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이 날 것 같다. 프리챌의 메일박스를 확인해보니 2개의 메일이 들어와 있다. 왠지...왠지... 그 친구의 답장이 들어와 있을 것 같은 강한 예감에 사로잡혀 열어봤더니, 역시 그리운 친구의 이름이 두둥 뜬다. 친구의 편지를 읽고 또 읽는다. 실감이 나지 않는다. 그저 살아있기만(사실 당연히 살아있을 거라고 생각하긴 했지만) 해달라고 빌고 또 빌었던 그 친구는 그렇게 살아있었다. 이 얼마나 감격스런 일인가! 감동으로 가슴이 벅차올라서 한달음에 답장을 날렸다.
친구는 그동안 많이 힘들었나보다. 짐작 못한 것은 아니었지만, 아마도 내가 상상하는 것보다도 훨씬 힘들었을 게다. 학교는 잠시 쉬고 불법으로 식당에서 일하면서 근근이 생활비를 버는 실정인가 보다. 지치고 외로웠을 그의 모습이 그려졌다.
내가 오랜 여행을 가게 될 지도 모른다고 했더니, 친구는 다시 한번 생각하고 또 생각하란다. 아마 자신의 입장을 염두에 두고 하는 뼈아픈 말일게다. 그 심정을 충분히 알고도 남는다. 나도 다시한번 심사숙고해 보겠노라고 말했다. 난 또 내 마음에 물을 것이다. 또 같은 답이 나오겠지만, 그를 생각한다면 수십번을 묻는다고 해도, 생각한다고 해도 모자랄테니까.
이제 곧 그가 그토록 우울해하고 싫어하던 겨울이 온다. 여기 날씨가 여름에 가까와지는 만큼 그가 있는 곳은 겨울에 가까와질 것이다. 그가 좀더 기운을 내면 좋겠다. 기운내서 못다한 학교공부도 마저 마치고 돌아오게 되길 바란다. 어쨌든 그와 연락이 닿아 기쁘다. 정말 기뻐서 아직도 가슴이 두근거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