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피부에 별로 신경쓰지 않는 편이다. 이틀에 한번씩 스팀 타월을 정성스레 얼굴에 씌워주고 가끔 맛사지 해주는 동생의 피부보다도 어떨 땐 내 피부가 더 괜찮다(고 생각한다). 물론 내 피부에도 가끔 뾰루지가 나지만 말이다. 그건 아마도 내장의 차이 혹은 생각의 차이때문이 아닐까 싶다. 평소 단순하고 즐겁게 살자라는 유일무이한 내 철칙 때문에 복잡한 생각같은 건 좀처럼 하지 않으려 하고 잠 잘자고 먹는 걸 즐기고 시간나면 가끔 싸대는 나와는 달리, 내 동생은 직업이 직업인지라 잦은 야근에, 직장내 스트레스를 풀 데도 없을 뿐더러 가끔 멀쩡하다 싶으면 남친이 밤늦게 신경을 긁어대지 않나, 아무튼 속이 편할 날이 없으니 어찌 내장이라고 멀쩡하고 피부라고 성할텐가. 여자의 피부엔 잠만큼이나 편한 속(마음)이 중요한 것이라는 사실을 동생을 보면서 깨닫는다.
아무튼 그렇게 피부에 별달리 신경쓰지 않았던 나이지만, 요즘 들어서는 입장이 조금 달라졌다. 내 이마 눈썹과 눈썹사이에 세로로 깊은 주름 하나가 생긴 것이다. 아니, 어렸을 때부터 햇빛만 봐도 곧잘 찌푸리던 버릇이 있었으니 아마 하루 아침에 생긴 건 아닐 게다. 내가 무엇인가에 집중해서 볼 때는 나도 모르는 사이 미간을 잔뜩 찌푸리는 버릇이 있어서 좋지 않다고 고치라고 얘기한 사람만 해도 부지기수다. 그런데도 이제와서 내가 새삼스레 그 주름을 문제 삼는 것은, 이 주름이 이제는 눈썹을 찌푸리지 않고 있을 때조차 눈에 띄게 되었기 때문이다. 진작에 생긴 것을 이제서야 새삼스레 그 존재를 인식하고 부각시키게 된 것이겠지만, 어쨌든 그 주름을 보는 내 마음은 왠지 서글프다. 내가 아무리 나이 먹고 싶지 않다고 몸부림쳐봤자 내 몸은, 내 피부는 자연스레 흘러가는 세월을 따라 나이를 먹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만 같아서...
그래도 요 며칠 미간을 찌푸리지 않으려고 신경쓰고 손으로 곧잘 맛사지하듯 잡아당기고 펴고 그래서인지 전보다는 골의 패임이 눈에 덜 띤다. 하도 만져서 조금 빨개진 내 얼굴을 보고 있으니 왠지 민망해서 웃음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