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그럴 수가 있을까.
하지만 처음에 넌,
그 사람의 바로 그러한 점 때문에 이끌렸다는 걸 잊지 마.
네가 잘못 본 게 아니야.
욕심이 더 많아진 것 뿐.

(2005/07/15)

 끔 지나간 인연에 대해 생각해 볼 때가 있다. 혼자서 그들 사이의 어떤 공통점을 겹쳐 보기도 하고 하필 왜? 라는 다소 부질없는 의문을 던져 보기도 한다. 그것은 현재의 나를 확인하는 유의미한 작업이 되기도 한다. 간혹 어른들이 네가 아무개를 만나려고 거기에 가게 된 것이다, 네가 아무개와 연이 닿으려고 거기에 있게 된 것이다, 라고 말씀하실 때 과연 그럴까, 의구심이 들었지만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그럴지도 모른다는 느낌이 든다.

 사람은 정해진 인연을 다 만나야만 생을 마감한다고 하지 않던가. 언젠가도 한번 비슷한 말을 한 적이 있지만 인연은 타이밍인 것 같다. 되돌아보면 아쉬운 사람들이 있지만, 그 당시의 나를 떠올려보면 그들을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나의 그릇이 딱 그 정도였다는 걸 어렵잖게 알 수 있다. 한편으론 예전보다 만나온 사람들의 숫자가 더 많아지고 나 이외의 사람들을 더 잘 이해하게 되었다고 해서 그들에 대한 애정까지 더 커진 것은 아니다. 오히려 지금은 누군가에게 마음을 주고 누군가의 마음을 받는 것처럼 어려운 일이 있을까, 라는 생각을 한다.

 어차피 올 시간이긴 하다. 그리고 타이밍이 지금에 이르러서야 과거의 나를 안타까우면서도 애정어린 눈길로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 사람은 두려워해야 할 존재가 아니라 사랑해야 할 존재임을 안다면 인연이 닿는다는 것도 멋진 일이 될 수 있을텐데 좀더 솔직해지고 성실해지면 좋겠다. but! 항상 한발 늦게 도착하는 깨달음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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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빵 2008-01-02 09: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참 새벽에 잠 안자니깐 그래욧. 밤엔 잠을 자야지 잠을!

깐따삐야 2008-01-02 14:32   좋아요 0 | URL
아프님은 듣자하니 낮에도 많이 주무시는 걸로 알고 있는데요? =333

마늘빵 2008-01-02 16:10   좋아요 0 | URL
-_-a

웽스북스 2008-01-02 12: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무살쯤에, 좋아죽던 그 누군가를 나는 왜 스무살에 만났을까- 하며 아쉬워했었어요-
스물 여덟이나 아홉쯤 만났으면 쟤랑 결혼할텐데, 이런 스무살스러운 생각 ㅋㅋ

깐따삐야 2008-01-02 14:35   좋아요 0 | URL
정말 확 올인하고 싶은 댓글이네요. 메피님 지적대로 웬디양님이랑 나랑은 정말 도플갱어인가봐요. ㅋㅋ



마늘빵 2008-01-02 16:11   좋아요 0 | URL
저도 왜 21살에 그녀를 만났을까, 하며 아쉬워한 적 많아요. 뭐 요새도 가끔 그런다는 ( '')

깐따삐야 2008-01-02 23:35   좋아요 0 | URL
상대가 결혼만 안 했다면! 아직 기회가 없을 수가 없다고는 말하기 힘들다고는 할 수가 없지 않을까요. (이미 난 물 건너 보내주신 바. -_-)

다락방 2008-01-02 23:44   좋아요 0 | URL
깐따삐야님의 마지막 댓글이요,


「아직 기회가 없을 수가 없다고는 말하기 힘들다고는 할 수가 없지 않을까요」
-->요거요,
운전면허 시험문제 같잖아욧!

그러니깐 있다는거야, 없다는거야, 자, 차분히 생각해보자, 다시 천천히 읽어보자, 막 이래야 되잖아욧!!

깐따삐야 2008-01-02 23:54   좋아요 0 | URL
오훙? 그렇다면 다락방님도 어쩌면 아마도 비슷한 입장에 놓이셨다는?
(기회가 있단 거여요. 앞부분이 뽀인트! 늦기 전에 어서 대쉬하시길!)

마늘빵 2008-01-03 09:44   좋아요 0 | URL
근데 그건 말이죠. 상대의 혼인 여부보다는 마음의 문제라고 할까. 그 사람을 지금도 가아끔 아주 가아끔 일년에 한두번 보는데, 그냥, 벌써 연이 닿은지도 9년째. 둘 다 사귀는 사람은 없지만, 그러지 못하는건, 그때의 마음과 지금의 마음이 너무 다르기 때문이에요. 좋아하는 것과 사랑하는 것이 어떻게 다를까를 한참 고민했던 적이 있고, 지금도 잘 모르겠긴한데, 그 사람을 대할 때의 마음이 그렇달까요. :) 참 좋은 사람이고 같이 살만 잘 맞을 것 같기도 하고 그런데 다시 마음을 데우는건 또 그것과 별개의 문제인지라. 그건 내 마음의 문제니까요.

깐따삐야 2008-01-03 12:09   좋아요 0 | URL
그쵸. 대략 어떤 느낌인지 알 것 같아요.
근데 어른들이 아프님 이야길 들으면 다들 한 마디씩 하실 것 같아요.
에라이~ 철딱서니 없는 것 같으니라구! ㅋㅋㅋㅋ

2008-01-02 13: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1-02 14: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Mephistopheles 2008-01-02 17: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옆구리에 아이스박스를 끼고 사는게 아니라 드라이아이스였군요 깐따삐야님..
절절해요.

깐따삐야 2008-01-02 23:31   좋아요 0 | URL
제가 노린 게 그겁니다! 절절함~~~ 저 잘썼죠? 흐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