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서 할 말은 아니지만, 뭐 누가 들어도 짜증나는 이야기라서 하고 싶진 않았지만, 하도 속이 답답해서 여기에 하소연이라도 해야 내 속이 시원해질 것 같다.


내 개인적인 일 때문은 아니지만, 빚쟁이에게 졸리는 기분이 어떤 건지 요즘 생생하게 실감하고 있다. 통장 잔고는 바닥났는데, 돈이 언제 들어올지 주인도 알 수 없는데, 돈 줄 데는 태산같은 상황. 돈 주세요. 언제쯤 입금시켜 주실 건가요. 저도 그걸 알면 참 좋겠네요. 드려야 하는데... 할말이 없다. 돈이 있어야 주지. 배째라고 하고 싶지만, 그것도 한두 번. 입 잘 맞춰야 하는데 이쪽과 저쪽이 서로 다른 얘기해서, 나만 나쁜 사람되는 상황도 허다하다. 이제 익숙해질만도 한데, 사실 예전보단 많이 익숙해지긴 했지만, 가끔은 힘들다. 빚쟁이들이 전화해서 언제까지 되냐고 독촉하면, 난 입을 다물어 버린다. 줘야 하는데 어차피 줄 수 없는 상황이라면 긴 말이 무슨 필요 있나. 내가 말없이, 드려야 하는데...좀 그렇네요, 하고 한참동안 침묵을 지키고 있으면, 휴~~ 한숨 한번 쉬고 또 전화드릴께요. 가능한 한 좀 부탁드려요, 한다. 네. 감사합니다. 감사는 무슨 감사. 그런데 내 입에선 죄송합니다도 아니고 감사합니다란 말이 흘러나온다. (전화를 끊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런 뜻이겠지.


이렇게 빚쟁이들에게 한바탕 쫓기고 난 뒤에는 얼른 퇴근해야한다. 더이상의 전화는 사절. 오늘 하루 끝.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