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공포스러운 물 속에서 편안함을 느끼고, 그 물을 박차고 날아오르던 그 꿈을  우리 어머니는 좋은 꿈이라고 하셨다.

하지만, 난 그 일이 쉽지도 좋지도 않았다.  다른 이들에게는 분명 축하할 일임에도, 어쩜 내게도 가장 다행스런 일인지 몰라도, 내겐 다시는 겪고 싶지 않는 고통스런 시간이었다. 

아직도 마음이 황량해서 엉엉 소리내어 울고 싶은데, 이상하게도 눈물이 말라버린 듯 가끔 한줄기 뿌릴 뿐이다.  그들 앞에선 강한 척 해야 했다. 아무렇지도 않은 척.

'주홍글씨'란 영화의 포스터를 본다.    내 이마에, 내 머리 속에, 내 가슴에, 보이지 않는 주홍글씨가 새겨진 듯 무겁다.

깊은 바다에 잠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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