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놀랐다.

그 사람이 특별히 내게 심하게 얘기한 것도 아니었다. 한두 번 듣는 얘기도 아닌걸 뭘. 그런데 그의 전화를 끊자마자 눈물이 솟구쳤다. 평상시 회사에서는 눈물을 흘리지 않으리라 다짐했고, 내 개인적인 일 외엔 호들갑스런 문간방 이사와 싸우면서 열받고 분해서 흘린 눈물외엔 눈물 흘릴 일도 거의 없었다.  그런데, 지금은 봇물 터지듯 터진 눈물을 참는 게 힘들다. 무엇이 그리 서럽다고 눈물이 끊이질 않는 건지, 나도 도통 알 수가 없다. 내 머릿 속에 들어있는 물이란 물이 모조리 빠져나오기라도 하듯, 조금만 건드리면 터질 것 같은 눈물의 샘을 건드린 것처럼 그렇게 운다. 지금도 누가 무슨 말이라도 건네면 금방이라도 눈물이 나올 것 같다.

나의 상황에 비하면 울 사장님은 벌써 울어도 몇 번을 울만큼 힘들었을 게다. 화장실에서 서럽게 울다가 빨갛게 된 얼굴을 사장님에게 들켰다. 표내지 않으려고 했는데,  눈치빠른 울 사장님 벌써 눈치채시고, 돈이 없어서 그런 거, 네 잘못도 아니고 내 탓인데, 다 잊어버려라 하신다. 그 말 들으니 눈물이 더 솟구치려고 하는 걸 억지로 참았다.  

이런 내가, 내가 생각해도 우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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