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목요일이던가.

매력적인 한 분을 만났다. 세계일주 중이라는. Y의 소개로 만났는데, 두 사람은 방콕의 카오산로드에서 만났단다. 그 분(이후 L이라고 지칭한다)이 Y를 헌팅했다나 뭐라나.

여행에도 공부가 필요한 것은 진작에 알고 있었지만, 혼자 공부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세상에 상상도 못할 가격의 항공권을 살 수 있는 방법같은 것도 몰랐으니 말이다.

그녀는 진정한 배가본더다. 배가본더는 여행을 하기 위해서 돈을 벌고 그 돈으로 여행을 한다. 남들 보기엔(나도 그랬다) 무슨 갑부의 무남독녀쯤 되야 그런 세계일주를 할 수 있을 것 같지만, 그녀는 온전히 자기의 힘으로 돈을 벌고 자유롭게 여행한다. 너풀거리는 긴 치마를 입고 앞에서 걸어가는 그녀의 뒷모습에선 여유만만함과 자유로운 바람같은 것이 느껴졌다. Y의 표현처럼 어디에 있든 항상 편안해 보이는 사람.

그녀가 그러더라. 보통은 여행 한달 전부터 불안해지기 시작해서 출국일 이삼일 전부터는 몹시 불안감에 시달린단다. 여행을 잘 할 수 있을까, 공부도 많이 못 한 것 같고 준비도 미흡한 것 같은 등등. 그러다가 막상 비행기에 올라서 목적지를 향해 날아가는 동안에는 언제 그랬냐는 듯 마음이 편해진다고.

내 딴에도 준비한다고 (일도 미뤄놓고) 이러저리 인터넷의 바다를 뒤지고 이 책 저 책 읽어댔지만, 이제 시간이 한 삼주 남짓 남았다고 생각하니 아무래도 준비가 미흡한 것만 같아 마음이 조급해진다. 몇년전부터 생각해왔던 대로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건 사실이지만. 그녀가 나보고 여행 잘 하실 것 같다고 한 사소한 말이 위안이 된다.

그녀는 이번에 유럽쪽으로 가려고 한 계획을 바꿔서(2006년 독일 월드컵때문에) 북미에서 남미까지 아메리카 대륙을 한바퀴 돌 생각이란다. 처음엔 유럽쪽으로 가는 줄 알고 있어서 어쩌면 먼 타국에서 만날 수도 있겠구나 하고 일말의 희망을 품었었는데 좀 아쉽다. 그녀는 어디에 있든 잘 지낼 것이다.

 

* 이번 주 내로 MP3와 이미지 저장장치를 고르고 주문하는 것을 끝내야겠다. 으~~ 생각만 해도 골치다. 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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