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내내, 게으름 피우며 대여점에서 빌려온 두 권의 책을 읽어치웠다.
이름하야 <하울의 움직이는 성 1,2>
어떤 이가 그러더라. <하울의 움직이는 성 2>는 1권과는 다른 독자적인 내용인데 왜 제목이 그렇게 됐는지 모르겠다고. 물론 1권의 애니메이션 <하울의 움직이는 성>의 성공에 편승하려는 의도가 없다고는 볼 수 없겠지. 하지만 1권을 읽고 나면 2권 후반부의 상황을 좀더 잘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1권의 마지막은 영화와는 조금 다르고(하울과 소피가 맺어진다는 것이야 똑같지만) 책 속의 인물들을 영화 속에 다 살려내지도 못했지만, 난 어쩐지 영화 속의 하울이 더 매력적으로 느껴진다. 책 속의 하울은 왠지 밍숭맹숭한 것 같다. 어쨌거나 영화를 보면서 허수아비가 어떤 인물이고 왜 그렇게 됐는지 잘 이해가 안됐는데, 책을 보니까 비로소 앞뒤 상황이 이해가 된다. 책 속의 설리먼이란 인물은 영화 속에선 전혀 다른 인물이 되었다. 내 기억대로라면 영화 속에서 설리먼은 하울의 스승 이름이 아니었던가. 책 속에서 하울의 스승 이름이 너무 어려웠나보다. 하긴 나도 그 스승의 이름이 기억 안난다. 어쨌거나 원작은 원작이고 영화는 영화겠지라고 맘 편하게 생각하기로 했다. 영화 속의 하울이 더 매력적이었으니까라는 내 맘대로의 이유로. (책 속엔 영화처럼 '심각'하게 '전쟁'에 대해서 다루고 있지 않다. 그리고 역시 애니메이션은 캐릭터의 승리다. ^^;;)
2권은 '압둘라'란 인물의 연인 '밤의꽃' 구출기다. 하울 1과 다른 아라비안나이트의 분위기로 시작해서 끝은 하울1의 캐릭터들의 까메오 등장을 지켜보는 것으로 끝이 났다. 뭐 그럭저럭 재밌었다. 영화만 봐서는 2권의 후반부가 잘 이해되지 않을 것이므로, 2권을 보고 싶은 사람이라면 1권을 먼저 읽어보는 게 좋겠다.
만화를 보는 듯한 기분으로 이럭저럭 주말을 심심치 않게 보내게 해주었지만, 내 돈을 주고 안 사보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아, 게으른 책 일기. 쓰다보니 대충 귀찮아졌다. 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