이 발생하여 끊임없이 인간에 대한

도전장을 내민다. 

우리가 늘 쉽게 접하는 떡볶이를 어느 날 갑자기 먹지 못하게 된다면.

책 속 스토리 중 떡볶이가 화자가 되어 전 세대와 공감을 끌어내기 위한 고군분투하는 장면들을

떠올리면 지금 현재의 우리 삶이 그러하다. 사람과 사람이 어우러져 산다는 세상에서 사람이 가장

조심해야 하는 대상이 된 요즘의 현실. 그 끝이 불투명하기에 희망과 더불어 불안의 요소들까지 공존하

는 날들이 이어진다.


떡볶이에 대한 선입견이 있었나 보다. 이토록 진지한 떡볶이라니 ~ 각각의 에피소드는 10명의 참여 작가

수만큼이나 다양하고 개성 있는 그들만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다채롭고 맛깔나는 떡볶이로부터 온 메시지에는 사랑은 물론 사회문제, 그리고 삶의 기술과 방식 등을

짧지만 강하게 전달한다. 다양한 떡볶이의 종류만큼이나 수록 작품들을 읽다 보니 그들의 또 다른 글들이

저절로 궁금해지기도 한다.  가장 일상적인 것이 가장 소중한 것이라는 진리를 너무나도 뼈저리게 느끼

며 살고 있는 요즘. 이 책을 읽으며 안도현 시인의 <너에게 묻는다>라는 시의 "연탄재 함부로 차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 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라는 대목이 떠오른다.

누군가에게는 떠올리는 것 만으로도 마음이 훈훈해지는 떡볶이.

이젠 떡볶이 먹지 말고 읽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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