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라 에스쿠데로(VILLA ESCUDERO)
아침 일찍 마닐라를 출발하여 차창 밖의 시골풍경을 감상하다가 한숨 자고 일어나니, 어느덧  빌라 에스쿠데로에 도착했다. 커다란 방갈로 같은 곳에서 조식이 포함된 입장권을 끊고, 먼저 에스쿠데로 가족박물관을 관람하기로 했다.  커다란 저택 같은 곳에 금빛 찬란한 종교 예술품부터 스페인 시대의 것으로 보이는 역사유물뿐만 아니라, 필리핀의 야생동물이나 해양동물 표본, 동양의 도자기 및 일본의 의상, 우리나라의 유물 몇 점 등이 다양하게 보관되어 있다.

여기 박물관에 왼쪽의 사진처럼 아이를 안고 있는 여왕의 금빛찬란한 모습의 인형들이 많다.

 

 

 

 

 

 

 

 

 

 

 

 

짧은 시간 안에 많은 것을 보려니 마음만 조급해져서 사실 많이 보지 못했다. 몰래 찍느라 사진들은 흔들린 게 많아서, 몰래 찍은 벌이려니 한다. ^^;;

 박물관을 나와 카라바우(VARABAO:물소)가 끄는 수레를 지나, 폭포물이 발 담그고 필리핀의 전통음식을 먹을 수 있다는 식당을 찾아서 한참을 걸었다. 


 이 사진을 찍는 나의 뒷부분엔 인공적으로 조경된 듯한 라바신폭포(LABASIN WATERFALLS)가 있다.  카레맛이 나는 음식부터 우리나라 잡채 비슷한 것까지 부페식으로 담아 물 위에 마련된 식탁에 앉아 발목까지 차는 물에 발을 담그고 먹는 맛이 새롭다.

 

 

 

 

 

 

 

 

 

오후 2시쯤엔 민속무용 공연도 볼 수 있는데, 신애 말로는 상당히 잘 짜여지고 레파토리도 다양한 편이라고 한다. 반복되는 왈츠리듬에 좀 졸리기도 했지만.


공연이 끝난 뒤, 아이들과 함께 원진


아이들과 함께 웃고 있는 신애


민속공연장을 나오면서..비에 촉촉히 젖은


꽃 든 아가씨...김치~~

내가 생각해도 공연의 레파토리는 다양한 편이었다. 특히 긴 대나무 장대를 이용한 춤은 우리가 하던 고무줄 놀이를 연상하게 해서 왠지 흥겨웠다.  우리나라 중고생쯤 보이는 남자애들이 딱딱한 코코넛 열매를 가슴과 팔, 다리, 엉덩이에 대고 부딪혀가며 추는 춤은 역동적이고 소리가 주는 경쾌함에 빠져들게 했다. 수영복이 있으면 천연풀장에서 수영을 즐겨도 좋을 것 같고, 민속무용공연장에서 주위를 흐르는 긴 호수에서 대나무 뗏목을 타보는 것도 좋겠다.


민속무용공연장에서 바라본 호수-멀리 조그맣게 뗏목이 보인다

 

어메이징 게이 쇼

극장 주인이 한국인이라는 그 곳에서 어메이징 게이 쇼라는 것을 태어나서 처음 보았다.  빌라 에스쿠데로에서 보았던 민속무용과 비슷한 공연도 있었지만, 무대의 화려함은 비교도 안되게 눈이 부실 지경이었다. 설사 그것이 쇼를 위한 것이었다고 할지라도, 곱게 화장하고 아름다와지려고 노력하는 그들의 모습은 내가 여자로서 그동안 얼마나 나태했던가를 반성하게 하고 부끄럽게 했다. 물론 외적인 미와 함께 내적인 미도 중요하다고는 하지만 말이다.



1시간 남짓 화려한 조명과 무대, 의상에 넋이 빠지고, 흥겨운 음악에 취해서 정신없이 머리를 흔들어대는 사이 시간은 후딱 지나가서 어느새 마칠 시간이 되었다. 마지막 인사를 한 뒤, 게이 댄서들은 무대 뒤로 나와 손님들과 포즈를 취해 사진모델이 되어주는데, 그 댓가로 팁을 받아 호르몬 주사를 맞거나 수술을 하는데 보탠다고 한다.  나는 훌라춤을 추던 댄서와, 신애는 화려한 나비같은 의상을 입은 댄서와, 원진은 기모노 의상을 입은 뚱뚱한 댄서와 즐겁게 사진을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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