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그럴 수가 있을까.
하지만 처음에 넌,
그 사람의 바로 그러한 점 때문에 이끌렸다는 걸 잊지 마.
네가 잘못 본 게 아니야.
욕심이 더 많아진 것 뿐.
(2005/07/15)
가끔 지나간 인연에 대해 생각해 볼 때가 있다. 혼자서 그들 사이의 어떤 공통점을 겹쳐 보기도 하고 하필 왜? 라는 다소 부질없는 의문을 던져 보기도 한다. 그것은 현재의 나를 확인하는 유의미한 작업이 되기도 한다. 간혹 어른들이 네가 아무개를 만나려고 거기에 가게 된 것이다, 네가 아무개와 연이 닿으려고 거기에 있게 된 것이다, 라고 말씀하실 때 과연 그럴까, 의구심이 들었지만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그럴지도 모른다는 느낌이 든다.
사람은 정해진 인연을 다 만나야만 생을 마감한다고 하지 않던가. 언젠가도 한번 비슷한 말을 한 적이 있지만 인연은 타이밍인 것 같다. 되돌아보면 아쉬운 사람들이 있지만, 그 당시의 나를 떠올려보면 그들을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나의 그릇이 딱 그 정도였다는 걸 어렵잖게 알 수 있다. 한편으론 예전보다 만나온 사람들의 숫자가 더 많아지고 나 이외의 사람들을 더 잘 이해하게 되었다고 해서 그들에 대한 애정까지 더 커진 것은 아니다. 오히려 지금은 누군가에게 마음을 주고 누군가의 마음을 받는 것처럼 어려운 일이 있을까, 라는 생각을 한다.
어차피 올 시간이긴 하다. 그리고 타이밍이 지금에 이르러서야 과거의 나를 안타까우면서도 애정어린 눈길로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 사람은 두려워해야 할 존재가 아니라 사랑해야 할 존재임을 안다면 인연이 닿는다는 것도 멋진 일이 될 수 있을텐데 좀더 솔직해지고 성실해지면 좋겠다. but! 항상 한발 늦게 도착하는 깨달음이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