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부터 몹시도 보고 싶었던 영화였다. 원진이에게도 그렇게 말했더니, 그런 내 마음을 눈치채고 시간을 내주어 오늘 아침 첫 상영순서에 보았다.
음... 길게 말할 시간도 없고, 스포일러를 만들 수도 없어서 그냥 보고 난 느낌을 짤막하게 적어야겠다.
하나. 대체 전쟁은 왜 일으킨 걸까? 그 전쟁이 일어난 이유가 뭘까? 마치 장난같다. 장난 같은 이유로 전쟁을 일으키고 어이없는 구실을 들어 전쟁을 끝내는 것 같다. 나머지 시민들은 장단만 맞추는 엑스트라에 불과한 걸까. 그렇듯 전쟁이란 것이 알고 보면 아주 사소한 이유로 시작되고, 전쟁에서 최대의 피해자는 일반 시민들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일까. 윗대가리의 조종에 의해 제멋대로 움직여지는... 난 전쟁이 싫다.
둘. 사실 해피앤드를 원하고 내가 만들어도 그렇게 결말 지었겠지만, 왠지 맥이 빠진다. 아, 마지막 장면 중에서 내가 예상하지 못했던 건 하나 있다. 노랑색 인물. 그건 정말 예상치 못했던 거다. 피시식 헛웃음이 튀어나왔다. 그래도 해피앤딩은 좋다.
셋. 이번에도 변함없이 하늘을 떠다니는 성이 나온다. 난 천공의 성이 좋다. 나에겐 날고 싶은 욕구같은 게 있는 모양이다.
졸립다. 할 일이 태산인데, 길게 쓸 힘도 없다. 일을 해야 한다. 어쨌거나 가슴 짠하고 즐거운 시간이었다. 원진이와의 대화는 언제나 나에게 짠한 감동을 준다. 난 변해야 한다. 변할 것이다. 변하고 말 것이다. 언젠가는 나도 하늘을 둥둥 떠다니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