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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바꾼 법정
마이클 S. 리프.H. 미첼 콜드웰 지음, 금태섭 옮김 / 궁리 / 2006년 9월
평점 :
말펀치 센 사람들의 말싸움을 옆에서 지켜보는것은 재미있다. 길바닥에서 자동차 접촉 사고 다툼처럼 그냥 큰소리만 지르며 윽박지르는 말싸움이 아닌 나름대로 논리와 근거를 내세운 논쟁말이다.
그래서 가끔 제대로 된 맞수들이 출연하는 100분 토론이나 심야토론을 즐겨본다(한때 유시민만 나오면 토론이 참 재미있었는데. 특히 남경필이나 홍준표,전여옥이 맞붙던ㅋㅋㅋ).
벌써 몇년이 지났지만 강준만과 문학평론가 남진우간에 치열하게 오갔던 문학권력에 대한 공방도 아주 재미있게 본 기억이 난다.
그리고 나는 논리적인 변론이 등장하는 법정드라마도 아주 좋아한다.
영화 < 어 퓨 굿맨>에서 탐크루즈와 케빈베이컨 간의 치열했던 법정 공방,
< 타임 투 킬>에서 매튜 맥커너히가 마지막에 들려준 인간미 넘치는 변론,
그리고 <여인의 향기>에서 알 파치노가 찰리(크리스 오도넬)을 위해 했던 학교 강당에서의 이야기(물론 이건 법정 드라마는 아니지만)의 감동이란!
그렇길래 이 책에 대한 간략한 소개글만 읽고도 망설임 없이 주문할 수 있었다.
그리고 대단히 만족하고 있다. 논리적이고도 빈틈 없어 보이는 법리에 감탄하게 되고 그런 사건 이면에 감춰졌던 사연들, 그리고 그 판결이 가져다 준 영향들을 음미하는 즐거움에 지난 1주일이 너무 즐거웠다.
이 책 읽는다고 말 받아치는 순발력이 생긴다거나 조리있게 말하는 능력이 배가 되지는 않겠지만, 우리가 그냥 막연히 " 이런게 당연한 일 아냐?"라고 생각하기 쉬운 것들도 실은 엄청난 투쟁과 법정 공방속에 이뤄진 것이라는 걸 알게 될 것이다.
전문작가가 아닌 현직 검사와 로스쿨 교수가 쓴 글이라 좀 건조한 느낌은 있지만 오히려 그래서 더 읽는맛이 난다. 평소 위에서 언급한 토론이나 영화들을 재미있게 본 분들이라면 강추한다. ^^
옥에티: 책값이 무려 2만5천원이나 하길래 난 당연히 하드커버에 호화(?)장정인줄 알았다. 그런데 얇은 표지에 평범한 종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1만5천원 정도가 적정한 시장균형가격이 아닐까 하는데. 아니면 1만원짜리 할인쿠폰을 항상 주던지. 그래서 별은 하나 깍아서 4개만 준다. 물론 내용은 별 6개도 아깝지않다.