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리 깊은 나무 1 : 김영현.박상연 대본집
김영현.박상연 지음 / 북로그컴퍼니 / 2012년 4월
장바구니담기


뇌물이 아니고 바랑이옵니다. 북방 오랑캐말로 누군가 간절히 필요로 하는 물건을 바랑이라 합니다. 요즘 밤일이 시원찮아 고민하는 분께 북방에서 구한 올눌제(해구신)를 좀 드립사옵고, 겸사복의 어떤 자는 매향정의 기생 소화의 마음을 얻으려 전전 긍긍한다기에 명나라 노리개를 하나 주었을 뿐입니다 -강채윤 첫 등장씬-100쪽

허리도 못펴고 일만 하는데 언제 글자를 배운단 말입니까!
아직 해보지도 않지 않느냐! 할 수 있다!
5만자 중 천자 배우는데도 오래 걸렸습니다. 헌데 전하께서 만드신 글자는 몇 자나 되길래요? 5천자? 3천자? 아니면 천자?
스물여덟자다.
그...게 말이 됩니까? 이 헛간 안에 물건도 그물여덟 개가 넘습니다. 글자는 세상을 다 담아야 하는 것 아닙니까? 헌데어찌 스물여덟자로 만 가지, 2만 가지의 뜻을 담는단 말입니까?
만 가지, 이 만 가지가 아니다. 십 만가지, 백 만 가지도 담을 수 있다.-200쪽

불과 이틀 사이에 말한 것을 그대로 쓸 수 있고, 쓴 것을 그대로 읽을 수 있다...?-200쪽

무휼아, 칼싸움을 할 때 말이다.. 회심의 일격을 날렸는데 그 일격이 빗나가면 어찌 되느냐?

엄천난 반격이 오겠지요.
그래.. 회심의 일격이 빗나간다는 것은 그것으로 생사가 갈린다는 것이다..-300쪽

글자의 시작이 백성에 대한 좌절이었고, 담이에 대한 분노였다면서요?
개한테 절망하고 좌절하는 거 보셨습니까?
개한테 의욕없다고 분노하는 거 보셨냐구요.

전하께서 절망하고 좌절하고 분노한 건 백성을! 처음으로 인간으로! 우리 담이를! 처음으로 사람으로 생각했다는 겁니다.
사랑한거라구요!!! 진짜로 그걸 모르십니까?-412쪽

모두가 글자를 안다는 것이 유생들이 저리도 분노할 일이냐?
그렇지요. 오직 글자만이 힘인 분들이니.
저에게(가리온) 있어 검안이고, 겸사복 나리에겐 칼이듯이...-416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